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SUV' 쏘렌토, 2년 연속 베스트셀링카 왕좌 탈취... 현대차마저 꺾은 이유는?
기아 쏘렌토가 2년 연속 국내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하며 시장을 장악했다. SUV 중심의 소비 트렌드와 합리적 가격 전략이 주효했으며, 아반떼와 테슬라 모델Y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기아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쏘렌토가 올해도 국내 자동차 시장의 정상에 올랐다. 2024년 기아와 레저용 차량(RV) 업계 최초로 베스트셀링카의 자리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도 그 영광을 지켜낸 것이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공식 판매 통계가 이를 입증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쏘렌토는 9만 526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 한 모델이 거둔 압도적인 성과였다. 현대차의 아반떼(7만2558대)와 기아의 카니발(7만2289대) 사이의 치열한 경쟁을 뒤로하고, 쏘렌토가 확보한 격차는 무려 1만7968대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12월 한 달의 판매 흐름을 감안할 때 쏘렌토의 연간 베스트셀링카 등극이 거의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쏘렌토가 지난해 9만4538대의 판매량으로 10만대 선을 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연 판매량 10만대 돌파도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이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하나의 모델이 이루어낸 기록적인 성장이었다.
SUV 중심 시장의 변화가 만든 기적
쏘렌토의 연속 성공 뒤에는 국내 자동차 구매 패턴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다. 10위권 차량을 살펴보면 SUV 차종이 무려 5개를 차지하고 있었다. 세단 중심이던 국내 시장이 빠르게 SUV로 재편되면서, 기아가 이 흐름을 가장 효과적으로 포착했다는 뜻이었다.
쏘렌토는 기아 스포티지(6만6000대), 현대차의 그랜저(6만대), 대형 SUV 팰리세이드(5만5291대) 등 다양한 경쟁 모델들 사이에서도 확고한 1위를 지켜냈다. 이는 단순한 판매 성공을 넘어, 쏘렌토가 국내 소비자들의 자동차 선택에 얼마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불경기 속 '가성비' 모델의 승리
업계 분석에 따르면, 현재의 경제 상황 속에서 소비자들은 검증된 브랜드와 합리적인 가격대의 차량을 찾는 추세를 보였다. 쏘렌토는 이러한 소비 심리를 정확히 포착한 모델이었다.
중형 SUV 세그먼트에서 쏘렌토는 충분한 실내 공간, 편의 기능, 그리고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지난해 2위였던 아반떼가 올해 2위로 재진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도 주목할 만했다. 아반떼의 지난해 판매량은 5만7000대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7만2558대로 약 27% 증가했다. 세단 시장이 침체된 것과 대비되는 성과였는데, 이 역시 소비자들이 가성비 좋은 모델로 눈을 돌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수입차 시장도 재편... 테슬라의 등장
국내 수입차 시장 역시 큰 변화를 맞이했다. 테슬라 모델Y가 올해 국내 수입차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단일 모델이 되었다. 모델Y와 롱레인지 모델을 합산하면 약 4만6927대에서 5만대 근처의 판매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기차와 SUV 수요의 교집합을 완벽히 포착한 결과였다.
전통적으로 수입차 시장의 주역이었던 메르세데스-벤츠 E200과 BMW 520(각각 1만3000대)에 비하면, 테슬라 모델Y의 판매량은 거의 3배에 가까웠다. 이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소비 기준 자체가 중형 세단에서 전기차와 SUV로 전환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였다.
산업 구조의 신호등
쏘렌토의 2년 연속 베스트셀링카 등극과 아반떼의 톱3 진입, 그리고 테슬라 모델Y의 급부상은 단순한 판매 수치를 넘어 국내 자동차 산업이 겪고 있는 구조적 변화를 반영했다. SUV와 전기차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시장에서, 각 제조사가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는지가 향후 경쟁력을 결정할 것으로 보였다.
특히 쏘렌토의 성공은 현대차 그룹이 사드 사태와 구조적 불황 속에서도 기아의 기동성 있는 제품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었다. 아반떼의 부활과 함께,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