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리아, 4년만에 'MPV 카니발 킬러' 자신감 날리다...현대차의 전략적 도박이 통할까?
현대차가 상품성 강화를 통해 '더 뉴 스타리아'를 출시하며 기아 카니발이 독점하던 MPV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이브리드 모델과 개선된 승차감으로 프리미엄 패밀리카로 진화를 꾀했으며, 2026년 전기차 출시로 시장 판도를 바꿀 계획을 드러냈다.
닫힌 승합차 이미지 벗고 '프리미엄 패밀리카'로 진화
현대자동차가 17일 출시한 '더 뉴 스타리아'는 단순한 부분변경 모델이 아니다. 2021년 출시 이후 4년 8개월 만에 선보이는 이번 변경은 스타리아가 걸어온 '상용차'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한 현대차의 전략적 선택이자, 기아 카니발이 독점해온 MPV 시장 패권에 정면 도전하는 신호탄이다.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은 명확하다. '인사이드 아웃' 테마로 표현되는 이 개념은 실내의 넓은 공간감과 개방감을 외장까지 확장하려는 의도에 담겨있다. 전면부의 3분할 주간주행등을 연속형 수평 라인으로 통합한 설계는 미래지향적 감성을 강조하며, 블랙 컬러 기반의 기하학적 에어 인테이크 그릴은 절제된 럭셔리함을 표현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내부 인터페이스의 진화다. 기존 10.25인치 디스플레이를 12.3인치 대형 화면으로 확대한 더 뉴 스타리아는 터치 방식의 일부 조작을 물리 버튼으로 전환해 주행 중 직관성을 높였다. 새로 탑재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ccNC)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은 스마트폰처럼 진화하는 차량이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한다.
하이브리드 승부수, 가성비로 카니발의 아킬레스건 노린다
더 뉴 스타리아가 시장에 던지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강화다. 1.6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통해 최고 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27.0kgf·m의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13.1km/ℓ의 우수한 연비를 실현했다. 이는 국내 MPV 시장에서 전기차·하이브리드 수요가 급증하는 흐름에 정확히 부응하는 선택이다.
2023년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39만1000대로 전년 대비 42.5% 증가했으며, 시장점유율도 16.3%에서 22.3%로 급증했다. 이러한 트렌드를 읽은 현대차는 기존 LPG 모델(6.9km/ℓ)도 유지하면서, 연비를 중시하는 고객층을 공략하는 이중 전략을 펴고 있다.
가격대는 더 강한 경쟁력을 드러낸다. 카고 모델 기준 LPG는 3,259만원부터, 하이브리드는 3,617만원부터 시작하며, 고급 라운지 모델도 가솔린 하이브리드 기준 4,499만원대에 형성돼 카니발 대비 상대적 저가를 유지하고 있다.
승차감과 정숙성, '오피스형 차량'에서 '럭셔리 패밀리카'로의 전환
더 뉴 스타리아의 기술적 개선은 주행 감성에 집중되어 있다. 전륜 서스펜션의 강성을 높이고 서브프레임에 부싱을 적용해 노면 충격 대응력을 강화했으며, 카고 모델에는 후륜 쇽업소버 밸브를 개선하고 라운지 모델에는 하이드로 부싱을 적용했다. 이러한 세분화된 설계는 차량의 용도에 따라 다른 승차감을 제공한다는 의도를 보여준다.
차음재의 강화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엔진룸과 실내 사이의 차음재 두께를 늘리고, 후측면과 하부에 흡음재를 추가한 더 뉴 스타리아는 고속 주행과 가속 상황에서 발생하는 엔진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이는 스타리아가 오랫동안 겪어온 '시끄러운 상용차'라는 인식을 뒤집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기술 사양과 편의성, '동급 최고 수준' 목표
더 뉴 스타리아는 운전석에 탑승 보조핸들을 새롭게 적용했으며, 라운지 모델의 전자식 변속 조작계(SBW)를 버튼형에서 칼럼형으로 변경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워크 어웨이 락' 기능처럼 짐을 들고 이동할 때 자동으로 문이 잠기는 실질적 편의도 추가했다.
디지털 키 2, 빌트인 캠 2 Plus, 멀티존 음성인식 등 최신 편의사양과 함께 전방 충돌방지 보조(교차로 대향차/정면 대향차),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전진 출차) 등의 첨단 안전사양이 기본 탑재된다.
카니발과의 시장 점유율 격차, 4년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까?
현재 MPV 시장의 현실은 냉정하다. 2024년 12월 기준 기아 카니발은 7,235대를 판매하며 대형 MPV 시장에서 68.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스타리아는 2023년 3만8969대의 연간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카니발은 6만9857대로 약 2배에 달하는 실적을 거뒀다.
이 격차의 본질은 단순한 판매량 차이가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카니발이 출시 초기부터 '패밀리카'로의 이미지를 굳혔으며, 세련된 디자인으로 SUV의 느낌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압도적이었다고 분석한다. 반면 스타리아는 전신인 스타렉스 시절부터 학원차, 짐차의 이미지를 벗지 못한 채 있었다.
더 뉴 스타리아가 이 인식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현대차 관계자는 "넓은 공간과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고객의 사랑을 받아온 스타리아가 인포테인먼트와 편의 사양을 강화해 돌아왔다"며 확신을 드러냈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 미지수다.
2026년의 3파전, 스타리아의 전기차가 게임 체인저가 될까?
현대차의 다음 전략은 더 공격적이다. 울산 4공장에서 2025년 1월부터 스타리아 전기차 양산을 위한 시설 공사를 시작해 2026년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리아 전기차가 출시된다면 연간 판매량이 5만 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동시에 현대차는 신형 MPV를 2026년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 스타리아의 후륜구동 플랫폼을 포기하고 기아 카니발과 동일한 전륜구동 기반 N3 플랫폼을 채택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는 플랫폼 차원의 경쟁력 강화를 의도한 선택으로 보인다.
2026년이 되면 스타리아의 미래지향적 디자인, 카니발의 검증된 실용성, 그리고 신형 MPV의 균형 잡힌 완성도가 한 시장에서 맞붙게 된다. 현대차의 이번 전략적 도박이 통할 것인지, 그 답은 이제 시장에 맡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