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보다 낫다?”…2026년 한국 상륙 노리는 ‘지리 갤럭시 M7 EM-i’의 진짜 속내
지리 갤럭시 M7 EM-i가 2026년 한국 상륙을 노리며 현대 싼타페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고효율 하이브리드 시스템, 첨단 인테리어, 공격적인 가격으로 한국 시장에 도전할 준비를 마쳤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중국차의 약진에 대한 위기와 과제를 직면했다.
지리자동차(Geely)의 하이브리드 SUV ‘갤럭시 M7 EM-i’(중국명: 갤럭시 스타십 7 EM-i로 판매)가 2026년 국내 출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현대차 싼타페를 정면 겨냥한 ‘대륙의 실수 SUV’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산업통상부 인증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차체 제원과 파워트레인 구성, 디자인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에도 적잖은 긴장감이 감지되는 분위기다.
지리가 이미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Zeekr)의 2026년 한국 진출 계획을 공식화한 만큼, 같은 그룹 내 갤럭시 브랜드 SUV의 한국행 시나리오도 결코 허황된 상상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어떤 차인가…‘갤럭시 M7 EM-i’의 정체
중국 시장에서 이 차는 ‘Geely Galaxy Starship 7 EM-i’라는 이름으로 먼저 공개됐다. 북미·유럽형 이름을 달고 수출될 경우 M7 또는 Starship 7라는 명칭을 쓸 가능성이 크며, 한국에는 ‘갤럭시 M7 EM-i’로 소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개된 자료와 중국 완성차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이 모델의 핵심 특징은 다음과 같다.
차종: 중형급(국내 기준 준중형~중형 사이) 5인승 하이브리드 SUV
플랫폼: 지리 ‘갤럭시’ 전동화 전용 라인업
파워트레인: NordThor EM-i 슈퍼 하이브리드 시스템1.5L 가솔린 엔진(열효율 약 46.5%)
전기 모터와 통합된 11-in-1 전동 드라이브 시스템
배터리: 리튬인산철(LFP) ‘Aegis Short Blade’ 배터리약 8.5 kWh / 19.09 kWh급 두 가지 PHEV 사양(중국형 기준)
구동 방식: 전륜구동(FWD)
좌석 구성: 5인승
주 타깃: 패밀리 SUV 수요, 고효율 하이브리드 수요층
이미 중국에서는 2024년 말부터 EM-i 사양의 양산·인도가 시작됐고, 2025년형에선 전기 주행거리와 모터 출력이 한 차례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알려졌다.
2. 제원과 성능…“싼타페보다 작지만 효율은 위”
차체 크기는 현대 싼타페보다 약간 작은, 이른바 준중형·중형 사이 ‘애매하지만 실속형’ 사이즈다.
전장: 약 4,740 mm
전폭: 약 1,905 mm
전고: 약 1,685 mm
휠베이스: 약 2,755 mm
이는 전장 4,830 mm 안팎인 신형 싼타페보다 짧지만, 실내 공간에서는 휠베이스 2,755 mm를 바탕으로 뒷좌석 거주성이 상당히 넉넉하다는 평가가 중국 현지 시승에서 나온다.
파워트레인과 효율성 지표는 더 눈에 띈다.
엔진 출력: 약 82 kW(중국형 스타십 7 EM-i 기준)
전기 모터 출력: 약 160 kW, 최대토크 262 Nm
시스템 구성: 엔진·모터·변속기·제어기를 통합한 11-in-1 하이브리드 모듈
0→100 km/h 가속: 약 7.5초
복합 연비(중국 CLTC 기준): 약 3.75 L/100 km (리터당 약 27 km 수준)
총 주행 가능 거리: 최대 1,420 km 수준(가솔린+배터리 합산)
국내 판매 중인 싼타페 하이브리드(가솔린 1.6 터보 기반)의 공인 복합연비가 리터당 14~15 km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수치상으로는 갤럭시 M7 EM-i가 ‘연비 끝판왕’에 가까운 수준이다. 다만 국내 인증 방식은 중국 CLTC보다 더 보수적인 WLTP·국내 복합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실제 국내 인증 연비는 이보다 다소 낮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디자인과 인테리어…“중국차 맞나” 싶을 정도의 완성도
갤럭시 M7 EM-i의 외관은 ‘Galaxy Signature’ 디자인 언어를 따른다. 중국 산업통상부 인증 사진과 현지 미디어 시승기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포착돼 있다.
