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 그래비티 투어링, 전기차 시장 침체기 속 대중화 전략 본격 시동

루시드 모터스(Lucid Motors)가 전기차 시장 불황 속 대중화 전략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2026년형 루시드 그래비티 투어링(Gravity Touring)이 플래그십 SUV의 보급형 모델로 미국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전기차 업계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래비티 투어링이 루시드에게 필수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전기차 시장 침체기 속에서 플래그십 SUV의 보급형 모델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터리 모듈 일부를 제외해 성능과 견인력을 소폭 하향 조정했으나, 그래비티 제품군의 엔트리 레벨 트림은 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급스러움과 첨단 기술이 적용된 실내 디자인을 유지하는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상위 모델과 동일한 프리미엄 디자인 유지

2026년형 그래비티 투어링은 상위 모델인 그랜드 투어링(Grand Touring)과 외관상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면부는 날렵한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 헤드라이트를 중심으로 조각처럼 다듬어진 흡기구가 강조된 노즈 디자인을 채택했다.

측면은 길고 활 모양의 글래스하우스와 플로팅 루프라인을 통해 차체의 거대한 부피감을 감춰 미니밴과 같은 느낌을 배제했다. 이는 중형차 크기에 대형차급 실내 공간을 결합한 형태로 분석된다.

후면부에는 날렵한 디자인의 전체 폭 테일라이트 블레이드가 적용돼 시각적 부피감을 크게 줄였다. 외장 옵션으로는 6가지 차체 색상과 20인치부터 23인치까지 다양한 휠 크기가 제공된다. 기본 사양인 스텔스 외관은 어두운 색상의 광택 트림을 특징으로 하며, 플래티넘 외관에는 은색 액센트가 추가된다.

오히려 상위 모델보다 편안한 실내 공간

흥미롭게도 보급형 모델이 상위 모델보다 편안함 면에서 다소 유리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투어링 모델은 배터리 용량이 적어 뒷좌석 바닥 아래에 이중 배터리 모듈이 배치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결과 2열 승객에게 더 넓은 발 공간이 제공돼 그랜드 투어링 모델보다 더욱 자연스러운 착좌감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의 실내 구성은 동일하며, 5인승 및 7인승 선택이 가능하다. 루시드의 클리어뷰 콕핏(ClearView Cockpit)이 적용돼 운전자 정보를 표시하는 34인치 곡면 6K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한다.

선택 사양으로는 32개의 센서를 활용해 첨단 보조 기능을 제공하는 드림드라이브 2 프로(DreamDrive 2 Pro)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포함된다. 5인승 구성은 최대 120 입방피트의 다양한 적재 공간을 제공한다.

프리미엄 SUV 수준의 실제 탑승 경험

전문가들은 루시드 그래비티의 접이식 도어 핸들을 열면 마치 누에고치에 둘러싸인 듯한 아늑한 실내 공간이 펼쳐진다고 평가했다. 앞좌석은 강력한 측면 및 허벅지 지지력과 탄탄한 등받이를 제공하며, 충분한 헤드룸을 확보했다.

글래스 루프는 양산형 SUV 중 가장 큰 수준으로, 전면과 후면으로 나뉘어 실내에 개방감을 부여한다. 앞좌석에는 측면 버튼으로 조작 가능한 확장형 허벅지 쿠션이 포함됐으며, 최소 10가지 시트 조정 옵션과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한 추가 제어가 가능하다.

제어 설정은 물리적 요소와 디지털 요소를 결합한 형태로, 볼륨 및 온도 조절용 물리적 토글과 터치스크린을 통한 시트 기능 제어를 제공한다. 센터 콘솔 하단 보관 공간은 넓으며, 그 앞쪽에 무선 충전 패드가 배치됐다. 반면, 해당 크기 차량 대비 컵홀더가 작게 느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형 글래스 영역과 높은 창문으로 인해 전방 시야는 우수하다.

2열 진입은 간편하며, 넉넉한 공간이 확보돼 있다. 시트는 리클라이닝 및 슬라이딩이 가능해 광범위한 무릎 공간을 제공한다. 2열에는 항공기 스타일의 트레이 테이블, USB-C 포트, 듀얼존 에어컨, B-필러 추가 벤트가 적용됐다. 6피트 성인에게도 충분한 허벅지 아래 및 등받이 지지력과 적절한 헤드룸이 제공되며, 착석 자세는 가솔린 동력 SUV와 유사하다는 평가다.

3열에 접근하려면 2열 시트를 앞으로 이동시키는 버튼을 조작하면 된다. 시트는 탑승자를 높게 배치해 보다 자연스러운 무릎 각도를 허용한다. 6피트 성인에게는 헤드룸이 다소 제한적이나, 무릎 공간, 발 공간, 컵홀더, USB 충전기가 제공돼 성인이 사용하기에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실용성에 초점 맞춘 성능 사양

그래비티 투어링은 89kWh 배터리 팩을 탑재했으며, 이는 그랜드 투어링의 123kWh 배터리에서 일부 배터리 모듈을 제거한 것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추정 주행거리는 최대 337마일로, 그랜드 투어링의 450마일 대비 감소했다.

듀얼 모터 AWD 시스템은 최대 560마력을 발휘하며, 이는 그랜드 투어링의 828마력보다 낮은 수치다. 정지 상태에서 62mph(약 100km/h) 가속 시간은 약 4.0초로, 그랜드 투어링보다 0.6초 느려졌다.

차량은 1,000V DC 급속 충전기에서 최대 300kW의 충전을 지원한다. 루시드 측은 15분 내에 200마일 주행거리 증가가 가능하다고 밝혔으며, 이는 그랜드 투어링의 11분과 비교되는 수치다.

견인 능력은 배터리 및 파워트레인 구성 변화로 인해 3,500파운드로 제한된다. 이는 최상위 버전의 6,000파운드 등급과 비교해 중량물 견인 능력이 감소한 것이다.

접근성 높인 프리미엄 가격 전략

2026년형 루시드 그래비티 투어링의 시작 가격은 79,900달러(약 1억 1,757만 원)로 책정됐으며, 배송비는 1,650달러(약 239만 원)다. 현재 고객 주문이 시작됐으며, 루시드의 온라인 재고를 통해 일부 구성에 대한 즉시 배송도 가능하다.

자동차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한 전문가는 "2005년부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분석해왔으며 2008년부터는 전기차에 중점을 뒀다"면서 "17년간 온라인 자동차 출판 분야에서 첨단 자동차 기술을 검토하고 글로벌 CEO 및 차량 개발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업계는 그래비티 투어링이 루시드의 대중화 전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더 많은 소비자가 접근 가능한 가격대를 제시한 점이 주목된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속에서 루시드가 어떠한 성과를 거둘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