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중국 전기차 한국 시장 대공세, '가격·기술·브랜드' 삼각편대로 승부수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2026년 한국 시장을 향해 본격적인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BYD의 가격 파괴형 모델부터 지커의 프리미엄 전략, 샤오펑의 기술력 강조까지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한국 완성차 업계를 압박할 전망이다. 2025년 BYD코리아가 연간 약 6000대를 판매하며 초기 기반을 다진 가운데, 올해는 더욱 공격적인 라인업 확대와 시장 침투가 예상된다.
BYD 돌핀, 2000만원대 가격으로 소형 전기차 시장 정조준
BYD가 2026년 상반기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인 돌핀은 한국 전기차 시장의 가격 구조를 뒤흔들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환경부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2024년 12월 초 완료한 돌핀은 2026년 2월 말 출시를 목표로 하며, 전기차 보조금 정책 확정 시기에 맞춰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BYD코리아 측은 출시가를 약 2000만 원대 선에서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과 기아 레이 일렉트릭을 정면으로 겨냥한 가격대다.
돌핀은 전장 4,290mm의 소형 해치백으로, BYD의 자체 개발 블레이드 LFP 배터리를 탑재한다. 중국 시장에서는 45kWh와 60kWh 두 가지 배터리 옵션이 제공되며, 60kWh 버전 기준 최고출력 204마력을 발휘한다.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잔량 30%에서 80%까지 약 30분이 소요되며, 한국 기준 약 354km의 주행거리가 예상된다. 유로 NCAP 안전성 평가에서 별 5개 등급을 획득해 안전성도 입증했다.
BYD는 이미 아토3와 씨라이언7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검증받은 상태다. 아토3는 보조금 제외 3150만3330만 원, 씨라이언7은 세제 혜택 반영 4490만 원(보조금 제외)의 공격적인 가격으로 2025년 4월 첫 본격 인도 이후 543대를 시작으로 9월에는 씨라이언7 단독으로 825대를 기록하며 수입 전기차 상위권에 진입했다. 2025년 111월 누적 4955대를 판매하며 연간 약 6000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돌핀의 추가 투입으로 2026년에는 판매량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커, 프리미엄 전략으로 현대기아 정면 도전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2026년 국내 시장에 공식 진출한다. 첫 타자로 유력한 모델은 중형 전기 SUV '지커 7X'로,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를 직접 겨냥한 포지셔닝이다. 지커는 2024년 여름 국내 진출을 발표했고, 2025년 초 국내 법인을 설립한 뒤 에이치모터스, 아이언모터스, 아주, 고진모터스, KCC오토 등 딜러사를 확보하며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지커 7X는 전장 4,825mm, 휠베이스 2,925mm로 아이오닉5(전장 4,635mm, 휠베이스 3,000mm)보다 길고, EV6(전장 4,680mm, 휠베이스 2,900mm)보다 휠베이스가 긴 중형 SUV다. 640마력 듀얼모터를 탑재하고 100kWh 배터리 기반으로 6000만 원대 가격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지커 7X가 디자인, 만듦새, 정숙성, 승차감 등에서 국산 브랜드를 능가하는 '웰메이드' 전략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할 것으로 평가한다.
지커의 야심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플래그십 전기 미니밴 '지커 009'도 한국 출시 가능성이 제기되며 기아 카니발 중심의 국내 미니밴 시장에 파장이 예상된다. 지커 009는 볼보의 첫 전기 미니밴 EM90과 지리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SEA 플랫폼을 공유하는 사실상 쌍둥이 모델이다. 듀얼모터 시스템으로 합산 최고출력 400kW(약 544마력)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5초 만에 도달한다.
지커 009의 가장 큰 강점은 압도적인 2열 공간이다. 항공기 비즈니스석 수준의 독립 시트는 열선, 통풍, 마사지 기능을 기본 제공하며, 140kWh 배터리 옵션 선택 시 국내 기준 6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가격은 9000만 원대로, 1억 원 내외의 합리적인 가격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 판도를 바꿀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지리자동차그룹, 다각도 한국 진출 전략
지커의 모기업인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은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한국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지리는 볼보, 폴스타, 로터스, 스마트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 2월 볼보자동차가 보유한 폴스타 지분 48% 중 일부를 지리에 이전하면서 폴스타는 사실상 지리홀딩스그룹 자회사로 전환됐다. 폴스타는 2024년 8월 독립법인 폴스타코리아를 설립하고 국내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지리그룹은 한국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폴스타4를 생산하는 등 이미 한국과 비즈니스를 강화해 온 이력이 있다. 지커 외에도 링크앤코, 스마트 전기차, 런던택시 L380 미니밴 등 여러 브랜드와 차종의 한국 진출 가능성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볼보-폴스타-지커로 이어지는 프리미엄 라인업과 지리 자체 브랜드의 대중형 모델을 결합한 '풀 라인업' 전략으로 한국 시장을 다층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샤오펑, 기술력 앞세워 2027년 본격 상륙 준비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은 2025년 9월 한국 법인 설립을 완료하며 국내 진출을 공식화했다. '엑스펑모터스코리아(XPeng Motors Korea)'라는 사명으로 서울 양천구에 법인을 등록했으며, 자본금 1억5000만 원으로 시작했다. 중국 주요 전기차 기업이 한국에 판매법인을 설립한 것은 BYD, 지커에 이어 세 번째다.
샤오펑은 성급한 시장 진출 대신 2027년 전후를 목표로 브랜드 네이밍 재정비와 상품, 서비스 준비를 하는 분위기다. 한국법인 소재지는 공유 오피스 형태로 일단 주소지만 둔 상태로, 조만간 한국 사업을 총괄할 CEO 등 인력 채용과 딜러사 선정 등 판매를 위한 조직 구축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샤오펑의 가장 큰 강점은 자체 칩 설계, 자율주행, 로봇, UAM(도심항공교통) 등 IT와 미래 기술 역량이다. 업계에서는 샤오펑을 테슬라를 가장 근접 추격할 브랜드 중 하나로 평가하며, 기술력을 앞세운 차별화 전략으로 한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한국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
2026년은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드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테슬라, 볼보, 국산차 등에 이미 중국산 완성차, 배터리, 부품이 깊숙이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중국 브랜드 자체가 전면에 나서며 시장 구조를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 BYD의 가격 공세, 지커의 프리미엄 전략, 샤오펑의 기술력 강조라는 삼각편대는 국내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동시에, 현대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에는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브랜드에 대한 편견과 AS 인프라 구축이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면서도 "압도적인 성능과 편의사양, 합리적인 가격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국내 전기차 시장 판도를 뒤흔들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지와 가격 구조가 크게 바뀔 수 있어, 중국 전기차 동향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국 시장 출시 전망
BYD 돌핀은 2026년 2월 말 출시가 가장 유력하며, 지커 7X는 2026년 중 국내 진출이 예상된다. 지커 009의 정확한 출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지커의 한국 시장 안착 여부에 따라 후속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샤오펑은 2027년 전후 본격 상륙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지리그룹의 링크앤코, 스마트, 런던택시 등도 한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어 향후 2~3년간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한국 시장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