전면부:날카롭게 꺾인 LED 헤드램프
막혀 있는 듯한 그릴과 범퍼 하단의 공기 흡입구
전기차 느낌을 강하게 살린 클린한 전면부
측면:플로팅 루프 라인
숨은 도어 핸들 적용 트림도 일부 존재
볼륨감 있는 휀더와 캐릭터 라인
후면:좌우를 잇는 일체형 리어 램프
두툼한 범퍼와 수평 위주의 디자인으로 시각적 안정감 강조
실내는 눈에 보이는 대목마다 ‘중국차의 질적 도약’을 보여준다.
10.2인치 풀 LCD 계기판
14.6인치 플로팅 중앙 디스플레이
13.8인치급 W-HUD(헤드업 디스플레이)
50W 스마트폰 무선 고속 충전 패드(냉각·놓고 잊으면 경고 기능 포함)
4G+Wi-Fi, 차량용 OS ‘Flyme Auto’ 탑재, 스마트폰·클라우드 연동
540° ‘투명 샤시(transparent chassis)’ 뷰 기능
중국 현지 시승기에서는 실내 마감과 정숙성, 인포테인먼트 반응 속도에서 현대·기아와 정면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일부 고급 트림에는 통풍·메모리·마사지 기능을 갖춘 시트, 대형 파노라믹 선루프까지 더해져, 가격 대비 체감 고급감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왜 한국 시장을 노리나…지리의 2026년 ‘한·중 전기차 전면전’ 시나리오
지리는 이미 전기차·프리미엄 브랜드 ‘지커(Zeekr)’의 2026년 한국 진출 계획을 대외적으로 밝힌 상태다. 서울과 경기권에 쇼룸을 열고, 프리미엄 EV로 현대·기아의 아성에 도전하겠다는 전략이 포착됐다.
그룹 차원에서 보면, 한국 공략은 단일 브랜드 승부가 아니라 ‘라인업 공세’에 가까운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프리미엄 전기차: 지커(Zeekr)
볼보·폴스타: 이미 한국 시장에서 자리 잡은 유럽 브랜드 자산
메인스트림 하이브리드·PHEV: 갤럭시 라인업(M7, L7 등)
갤럭시 M7 EM-i가 실제로 한국에 들어온다면, 지커가 여는 ‘팽팽한 프리미엄 전기차 전선’ 뒤에서, 주력 볼륨을 받치는 하이브리드 SUV 포지션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지리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이 단순 판매처가 아닌 “현대·기아와 정면으로 붙어 기술·브랜드 경쟁력을 증명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이 시험대에서의 성과가 일본, 유럽 등 다른 선진 시장 진출에도 중요한 레퍼런스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싼타페보다 좋다’는 말, 어디까지 사실인가
이미 중국 및 해외 자동차 전문 매체들은 갤럭시 스타십 7 EM-i를 “한국 싼타페와 같은 급의 하이브리드 패밀리 SUV”로 직접 비교하며 리뷰를 쏟아내고 있다.
비교의 핵심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공간·체급갤럭시 M7 EM-i: 전장 4,740 mm, 5인승에 최적화된 실내
싼타페: 전장 약 4,830 mm, 5·7인승 구성 → 3열 좌석 유무와 적재 공간에서는 싼타페가 우위인 대신, 2열 중심 가족 사용성에서는 체급 차이가 크게 체감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워트레인 효율갤럭시 M7 EM-i: 1.5L 엔진+고효율 PHEV, CLTC 기준 리터당 27 km 수준, 최대 1,420 km 주행
싼타페 하이브리드: 1.6 터보 기반 HEV, 국내 기준 리터당 15 km 안팎 → 숫자만 놓으면 갤럭시에 압도적인 손을 들어줄 수 있지만, 인증 기준과 실제 사용 패턴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중국산 PHEV의 효율이 이미 한국 주력 하이브리드보다 한 수 위 수치”라는 점을 보여준다는 상징성은 크다.
가격·상품 경쟁력중국 내 갤럭시 스타십 7 EM-i 가격대는 환산 시 3천만~4천만 원 초반대로 알려져 있다.
