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만 원으로 신차 가능? 현대·기아 유예할부 비밀 공개
현대·기아 유예할부, 월 10만 원대 신차 구매 가능? 저금리와 유예 조건, 반납 이슈 등 소비자가 꼭 확인해야 할 핵심 사항을 보도합니다.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금융 상품이 화제다. 경기 침체와 투자 열풍 속에서 자동차 구매 수요가 급감하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소비자의 초기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부담다운 유예할부' 프로모션을 전개 중이다.
차량 가격의 절반을 3년 뒤로 미루는 구조
'부담다운 유예할부'는 기존 할부와 완전히 다른 개념의 금융 상품이다. 차량 가격의 55~67%를 3년 뒤로 '유예'해 두고, 나머지 금액만 36개월 동안 분납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현대 소형 세단 '아반떼 N'의 경우 월 10만 원대, 현대의 프리미엄 전기차 '아이오닉 5 N'은 월 32만 원 수준에서 신차를 탈 수 있다는 게 이 상품의 최대 강점이다. 초기 납입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춤으로써 청년 세대와 신용도가 부족한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3.5~2.9% 수준의 '저금리'가 핵심
이처럼 낮은 월 납입금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금융사들이 제시하는 프로모션 금리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아반떼 N은 3.5%, 아이오닉 5 N은 2.9%의 저금리가 적용된다. 이는 일반 자동차 할부 금리(4~7%)와 비교할 때 크게 낮은 수준이다.
실제 구체적 사례를 보면, 아이오닉 5 N의 신차 가격이 약 7,490만 원(세제 혜택 후)일 때, 약 4,115만 원을 유예하고 나머지 약 3,375만 원을 36개월에 걸쳐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납부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월 약 32만 원의 부담으로 신차 구매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아반떼 N의 경우 최대 유예율이 65%에 이르기도 한다.
3년 후, 반납·일시불·재할부 중 선택
계약 만기인 3년 뒤 소비자는 세 가지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첫 번째는 차량을 현대·기아에 반납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남은 유예금을 일시불로 내서 차량 소유권을 가져가는 방식이며, 세 번째는 유예금을 재할부로 전환하는 선택지다.
다만 반납을 선택했다면 반드시 현대·기아의 새 차량으로 재구매해야 한다는 필수 조건이 붙는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중고차로 직접 처분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차량의 운행 거리, 파손 이력, 수리 기록 등에 따라 감가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저가 조건' 뒤에 숨은 함정들
겉으로는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세부 조건을 들여다보면 소비자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이 많다. 우선 연간 운행거리 제한 조건이 있을 수 있다. 차량 상태에 대한 엄격한 기준도 적용되기 때문에 반납 당시 예상치 못한 감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신용도 평가다. 유예할부 계약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주택담보대출 신청을 고려 중이라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은행권에서 이를 기존 부채로 간주하면서 새로운 대출 심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 다각도 프로모션 추진 중
현대·기아는 유예할부 외에도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수요 창출에 나서고 있다. 11월 'K-세일 페스타' 기간 중에는 일부 차종에 3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 중이다. 아이오닉, 코나, EV6 등 인기 모델에 대해서는 모델별·지역별로 직접 할인과 정부 보조금을 중첩 적용하고 있다.
기아는 이달 10일까지 집중 할인 기간을 운영하며 주요 차종 5,000대 한정으로 3~5% 특별 할인을 진행 중이다. 제네시스, 르노, KGM, 한국GM 등 경쟁사들도 각종 특수금융 프로그램과 할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결국 '모든 조건을 확인'이 정답
유예할부는 '현재의 부담 경감'과 '미래의 추가 부담' 사이의 거래다. 조건이 좋아 보여도 결코 공짜는 없다는 기본 원칙이 적용된다.
소비자들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체크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월 납입금뿐 아니라 만기 시 유예금 규모를 명확히 파악하고, 차량 반납 시 현대·기아 신차 구매가 절대 필수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연간 운행거리 제한, 차량 손상 기준, 정기 점검 의무 등 세부 조건도 세심하게 검토해야 한다.
특히 현대캐피탈과 기아캐피탈의 금리와 조건이 다를 수 있으므로 양사의 프로모션을 꼼꼼히 비교하는 것이 현명하다. 3년 내 주택담보대출 계획이 있다면 기존 부채 취급으로 인한 영향을 미리 대출 담당자와 상담하는 것이 필수다. 차량 금융은 개인의 재무 상황과 미래 계획이 정확히 맞아떨어져야만 진정한 '부담 다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