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소급 인하에 자동차주 일제 상승…주주환원 정책까지 '삼중 호재' 노린다
미국 정부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 소급 인하, 고환율 지속, 그리고 주요 자동차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으로 자동차주가 급등하며 수익성 개선 기대가 커졌고, 증권가는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자동차주가 기다리던 호재들이 한데 몰려 수익성 개선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미국 정부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지난달 1일을 기준으로 소급 인하하고, 고환율이 지속되며, 대형 자동차 업체들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관세 소급 인하가 만드는 긍정적 신호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동차 대표주인 현대차가 오전 10시께 4.32% 급등한 26만5500원에 거래됐으며, 기아차도 장중 3% 이상 뛰었다. 현대오토에버(15.09%), KG모빌리티(13.27%), HL만도(4.3%), 현대위아(4.03%), 넥센타이어(3%) 등 자동차 관련주들이 동반 상승 랠리를 펼쳤다.
미국 정부는 지난 1일(현지시간) 한국산 자동차의 수입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고 이를 11월 1일부터 소급 적용하기로 확정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이 국회에서 전략적 투자 법안을 시행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움직였다"며 "이 핵심 단계는 미국 산업과 노동자들이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의 무역협정의 완전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관세 인하로 인한 실적 개선 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현대차의 경우 25% 관세가 연간 약 6조3000억원의 영업손실 요인이었지만, 15% 인하로 약 2조4000억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는 약 1조6000억원의 이익 개선이 예상된다.
고환율 환경이 수출 경쟁력 강화
최근 지속되는 고환율도 자동차주에 강력한 긍정 신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70원 안팎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지난 6월 1350원 수준이었던 환율이 1500원대를 바라볼 정도로 급등했다. 자동차와 같은 수출기업은 수출대금을 대부분 달러화로 받는다.
환율이 올라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환차익을 볼 수 있다. 환율이 100원 상승할 경우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2조2000억원, 기아는 1조3000억원가량 증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증권가에선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국내 자동차업계 전체 매출은 약 4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환율 수준이 유지될 경우 4분기 실적 개선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격적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가 수익률 견인
현대차그룹의 주주환원 정책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향후 3년간 4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밝혔다. 올해 최소 배당금을 주당 1만원 이상으로 확정하고, 내년부터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TSR) 35%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아 역시 2025년~2027년까지 총 주주환원율을 35%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으며, 배당성향 하한을 기존 20% 이상에서 25%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연간 주당 5000원 이상의 배당금 지급을 매년 실시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 역시 2025년~2027년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에서 총주주환원율 3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2025년 중간배당을 주당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증권가, 추가 상승 여력 있다고 판단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관세 부담에 짓눌려 온 자동차 관련주에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한다. 현대차의 증권가 평균 목표주가는 약 33만700원으로, 현 주가 대비 약 20%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 기아는 14만4700원으로 역시 현 주가 대비 20% 이상 높다.
유민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관세 소급 적용으로 추가적인 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차와 HL만도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관세 인하 이후 완성차의 급등세가 HL만도, 에스엘, 현대위아, 넥센타이어 등 부품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자동차 산업의 '거듭나기' 시작
관세 소급 인하는 일본과 EU와 동일한 경쟁 조건을 의미한다. 오는 2월 미국의 신 정부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현대차와 기아가 직면했던 가격 경쟁력 약화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환율 환경 속에서도 자동차 부품 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구조적 과제가 남아 있지만, 실적 개선 기대감과 주주환원 정책의 시너지가 자동차주의 지속적 상승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