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SDV 전략의 대실패, 송창현 사장 1조5000억 투자 무산 후 퇴진의 진실

현대차 송창현 사장이 1조 5천억 원대 투자에도 불구하고 SDV 및 자율주행 성과 부진으로 사임했다. 파격적인 대우와 구주 매각으로 수천억 원의 이익을 얻었으나, 레거시 산업과의 충돌과 리더십 한계가 실패의 원인이 되었다. 현대차는 이제 새로운 자율주행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 SDV 전략의 대실패, 송창현 사장 1조5000억 투자 무산 후 퇴진의 진실
현대차 SDV 전략의 대실패, 송창현 사장 1조5000억 투자 무산 후 퇴진의 진실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및 자율주행 사업을 총괄해온 송창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2025년 12월 3일 사의를 표명했다. 정의선 회장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현대차그룹 역사상 전무후무한 파격적 대우를 받아온 송 사장이 단 5년 만에 회사를 떠났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사업인 자율주행과 SDV 분야에 1조5000억 원대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 가운데 나온 결정으로, 업계에서는 "성과 없이 보상만 챙겼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지 자료는 검색 기술 제약으로 현재 페이지에서 제공할 수 없으나, 현대차 아이오닉 5 및 자율주행 기술 관련 시각 자료가 참고되었습니다.

파격적 영입과 전무후무한 대우의 기원

송창현 사장은 네이버 초대 최고기술책임자(CTO) 및 네이버랩스 CEO를 역임한 국내 소프트웨어·AI 기술 분야의 거물이었다. HP,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글로벌 기술 기업을 거쳐 네이버에서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을 연구했던 검증된 기술 전문가였다.

정의선 회장은 2019년 포티투닷 설립 단계부터 현대차를 통해 자금을 지원했고, 2021년 송 사장을 현대차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 본부장 사장으로 영입하면서 이례적인 결단을 내렸다. 현대차그룹은 원칙적으로 외부 겸직을 금지하고 있으나, 정의선 회장의 특별한 재가로 송 사장은 현대차 AVP 본부장 사장 직함과 자신이 창업한 포티투닷 대표이사를 동시에 역임하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이는 외부 인사가 현대차의 사장 직함을 부여받은 전무후무한 사례로 기록되었다.

이러한 파격적 대우는 정의선 회장이 추구하던 "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모빌리티" 비전과 송창현의 기술력이 만난 결과였다. 현대차그룹은 레거시 완성차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주도 조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과감한 인사 결단을 감행했던 것이다.

수천억 규모의 이익을 챙기다: 구주 매각의 진실

2022년 현대차그룹이 포티투닷 경영권을 약 4500억 원에 인수했을 때, 송 사장은 가장 큰 수혜자가 되었다. 포티투닷 설립 3년 만의 일이었다. 송 사장은 당시 보유 지분 36.19%에 대해 2640억 원을 손에 쥐었고,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추가로 1500억 원 이상 규모의 현금을 구주 매각을 통해 벌었다고 알려졌다.

현대차가 포티투닷을 인수하기 1년 전인 2021년에는 포티투닷이 시리즈 A 투자로 1040억 원을 유치했고, SK텔레콤, LIG넥스원, IMM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주주들은 주당 3만 원대의 가격에서 구입한 우선주를 주당 12만 9000원에 약 4배의 이익으로 매각했다. 송 사장도 이와 유사한 수익 구조로 설립 3년 만에 수천억 원 규모의 자산을 축적하게 된 것이다.

다만 업계 분석에 따르면, 이는 "먹튀"라기보다는 합법적 M&A 절차에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창업자가 회사를 매각하고 보상을 받는 것은 자본시장의 정상적인 프로세스이며, 송 사장은 인수 후 약 3년 4개월간 대표이사직을 수행해 통상적인 M&A 계약의 의무 재직 기간을 충족했다. 따라서 이는 '도망'이나 '횡령'이 아니라, 막대한 차익을 실현한 경영자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대해 '경영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2조 원대 투자 대비 성과 부족의 심각성

현대차그룹은 2019년 포티투닷 설립 당시부터 2025년 8월까지 누적 2조 402억 원을 투입했다. 여기에 2024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의 중장기 투자 계획에서 SDV 분야만 50조 5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밝혔으므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현대차그룹이 얼마나 큰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송 사장의 주도 아래 이루어진 구체적인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상암과 청계천에서 진행된 자율주행 셔틀은 수년째 '시범 운행' 수준에 머물렀고, 로보택시와 로보라이드 프로젝트는 중단되었다. 포티투닷이 2022년 현대차 인수 이후 UMOS를 비롯해 탑재형 자율주행 모듈 'AKit' 등 자율주행 솔루션 상용화에 연이어 실패했고, 자율주행 사업화를 위해 시작한 자율주행차 호출·탑승 플랫폼 'TAP!'도 시범 서비스 시작 약 2년 만에 중단됐다.

