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안 열려 산 채로 불타 죽었다"…테슬라 '죽음의 도어락', 한국도 예외 아니다

테슬라 전기차의 전자식 도어 시스템이 또다시 비극을 불렀다. 충돌 사고 후 차량 문을 열지 못해 불타 죽는 사망 사고가 10년간 최소 15건 발생했고, 이번엔 20세 청년이 911에 구조 요청을 하면서도 탈출하지 못한 채 숨졌다. 2025년 한 해에만 한국에서 5만대 이상 팔린 모델 Y가 바로 그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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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안 열려 산 채로 불타 죽었다"…테슬라 '죽음의 도어락', 한국도 예외 아니다

911에 매달렸지만…"문 못 열겠어요, 살려주세요"

2025년 10월 29일 새벽 1시 4분, 미국 매사추세츠주 이스턴의 138번 도로. 20세 새뮤얼 트렘블렛이 운전하던 테슬라 모델 Y가 도로를 이탈해 약 6m 떨어진 숲속 나무와 충돌했다. 그는 충돌 자체는 견뎠다. 하지만 차량에 불이 붙자 상황은 급변했다.​

"나 못 나가요,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트렘블렛은 911 교환원에게 애원했다. "불이 나고 있어요. 도와주세요. 저 죽을 것 같아요". 그의 시신은 나중에 뒷좌석에서 발견됐다. 사인은 충돌이 아닌 화재로 인한 열 손상과 연기 흡입이었다.

이번 사고의 핵심은 트렘블렛이 사고를 살아남았다는 점이다. 그는 충분히 정신이 명료해 911에 전화를 걸고 자신의 상황을 상세히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테슬라 특유의 전자식 도어 시스템은 전원이 차단되자 작동을 멈췄고, 수동 해제 장치는 긴급 상황에서 찾거나 작동하기 어려운 위치에 숨겨져 있었다.

10년간 15명 사망…테슬라가 압도적 1위

블룸버그 통신의 조사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내에서 충돌 후 화재가 발생한 차량 중 테슬라 차량에서 탈출하지 못해 사망한 사례가 최소 15건에 달한다. 미국 내에서 전자식 도어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이 약 70개 모델에 이르지만, 소비자 불만 건수에서 테슬라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사망 사고의 증가 추세다. 전체 15건의 사망 사고 중 절반 이상이 2024년 11월 이후 발생했다. 테슬라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사고 건수도 비례해 증가하는 양상이다. 2025년 9월에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공식적으로 테슬라 도어 메커니즘의 결함 가능성에 대한 안전 조사를 개시했다.

2025년에는 사이버트럭 화재 사고에서도 유사한 비극이 발생했다. 두 명의 뒷좌석 탑승자가 충돌 후 차량 내부에 갇혀 사망했고, 유가족들은 테슬라를 상대로 부당사망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는 "테슬라는 전자식 도어 시스템이 탑승자를 가둘 수 있는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는 반복적이고 직접적인 경고를 받았다"고 명시돼 있다.

수동 해제 장치, 아무도 찾지 못한다

테슬라는 모든 차량에 수동 도어 해제 장치를 설치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위치와 작동 방식이다. 모델 Y의 경우 앞좌석 수동 해제 레버는 창문 스위치 앞쪽에 무광택 검정색으로 처리돼 있어 팔걸이와 완벽하게 섞여 보인다. 만약 그것이 거기 있다는 걸 모른다면 "달의 어두운 면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뒷좌석은 더 심각하다. 일부 모델 Y 차량의 경우 뒷문 수동 해제 장치가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도어 포켓 하단의 트림 패널을 제거해야 나오는 흰색 폼 테이프가 감긴 가는 와이어를 당겨야 한다. 비상 상황에서 이런 복잡한 절차를 기억하고 실행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실제로 한 테슬라 오너는 2023년 애틀랜타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뒷창문을 깨고 주변인의 도움을 받아 탈출해야 했다.

외부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테슬라의 플러시 마운트 도어 핸들은 배터리 전원에 의존하기 때문에, 충돌로 전원이 끊기면 외부에서도 문을 열 수 없다. 또한 화재로 인한 열기 때문에 구조자들이 창문을 깨려고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안전한가? 5만대 팔린 모델 Y의 그림자

테슬라 모델 Y는 2025년 한국에서 무려 5만397대가 팔리며 국내 순수 전기차 시장의 26.6%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169.2% 폭증한 수치다. 2026년 1월에도 1,966대가 판매되며 여전히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소비자들은 이 차량의 도어 시스템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을까? 국내 관련 보도를 보면, 한국 자동차 안전 규정은 도어 관련 세부 사항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 다만 국제적으로는 변화의 움직임이 있다. 유럽과 중국 당국도 전자식 도어락 작동 방식에 대한 규정 변경을 검토 중이다.

테슬라의 수석 디자이너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전자식과 수동식 도어 해제 메커니즘을 통합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패닉 상황에서 더 직관적으로 만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도로를 달리고 있는 수만 대의 테슬라 차량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소송과 배상, 그리고 변화의 압력

트렘블렛 사망 사고의 유가족은 2026년 2월 4일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에 부당사망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테슬라를 상대로 한 수많은 도어 결함 관련 소송 중 하나에 불과하다. 2025년 11월 플로리다에서는 오토파일럿 관련 부당사망 소송에서 배심원단이 테슬라에 2억4300만 달러(약 3,360억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도어 결함 소송의 경우도 경제적 손해 배상, 정신적 고통에 대한 비경제적 손해 배상, 그리고 제조사의 안전 무시에 대한 징벌적 손해 배상이 청구될 수 있다.

NHTSA는 2025년 12월 모델 3의 비상 도어 핸들이 "숨겨져 있고, 표시가 없으며, 비상 상황에서 찾기 어렵다"는 청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9월에는 2021년형 모델 Y 174,291대를 대상으로 외부 도어 핸들 작동 불능 문제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테슬라 오너들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전문가들은 테슬라 차량을 소유한 사람들에게 지금 즉시 차량 매뉴얼의 수동 도어 해제 위치를 확인하고 실제로 작동해볼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일부 모델 Y의 경우 뒷좌석 수동 해제 장치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으니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또한 시중에는 뒷좌석 수동 도어 해제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와이어에 손잡이 끈을 추가하는 개조 키트도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임시방편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테슬라의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첨단 기술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것이 생명을 위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 그 혁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다. 20세 청년이 911에 매달리며 "저 죽을 것 같아요"라고 외쳤던 그 순간, 테슬라의 도어는 여전히 굳게 잠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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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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