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사자마자 25조 증발"…럭셔리·전기차가 감가율 최악인 이유

iSeeCars 분석 결과, 인피니티 QX80, 벤츠 EQS 등 럭셔리 및 전기차가 출고 1년 만에 높은 감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유지비, 배터리 기술 발전, 브랜드 신뢰도 때문으로 분석됐다.

신차 사자마자 25조 증발"…럭셔리·전기차가 감가율 최악인 이유
신차 사자마자 25조 증발"…럭셔리·전기차가 감가율 최악인 이유

미국 자동차 거래 데이터 분석 업체 iSeeCars가 2024년 1~3월 신차 거래 160만 건을 분석한 결과,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출고 후 단 1년 만에 신차 가격의 3분의 1 이상이 사라지는 자동차들이 있다는 것이다. 럭셔리 세단부터 전기차까지, 최신 기술과 프리미엄 배지가 중고차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경고음이 울려 퍼지고 있다.

감가율은 자동차 구매의 경제성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다.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수십만 달러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면, 신차 구매 결정은 단순한 교통수단 선택을 넘어 투자 결정이 되는 셈이다. 실제로 업계 전문가들은 이 현상이 한국 자동차 시장에도 점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럭셔리 SUV의 위기: 인피니티 QX80, 출고 후 1년에 2만4천 달러 증발

감가율 최악의 모델 순위는 예상 밖의 결과로 시작됐다. 1위는 인피니티의 풀사이즈 럭셔리 SUV인 QX80이 차지했다. 신차 평균가가 약 6만 달러인 이 모델은 첫해에 무려 28.8%가 감가됐다. 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면 12개월 만에 대략 2만4천 달러, 한화로는 약 3천만 원 이상이 사라지는 것이다.

뒤를 이은 2위는 픽업의 클래식, 램 1500 클래식이다. 감가율은 29.2%로, 차주는 1년이 지나면서 약 1만3천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픽업 트럭도 그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도 안전지대 없다: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의 몰락

더 충격적인 대목은 독일 럭셔리 브랜드들의 참담한 수치였다. BMW 7시리즈와 그 전기 버전인 i7은 무려 29.8%의 감가율을 기록했다. 신차 출고가가 1억 원을 훨씬 넘는 차량을 구입한 초기 차주는 3만6천 달러(약 4,700만 원)를 웃도는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도 프리미엄 플래그십의 위상을 지키지 못했다. 31.5%의 감가율로, 많은 구매자 입장에선 1년 만에 약 4만5천 달러(약 5,800만 원)가 사라지는 것과 같았다. 럭셔리 자동차 시장의 정점에 있던 모델들마저 가파른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닷지 듀랑고와 제네시스 G90: 가족용 SUV도 피할 수 없는 운명

대형 세단과 패밀리 SUV 역시 감가의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닷지 듀랑고는 30.8%로 하락해 첫 차주가 1만9천 달러 이상을 잃었다. 제네시스 G90의 경우, 우수한 품질과 성능에도 불구하고 럭셔리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부족으로 인해 감가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같은 브랜드 그룹 내에서 상위·하위 차종 간의 포지션이 명확하지 않거나 브랜드 미래가 불투명한 모델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중고 시장의 수요층이 더욱 얇아진다고 지적했다. 결국 매도자는 가격을 크게 양보해야만 거래가 이루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전기차의 딜레마: 혁신 기술도 배터리 우려를 이기지 못하다

전기차 시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혁신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현대 아이오닉 5는 첫해 32.9%로 미끄러졌다. 평균 손실액은 약 16,805달러에 이른다. 같은 플랫폼 기반의 기아 EV6은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33.3%를 기록했고, 손실액은 18,081달러에 근접했다.

닛산 리프는 더욱 심각했다. 45.7%라는 극단적인 감가율을 기록했으며, 평균 손실은 약 1만6천 달러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오래되고 검증된 모델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과는 배터리 성능 저하에 대한 구매자의 우려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방증한다.

메르세데스-벤츠 EQS: 럭셔리 전기차의 최악의 선택

가장 충격적인 결과는 메르세데스-벤츠 EQS였다. 이 모델은 47.8%라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감가율을 기록했다. 실제 감가액으로는 6만5천 달러 이상이 증발하는 것으로, 럭셔리 배지가 곧 강한 잔존가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의 높은 감가율이 배터리 기술 발전의 급속한 진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 신차가 올해는 배터리 기술로 완전히 뒤떨어진 구식이 되기 일쑤라는 뜻이다. 특히 럭셔리 전기차는 고가의 초기 판매가와 높은 유지비가 중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린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유지비와 브랜드 신뢰의 문제

일반적으로 1년 경과 차량의 신차 가격 대비 잔존가치는 10~15% 선인데, 이번 조사 결과 럭셔리 차량과 전기차들은 이를 훨씬 상회하는 손실을 입고 있다. 그 이유는 복합적이다.

첫째, 유지비 부담이다. 럭셔리 자동차는 부품 비용이 비싸고 전문 정비소 방문이 필수적이다. 중고 구매자들은 이런 추가 부담을 감안해 가격을 대폭 낮춰 책정한다. 둘째, 배터리 성능 저하에 대한 우려다. 전기차 중고 시장에서는 배터리의 상태를 나타내는 SOH(State of Health) 지표가 가격 책정의 핵심이 되는데, 신기술이 계속 나오면서 기존 모델의 경쟁력이 빠르게 하락한다.

셋째는 브랜드 신뢰도의 격차다. 현대·기아의 전기차가 높은 감가율을 기록한 것은 국내 럭셔리 시장에서의 브랜드 위상 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토요타 캠리 같은 모델은 높은 브랜드 신뢰도로 인해 중고 시장에서 강한 가격 방어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이 알아야 할 교훈

이번 iSeeCars의 분석 결과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럭셔리 차량이나 최신 전기차의 신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단순한 성능과 기술보다는 중고 시장의 수요층, 유지비, 그리고 브랜드의 장기적 신뢰도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이 감가율 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3년 후 약 25% 수준의 감가율을 기록해, 일반 모델 대비 현저히 낮은 손실을 자랑하고 있다. 이는 실용성과 시장 수요의 안정성이 중고 가치 유지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럭셔리와 혁신의 이름 아래 막대한 투자를 하더라도, 결국 중고 시장이라는 객관적인 평가 기준 앞에서는 예외가 없다. 신차 구매는 더 이상 감정적 선택이 아닌 경제적 의사결정이 되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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