사내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성과 없이 보상만 챙겼다"는 비판이 올랐다. 송 사장의 사임은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실패를 방증하는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레거시와 스타트업 문화의 충돌: 불가능한 과제

송 사장은 마지막 인사 메일을 통해 "거대한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DNA를 심고 단순히 차를 만드는 것이 아닌 AI 디바이스를 만들겠다는 무모해 보이던 도전은 정말 쉽지 않았고 순탄치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테크 스타트업과 레거시 산업의 회사 사이에서 수도 없이 충돌했다"고 덧붙였으며,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힐 때마다 저를 버티게 한 것은 포티투닷 리더분과 여러분의 열정이었다"고 밝혔다.

송 사장은 포티투닷의 카메라와 레이더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 노선을 현대차그룹 내에 추진했다. 현대차가 기존에 중심을 두던 라이다 기반 기술 노선과는 대조되는 전략이었으나, 이러한 기술 노선 변경도 뚜렷한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송 사장이 행사한 광범위한 권한과 독자적인 노선 추진에 대한 내부 반감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두 가지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첫째, 하드웨어 중심의 완성차 제조 문화와 빠른 실패와 수정을 반복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문화가 융합되지 못하고 겉돌았다는 점이다. 둘째, 그룹 차원에서 전권을 부여받았음에도 조직 내부의 반발을 잠재우고 하나의 목표로 이끄는 리더십 발휘에는 한계를 보였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쟁 심화 속 현대차의 위기

특히 송창현 퇴진 시점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글로벌 자율주행 경쟁 구도 변화 때문이다. 테슬라는 지난달 23일 레벨3 수준 FSD(감독형 완전자율주행) 서비스를 한국에 내놓으며 자율주행 경쟁을 선점했다. 2025년 11월 12일, 테슬라코리아는 공식 계정을 통해 FSD의 한국 출시를 공식적으로 알렸고, 국내 운전자들도 테슬라 자율주행 기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편 현대차는 2022년 구글의 웨이모(Waymo)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방향을 수정했다.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를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적용해 2025년 말부터 초기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으며, 수년 내에 '웨이모 원'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포티투닷 주도의 '나홀로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글로벌 빅테크와의 제휴 전략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중순까지 SDV 페이스카(시험차량)을 공개하고, 자율주행은 2027년부터 '레벨2+'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후 개발 중인 모든 기술을 적용한 SDV를 2028년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테슬라는 한 발 앞서나갔다.

현대차의 성과·능력 중심 인재 등용 전략의 실패

송창현 사장의 사임은 정의선 회장이 일관되게 추진해 온 성과·능력 중심의 외부 인재 등용 전략에 실패 사례로 남게 되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2005년 기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외부의 유능한 인재를 지속적으로 영입해 왔으나, 송 사장은 전폭적인 신뢰와 천문학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떠났다.

특히 겸직 금지 원칙을 깨고 포티투닷 대표와 현대차 사장을 동시에 재직하며, 회사 지분 매각 과정에서 수천억 원의 이익을 챙긴 것에 대해 사원들 사이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는 경영진과 일반 직원 간의 신뢰 격차를 심화시킨 부작용으로 작용했다.

남겨진 교훈

1조5000억 원이라는 거액의 '수업료'는 기술 확보 비용임과 동시에, 제조 기업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겪은 거대한 시행착오 비용이었던 셈이다. 자금이 전액 소멸된 것이 아니라 인력, IP(지식재산권), 데이터 센터 등의 자산으로 남아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으나, "천문학적 금액을 쏟아붓고도 아직 글로벌 자율주행 경쟁에서 '양산차 탑재'라는 실질적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사장단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AVP 본부의 후임 리더십을 발탁해야 하는 상황이다. 송 사장의 퇴진으로 현대차 자율주행 전략은 '전면 폐기'보다는 '현실적 수정'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R&D 본부(남양연구소)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구글 웨이모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제휴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정의선 회장이 강조해온 SDV 전환이라는 대방향성 자체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실행 방식이 특정 리더 1인에게 의존하는 형태가 아닌, 시스템 기반의 검증된 프로세스로 재편될 것이다. 송창현은 떠났다. 남겨진 것은 1조5000억 원이 투입된 포티투닷의 자산과 인력, 그리고 "소프트웨어 전환은 돈만 쓴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는 값비싼 교훈이다. 현대차가 이 교훈을 딛고 실질적인 '자율주행 2막'을 열 수 있을지, 시장은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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