"연료비 연 70만 원 절감·900만 원 저렴"…그랜저 오너들 후회하게 만든 그 세단
SUV가 국내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익숙한 이름 하나가 다시 정상에 올라섰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디 엣지가 2026년 2월 국내 현대차 세단 부문 판매량 4,436대를 기록하며 그랜저(3,933대)와 아반떼(3,628대)를 모두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이다. 이는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세단 정상을 지킨 결과로, 단발성 반등이 아닌 구조적 경쟁력의 확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SUV 시대, 역주행한 세단
2026년 2월 현대차 국내 전체 판매는 47,008대로, 전년 동월 대비 17.8% 감소했다. 설 연휴에 따른 영업일 감소가 주요 원인이었지만, 그럼에도 쏘나타는 세단 카테고리 내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국산차 전체 기준으로도 쏘렌토(7,474대), 포터(4,634대)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레저용 차량(RV)이 세단의 약 1.88배 규모에 달하는 시장에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전년 같은 달 37.9%에서 2026년 2월 54.1%로 급등하는 등 시장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쏘나타는 이 흐름을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정면 돌파했다.
19.4km/L의 연비, 그랜저와의 결정적 차이
쏘나타 디 엣지의 핵심 경쟁력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있다.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2.0 하이브리드 엔진은 16인치 휠 기준 복합 연비 19.4km/L(도심 19.8·고속도로 18.9km/L)를 실현하며 1등급 연비를 달성했다. 비교 대상인 그랜저 가솔린 2.5의 복합 연비가 11.7km/L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1만 5,000km 주행 기준으로 연료비 차이가 연간 70만 원 이상 벌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연비 1등급 차량에 적용되는 세제 혜택까지 더하면 하이브리드 모델의 실질적인 경제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주행거리가 길수록, 보유 기간이 길수록 누적 절감액은 상당한 수준에 이른다.
그랜저보다 900만 원 싼 가격, 실속 소비를 자극하다
가격 경쟁력 역시 판매 1위를 뒷받침하는 핵심 요인이다. 쏘나타 디 엣지 하이브리드 프리미엄 트림은 개소세 3.5% 및 친환경 세제 혜택 적용 기준 3,270만 원부터 시작한다. 같은 기준의 그랜저 가솔린 2.5 프리미엄(3,798만 원)과 비교하면 가솔린 대 가솔린 기준 약 972만 원 차이가 난다. 하이브리드 라인업끼리 비교해도 약 880만 원 낮다. 고금리 시대에 실구매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900만 원에 달하는 가격 격차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른바 '가심비'를 넘어 '가성비' 중심으로 이동한 소비 트렌드가 쏘나타 선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택시 시장 절반을 장악한 LPi 모델의 힘
쏘나타 디 엣지의 판매량에는 택시 시장이라는 구조적 배경도 자리하고 있다. 2024년 출시된 LPi 2.0 택시 전용 모델은 출시 1년 만에 택시 시장에서 약 46.7~47%에 달하는 점유율을 달성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4월부터 2025년 4월까지 1년간 판매된 쏘나타 택시는 2만 3,937대로 택시 모델 중 1위를 기록했으며, 2위인 기아 K5(9,179대)와는 2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 판매된 전체 택시 5만 1,279대 중 LPG 모델이 84.5%를 차지했는데, 쏘나타 LPi는 그 중심을 꿰뚫으며 절반에 가까운 물량을 흡수했다. 법인 및 개인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내구성과 실내 공간, 승차감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형성된 것이 재구매와 신규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단의 부활인가, 쏘나타만의 특수인가
물론 쏘나타 디 엣지의 판매량을 순수 일반 소비자 수요로만 해석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 소비자 수요와 택시 수요가 합산된 수치라는 점에서 세단 시장 전반의 부활로 단순 확대 해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1월 5,143대에 이어 2월 4,436대를 유지한 추세, 그리고 2025년 월별 판매 데이터가 꾸준히 4,000~4,700대 구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단발성 수요로 보기 어렵게 만든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와 스포티한 그릴을 적용해 기존 쏘나타의 보수적 이미지를 탈피한 것이 젊은 소비자층의 관심을 끄는 데 기여하고 있다. 세단 특유의 정숙성과 공간 효율성이 SUV와 차별화된 경험을 원하는 수요를 붙잡고 있다는 점에서, 쏘나타 디 엣지의 선전은 '세단의 종말'이라는 통념에 의미 있는 반박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