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1%의 처참한 몰락" 독기 품은 현대차, 중국 전기차 시장 싹쓸이 선언

현대자동차가 1%대로 추락한 중국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24일 베이징 모터쇼에서 내연기관 중심에서 친환경 전기차 브랜드로의 전면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중국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와 협업한 아이오닉 현지 양산 모델을 최초 공개했으며, 배터리 및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CATL 등과 협력하여 향후 5년간 연간 50만 대 판매 목표를 달성한다는 대대적인 반격 전략을 발표했다.

"점유율 1%의 처참한 몰락" 독기 품은 현대차, 중국 전기차 시장 싹쓸이 선언
현대차, 중국서 '1%의 굴욕' 씻고 전동화로 제2의 도약 선언

베이징 모터쇼에서 타오른 현대차의 브랜드 전환 신호탄

2026년 4월, 세계 최대의 전기차 격전지인 중국에서 현대자동차가 비장한 생존 전략을 투척했다.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오토차이나 2026)'를 기점으로 현대차는 지난 24년간 고착되었던 '가성비 내연기관 브랜드'라는 낡은 외피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지능형 친환경차 브랜드'로의 체질 개선을 공식 선언했다. 이는 단순한 신차 공개를 넘어 중국 시장에서의 존재 의미를 재정의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강력한 결단력의 산물이다.

현대차의 이 같은 파격적인 행보 이면에는 뼈아픈 자성이 자리 잡고 있다. 한때 중국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며 '빅 3'로 군림하던 현대차였으나, 2017년 사드(THAAD) 사태 이후 닥친 보복성 불매운동과 더불어 전동화 대응이 지연된 2017~2023년 사이의 공백기는 치명적이었다. 그 사이 BYD와 지리자동차 등 중국 토착 브랜드들이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했고, 현대차의 점유율은 1%대까지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현재 중국 내 신에너지차(NEV) 침투율이 54%에 육박하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이번 모터쇼는 현대차에게 단순한 행사가 아닌 '생존을 위한 마지막 변곡점'이다. 브랜드의 체질 개선 선언이 실제 어떤 전략적 모델로 구체화되었는지 다음 장에서 상술한다.

'중국을 위한 아이오닉' 첫 양산 모델의 파격적인 현지화

이번 모터쇼의 주인공은 단연 현대차의 중국 전략형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양산 모델인 '아이오닉 V'다. 지난 10일 공개되었던 '비너스 콘셉트'의 양산형인 이 차량은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인 '디 오리진(The Origin)'을 채택했다. 하나의 곡선으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실루엣과 프레임리스 도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플로팅 사이드 미러는 시각적 화려함과 기능적 효율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아이오닉 V는 중국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주성'과 '공간 경험'에 집중했다. 전장 4,900mm에 달하는 차체와 무려 2,900mm의 긴 축간거리(휠베이스)를 확보해 1열 1,078mm, 2열 1,019mm의 레그룸을 구현했다. 이는 자동차를 하나의 거실처럼 여기는 현지 선호도를 정밀하게 저격한 결과다. 주목할 지점은 자율주행 시스템이다. 현대차는 현지 기업 '모멘타(Momenta)'와 협업하여 올해 레벨 2 수준의 기술을 우선 탑재했다. 이는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레벨 2+급 지능형 주행 시스템으로 가는 징검다리 모델로서, 중국 특유의 복잡한 도로 상황에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적용해 기존 글로벌 모델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하드웨어의 혁신을 넘어, 현대차는 중국 내 강력한 기술 동맹군을 확보하며 소프트웨어와 에너지 주도권 싸움에 뛰어들었다.

모멘타에서 CATL까지, 현지 기술 생태계와의 전방위적 결속

현대차의 이번 재공략은 독자 노선이 아닌 철저한 '기술 동맹'을 기반으로 한다. 자율주행 분야의 모멘타를 시작으로 배터리 분야의 CATL, 수소 에너지 분야의 시노펙(Sinopec)으로 이어지는 전방위적 협력 체계 구축이 그 핵심이다. 이는 단순히 부품을 조달받는 수준을 넘어 중국 현지 기술 생태계에 깊숙이 스며들어 정치·사회적 리스크를 상쇄하겠다는 고도의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CATL과 CTP(Cell-to-Pack) 기술 협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했으며, 'HTWO 광저우'를 거점으로 수소 생태계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자율주행과 AI가 결합된 '지능형 커넥티드 NEV'를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제15차 5개년 계획' 및 노후차 교체 지원책인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 기조와 정확히 맞물린다. 현대차의 새로운 슬로건인 'In China, For China(중국에서, 중국을 위해)'가 배터리와 수소, 자율주행이라는 미래차의 세 가지 축을 통해 실질적으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적 토대는 향후 5년 내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물량 공세의 밑거름이 된다.

5년 내 50만 대 판매 달성, 물량 공세와 질적 성장의 투트랙 전략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향후 5년간 중국 시장에 20종의 신차를 투입하고, 연간 50만 대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전기차(EV) 신차 6종을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것은 물론, 중국의 광활한 지형 특성과 충전 인프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모델을 전격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54%에 달하는 NEV 시장 내에서도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을 흡수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To Global(세계를 향해)' 전략의 병행이다. 현대차는 중국 생산 기지를 단순히 내수용이 아닌 호주, 동남아시아 등으로 향하는 수출 허브로 활용해 가동률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또한, 출혈 경쟁이 난무하는 현지 시장에서 브랜드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해 '원 프라이스(One Price)' 정책을 도입, 가격 투명성을 확보하고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신뢰를 재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아이오닉 5 N이 지난 2024년 말 중국 '올해의 고성능차'를 수상하며 기술력을 입증받은 바 있는 만큼, 이번 아이오닉 V를 필두로 한 물량 공세는 현대차의 자존심 회복을 위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사드의 트라우마를 딛고 중국의 혁신 생태계와 결합한 현대차가 다시금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심장부에서 '빅 3'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