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브랜드로 미국 상륙? 도요타 랜드크루저 FJ의 파격적 전략
도요타가 2025년 공개한 소형 프레임 SUV 랜드크루저 FJ가 미국 시장에서 렉서스 브랜드로 판매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랜드크루저 패밀리 중 가장 컴팩트한 모델로 기획된 FJ는 당초 북미와 유럽 시장 진출 계획이 없었으나, 최근 북미 딜러 관계자의 발언을 통해 예상치 못한 시장 전략이 드러났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렉서스 리브랜딩 전략
북미 도요타 딜러십 관계자에 따르면, 랜드크루저 FJ는 미국에서 렉서스 브랜드로 판매될 예정이며 현행 렉서스 GX의 축소판 형태로 포지셔닝될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도요타가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의 라인업 확장을 통해 소형 럭셔리 SUV 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국 내 생산 계획이다. 도요타는 랜드크루저 FJ의 미국 시장 버전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함으로써 관세 부담을 회피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6년 현재 미국의 강화된 수입차 관세 정책을 고려한 현명한 전략적 판단이라 할 수 있다. 렉서스는 현재 RX 시리즈가 9,74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FJ 기반 모델은 이보다 낮은 가격대로 진입 장벽을 낮추며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할 것으로 예상된다.
컴팩트하지만 본격적인 오프로더의 스펙
랜드크루저 FJ는 전장 4,575mm, 전폭 1,855mm, 전고 1,960mm, 휠베이스 2,580mm의 치수를 갖추고 있다. 이는 현행 프라도(랜드크루저 250)보다 휠베이스가 270mm 짧은 수치로, 도심 주행과 오프로드의 균형을 고려한 설계다.
파워트레인은 도요타의 검증된 2TR-FE 2.7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며, 최고출력 163마력(120kW), 최대토크 246Nm를 발휘한다. 6단 자동변속기와 파트타임 4WD 시스템이 조합되며, 후륜에는 견고한 리지드 액슬이 적용된다. 하이브리드나 디젤 옵션은 제공되지 않아 심플함과 신뢰성에 초점을 맞춘 구성이다.
차량의 기반은 도요타의 IMV-0 플랫폼으로, 래더 프레임 구조를 채택해 본격적인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보장한다. 이 플랫폼은 힐럭스와 포츄너에도 사용되는 검증된 구조물로, 독립식 더블 위시본 프론트 서스펜션과 세미 디펜던트 리어 서스펜션을 특징으로 한다. 엔진 출력은 다소 아쉬운 편이지만, 도요타는 시장에 따라 힐럭스에 탑재되는 더 강력한 터보 디젤 엔진을 제공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태국 생산 기지와 글로벌 시장 전략
도요타는 랜드크루저 FJ의 생산을 태국 공장에서 담당할 계획이며, 주요 판매 지역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중동, 그리고 일본으로 설정했다. 도요타의 사이먼 험프리스 임원은 "출발점은 글로벌 사우스"라며 "미국이나 유럽 진출 계획은 없다"고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전략은 성숙한 선진국 시장보다는 험로 주행 수요가 높고 가격 민감도가 큰 신흥 시장을 우선시하는 도요타의 판단을 반영한다. FJ는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저가형 픽업 힐럭스 챔프와 유사한 판매 지역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의 렉서스 리브랜딩 소식은 이러한 초기 계획에 변화가 생겼음을 시사한다.
태국을 생산 기지로 선택한 것은 비용 효율성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의 물류 접근성을 고려한 결정이다. 태국 시장 예상 가격은 약 108만 5,000바트(약 4,300만 원)로 알려져 있어, 합리적인 가격대의 본격 오프로더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한국 시장 출시 가능성과 전망
현재까지 도요타는 랜드크루저 FJ의 한국 시장 출시 계획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도요타코리아는 랜드크루저 250(구 프라도)을 7,220만 원부터, 랜드크루저 300 하이브리드를 2억 3,700만 원대에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FJ가 한국에 출시된다면 4,300만~5,000만 원대 가격으로 랜드크루저 250 아래에 위치하며 진입 모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 시장은 도요타가 명시한 주요 타겟 지역에 포함되지 않았고, 과거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이후 판매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도입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한편 렉서스 브랜드로 미국에 투입될 경우, 한국 렉서스 코리아가 이를 수입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렉서스 코리아는 RZ 450e를 8,480만 원부터 판매하며 전동화 라인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지만, 소형 프레임 SUV 수요가 확인된다면 FJ 기반 렉서스 모델 도입도 검토될 여지가 있다. 다만 도요타의 글로벌 전략과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공식 출시보다는 병행 수입을 통한 소량 유입이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