국내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옵션에 따라 3천만 원 후반~4천만 원 후반에서 형성된다. → 관세·물류비·인증 비용 등을 감안하더라도 지리가 한국 시장에 ‘가격으로 밀어붙일 카드’를 쥐고 있는 셈이다.
결국 “싼타페보다 좋다”는 표현은 체급·브랜드·서비스망을 감안하면 과장에 가깝지만, ‘가격 대비 연비·옵션’이라는 냉정한 잣대로 보았을 때는 충분히 도발적인 도전장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차 이대로 괜찮나’…국내 완성차가 직면한 위기와 과제
갤럭시 M7 EM-i의 등장은 단일 모델 경쟁을 넘어, 국내 완성차 업계가 맞닥뜨린 구조적 위기를 드러낸다.
첫째, 가격 대비 상품성의 격차다.
중국산 전동화 SUV는 PHEV 기준 3천만 원 안팎에서, 고성능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대형 디스플레이, HUD, 첨단 보조 운전, 고속 무선충전 등 ‘풀옵션에 가까운 구성’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국내 모델은 비슷한 사양을 얻기 위해 상위 트림과 옵션 패키지를 선택해야 하는 구조가 여전하다.
둘째, 전동화 기술의 추격 속도다.
지리 NordThor EM-i, BYD DM-i, 장안·창안 등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연비·전비 수치에서 이미 일본·한국 시스템과 맞붙거나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업체도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아직 주력은 내연기관·48V·기본 HEV에 머물러 있어 PHEV·롱레인지 하이브리드 전략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셋째, 브랜드와 신뢰의 장벽이다.
지금까지 국내 소비자는 중국차를 저가·저품질 이미지로 인식해 왔다.
그러나 볼보·폴스타·지커 등 지리 산하 브랜드의 품질과 완성도, 그리고 빠른 OTA·인포테인먼트 진화 속도는 이러한 인식을 점차 흔들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이 흐름을 방관할 경우, 갤럭시 M7 EM-i와 같은 모델은 ‘틈새 수입차’가 아니라, 국산 SUV의 가격·상품 구성을 재편하게 만드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상륙, 무엇이 변수인가
그렇다면 갤럭시 M7 EM-i의 한국행은 실제로 가능할까. 현재로선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주요 변수는 세 가지다.
인증·규제안전·환경·전파인증, OTA·커넥티드 서비스에 대한 국내 규제를 통과해야 한다.
배터리 화재·안전 이슈에 민감한 한국 시장 특성상, 화재 안전·보증 정책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판매·서비스망 구축지커처럼 직영 쇼룸·AS 네트워크를 깔지, 국내 수입사와 손잡을지 전략이 미정이다.
초기 품질 이슈와 AS 만족도가 브랜드 이미지에 직결되기 때문에, 단순 ‘가격 공세’만으로는 승부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한·중 정치·감정 변수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 정서, 안보·정치 이슈는 여전히 민감한 변수다.
다만 스마트폰·가전처럼, 일정 수준을 넘는 ‘가성비·기술력’이 입증될 경우 시장 저항은 빠르게 무너질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한국 소비자가 주목해야 할 포인트
갤럭시 M7 EM-i의 국내 상륙 여부와 별개로, 한국 소비자가 이 차를 통해 읽어야 할 신호는 분명하다.
앞으로 하이브리드·PHEV SUV 시장에서 “연비 20 km/L 이상, 1,000 km 이상 주행”은 더 이상 특이점이 아니라 기본 옵션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형 디스플레이·HUD·고속 무선충전·540° 카메라 같은 편의 사양은 상위 트림의 전유물이 아니라, 중형 SUV의 ‘기본 기대치’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
국산차 구매 시에도 “국내 브랜드라서”가 아니라, “동급 중국·일본·유럽차와의 냉정한 조건 비교”가 더욱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륙의 실수’가 아니라 ‘예고된 경쟁자’
갤럭시 M7 EM-i는 더 이상 ‘우연히 잘 나온 대륙의 실수 SUV’가 아니다. 고효율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공격적인 가격·옵션 구성, 빠른 글로벌 진출 전략이 맞물린 ‘예고된 경쟁자’에 가깝다.
한국 시장에 실제로 들어오느냐는 여전히 미지수지만, 국내 완성차 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 차가 던지는 질문은 이미 명확하다.
“한국차, 이대로 정말 괜찮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