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뺨치는 미친 수준" 신형 그랜저 탔다가 경악을 금치 못하는 진짜 이유
현대자동차그룹은 2026년 5월 11일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여 신형 그랜저에 처음 탑재되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의 주요 특징을 발표했다. 작년 '플레오스 25'에서 선공개된 이 시스템은 직관성, 안전성, 개방성이라는 3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대화면 디스플레이와 대규모 언어 모델 기반의 '글레오 AI'를 적용해 차량의 스마트 디바이스화를 구현했다.
모빌리티의 경계를 허물다, 현대차의 SDV 야심작 '더 뉴 그랜저'
2026년 5월 14일 공식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7세대 부분변경 모델 '더 뉴 그랜저'는 단순한 상품성 개선 모델이 아니다. 이번 신형 그랜저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지향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로의 완전한 전환을 알리는 상징적 결과물이다. 자동차를 하드웨어 중심의 '기계'에서 소프트웨어가 주도하는 '서비스 기반 플랫폼'으로 재정의했다는 점에서 산업계에 던지는 충격이 상당하다.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현대차는 기존 100여 개에 달하던 독립적인 전자제어장치(ECU)를 통합한 '중앙 집중형 E/E 아키텍처'를 본격 도입했다. 이는 과거 출시 압박 속에 노후화된 아키텍처 위에 프로그램을 억지로 끼워 맞추며 발생했던 '기술 부채(Technical Debt)'를 해결하려는 과감한 결단이다.
파편화된 코드를 통합 관리함으로써 연산 효율성을 극대화했고, 이는 무선 업데이트(OTA)의 유연성을 획기적으로 확보하는 기반이 되었다. 이제 그랜저는 공장에서 출고되는 순간 완성되는 제품이 아니라, 도로 위에서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유기적 생태계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플레오스 커넥트', 자동차를 17인치 스마트폰으로 바꾸다
신형 그랜저의 콕핏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인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를 통해 거대한 스마트 디바이스로 거듭났다.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기반의 개방형 운영체제(AAOS)를 채택한 이 시스템은 17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와 운전석 전방의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사용자는 고정된 화면에 갇히지 않고 모듈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내비게이션과 외부 앱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기존 ccNC 시스템이 제조사 제공 기능에 국한되었다면, 플레오스 커넥트는 '네이버 오토',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외부 앱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특히 온라인 스트리밍 콘텐츠에 맞춰 실내 조명과 사운드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기술은 차량을 완벽한 '제3의 생활 공간'으로 승격시켰다. 이러한 강력한 연산 능력은 단순히 화면이 커진 것을 넘어, 차량 내 모든 소프트웨어가 고성능 컴퓨터 위에서 유기적으로 구동되는 SDV의 본질을 보여준다.
"글레오, 속초 가면 뭐할까?" 대화의 맥락을 읽는 천재 비서의 등장
현대차는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Gleo AI)'를 통해 카 투 유저(Car-to-User) 인터페이스의 정점을 찍었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반의 글레오 AI는 단순한 음성 명령 수행을 넘어 뛰어난 '데이터 큐레이션' 능력을 과시한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속초 가면 뭐할까?"라고 물으면 날씨와 교통 상황을 고려해 일정을 제안하며, "거기 가면 뭐 사야 해?"라는 추상적 질문에도 특정 지역의 시그니처 메뉴인 '성심당의 튀김소보로' 같은 명확한 정보를 맥락에 맞게 추천한다.
멀티 명령어 처리 기능 또한 압도적이다. "에어컨을 끄고 무드등을 숲속 느낌으로 바꾼 뒤 라디오를 켜줘"라는 복잡한 요청을 지연 없이 순차적으로 완벽히 수행한다.
여기에 '실내 존별 음성 인식' 기술이 더해져 뒷좌석 승객이 위치를 말하지 않고 "열선 시트 켜줘"라고 발화해도 마이크가 발화자의 위치를 감지해 해당 좌석의 기능만 정교하게 제어한다. 이는 인공지능이 자동차라는 공간을 얼마나 세심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대목이다.
제네시스 긴장시키는 하드웨어 혁신, 스마트 비전 루프와 전동식 에어벤트
신형 그랜저에 최초 적용된 첨단 하드웨어는 상위 브랜드인 제네시스와의 경계를 허문다. 가장 독보적인 사양은 캘리그래피 트림에서 선택 가능한 '스마트 비전 루프'다.
PDLC(고분자 분산형 액정) 필름을 활용해 기계식 블라인드 없이 루프의 투명도를 조절하는데, 특히 6개 구역(Zone)별로 독립적인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이 혁신적이다. 시동을 끄면 자동으로 불투명하게 변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실내 온도 상승을 억제한다.
돌출형 노브를 없애고 17인치 디스플레이에서 공기 흐름을 제어하는 '전동식 에어벤트'는 실내 디자인의 간결함을 완성하며, 승객 집중 및 회피 모드 등 정교한 공조 경험을 제공한다. 지붕 위 샤크 안테나를 없앤 '히든 타입 안테나' 역시 매끄러운 외관 미학을 완성하는 요소다. 이러한 고사양 기술들은 그랜저가 단순한 대중차를 넘어 독보적인 프리미엄 가치를 지닌 '그랜저다움'을 완성했음을 보여준다.
심장과 두뇌의 완벽한 조화, 차세대 하이브리드와 지능형 안전 기술
파워트레인과 안전 시스템 역시 '달리는 컴퓨터'라는 명성에 걸맞게 진화했다. 세단 최초로 적용된 P1+P2 병렬 결합 투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합산 최고출력 239마력을 발휘한다. 여기서 시동 발전 모터인 P1은 단순히 시동을 거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변속 과정에 미세하게 개입해 변속 충격을 줄이고 부드러운 가감속을 돕는 '똑똑한 보조자' 역할을 수행한다.
정차 중 엔진 구동 없이 공조와 인포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하이브리드 스테이 모드'는 전기차에 가까운 정숙성을 제공한다. 또한 가속 페달 오조작 시 구동력을 제한하고 제동을 수행하는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와 좁은 골목에서 지나온 궤적을 기억해 자동으로 후진 조향을 돕는 '기억 후진 보조(MRA)'는 고령 운전자를 포함한 모든 고객에게 최상의 안전성을 보장한다.
40년 헤리티지의 증명, 역대급 판매 기록과 향후 시장 전망
신형 그랜저는 출시 첫날 1만 대 돌파라는 기록적인 성적을 거두며 40년 '국민차' 헤리티지의 저력을 입증했다. 특히 2026년형 모델은 고객 선호 사양을 기본화한 신규 '아너스(Honors)' 트림을 추가하며 사양의 상향 평준화를 이끌어냈다. 가솔린 2.5 모델 기준 4,185만 원부터 시작하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은 시장의 찬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명확하다. 제조사가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로 잠근 뒤 구독 모델을 통해 수익화를 시도하는 전략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은 "이미 구매한 자산에 대한 이중 과금"이라며 저항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2030년까지 전 세계 2,000만 대에 플레오스 커넥트를 적용하며 '제조에서 서비스'로 가치를 이동시키려면, 소비자가 돈을 빼앗기는 느낌이 아닌 '내 차의 가치가 매일 높아진다'는 실질적인 효용을 제공해야 한다. 그랜저가 보여준 '달리는 컴퓨터'의 미래는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이 소프트웨어 주도권을 쥐었음을 선포하는 강력한 이정표이자,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 구축이라는 거대한 실험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