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비 대신 밤새 전기값" 전기차, 2년이면 가솔린차 따라잡는다

Veloz 연구는 전기차가 가솔린차 대비 2년 내 경제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행거리, 충전 환경, 보조금 등 개인의 상황에 따라 손익분기점이 달라지므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유비 대신 밤새 전기값" 전기차, 2년이면 가솔린차 따라잡는다
"주유비 대신 밤새 전기값" 전기차, 2년이면 가솔린차 따라잡는다

가솔린 가격을 5만 원 이상 주고 짐작한다면, 전기차 소유자는 밤새 집에서 15,000원 정도로 완전 충전을 마친다. 이 단순한 수 개월 간의 반복이 얼마나 큰 경제적 격차를 만드는지 보여주는 미국 비영리단체 Veloz의 최신 연구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이 흐름은 예외가 아니다.

초기 구매가 부담에도 전기차가 결국 승자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점점 더 많은 운전자들이 경험하고 있는 이 현실을 데이터로 검증해본다.

주행거리 1km당 비용,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의 1/3 수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경제성 격차는 충전소와 주유소에서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다. 한전 완속 충전 기준 kWh당 약 110150원이 드는 가정 내 밤간 충전은, 리터당 1,6001,800원대의 휘발유 가격 앞에서 압도적으로 저렴하다.

킬로미터당 연료비만 비교해도 전기차의 우위는 명확하다. 현대 아이오닉5(전기차) 기준 5km/kWh의 에너지 효율로 km당 약 30원대의 충전 비용이 발생하는 반면, 투싼 가솔린(12.7km/ℓ, 휘발유 1,639원/ℓ)은 km당 129원이 소요된다. 3배 이상의 차이다.

Veloz 연구에서 제시한 '완전 충전 1회 대비 전체 주유 1회' 비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일반적인 53리터 연료탱크를 채우는 비용이 85,000원 대에 이르는 반면, 가정용 야간 할인 충전으로 배터리를 완전히 채우는 비용은 15,000원 내외다. 한 번의 에너지 보충 사이클에서만 70,000원의 격차가 발생하는 셈이다.

전기 요금이 최근 인상되었음에도 이 우위는 유지된다. 2025년 한전 급속 충전 요금 인상으로 350원/kWh까지 오른 상황에서도, 휘발유의 절반 수준 이상으로 경제적이라는 평가다.

370회 충전으로 초기 가격 프리미엄 상쇄...얼마나 오래 걸릴까?

한국 시장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아이오닉5는 정부 보조금(약 530~580만 원) 적용 후에도 기본가가 4,500만 원 중반대다. 동급의 투싼 가솔린 3,200만 원대와 비교하면 1,300만 원 이상 비싸다.

Veloz 연구는 이 초기 가격 격차를 상쇄하려면 완전 충전 약 370회가 필요하다고 제시한다. 연료비 절감액이 누적되어 초기 투자 프리미엄을 회수하는 순간을 의미한다.

현실적으로는 얼마나 소요될까? 격일(하루 걸러 하루)로 충전하는 장거리 운전자를 기준으로 하면 약 740일, 즉 2년 내외가 된다. 한국의 평균 자동차 보유 기간이 약 5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손익분기점 이후 최소 3년간 순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연간 주행거리 2만km 기준의 일반 운전자라면 충전 빈도가 낮아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반면 연간 3만km 이상 주행하는 영업용·장거리 운전자라면 2년 근처에서 달성 가능하다. 주행 패턴에 따라 최대 3~4배 차이가 난다.

5년 보유 기준 총 비용 비교: 아이오닉5가 월 7만 원대로 최저

총소유비용(TCO) 관점의 실제 사례가 더 설득력 있다. 2025년 현대 차량 기준 연간 2만km 주행을 가정한 5년 보유 시뮬레이션을 보자.

항목아이오닉5 (전기차)투싼 하이브리드투싼 가솔린
초기 구매가(보조금 적용)약 4,580만 원약 3,856만 원약 3,243만 원
월 할부금약 53만 원약 36만 9,580원약 28만 9,700원
월 충전/유류비약 7만 3,000원약 16만 8,000원약 21만 5,000원
월 정비/소모품비약 3만 3,000원약 8만 3,000원약 10만 원
월 총 유지비약 63~67만 원약 62~69만 원약 60~69만 원

놀랍게도 월간 총 비용에서 아이오닕5가 가장 저렴한 범위에 진입한다. 초기 할부금이 높지만, 충전·정비 비용에서의 압도적 우위가 이를 만회한다. 연간 주행거리가 3만km로 늘어나면 격차는 더욱 벌어져, 전기차 운전자의 월간 비용이 70만 원 내외로 유지되는 동안 가솔린차는 80만 원에 육박한다.

다만 저주행 운전자(연간 1만5,000km 이하)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 경우 아이오닉5는 월 59만 원대지만, 투싼 가솔린은 49만 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나타난다. 주행거리가 적으면 초기 구매비의 우위성을 활용하는 내연기관차가 유리하다는 의미다.

전기요금 인상에도 '여전히 저렴'...왜?

2024년부터 2025년 사이 한전 충전 요금은 70% 가까이 인상되었다. 이에 따라 가정용 완속 충전은 110원대에서 290~300원대로 크게 올랐고, 급속 충전은 350원/kWh까지 상향됐다.

이런 와중에도 Veloz 연구는 전기요금이 더 오르더라도 테슬라를 포함한 전기차 충전이 휘발유 구매보다 여전히 저렴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이는 휘발유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을 전제한다.

실제로 완속 충전이 290원/kWh까지 올라도, 급속 충전(350원/kWh)의 6070% 수준이고, 여전히 휘발유 대비 5060% 수준이다. 배터리 효율이 우수해서다.

다만 주의할 점은 한전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다. 2025년 상반기 이미 두 차례 인상이 있었고,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한 추가 인상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현재의 경제성이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보장할 순 없다.

보조금 축소는 역풍...선택지는 좁혀지나

2025년 한국 전기차 구매 환경은 양극단을 맞이했다. 정부 보조금 최대액이 전년 대비 70만 원 줄어든 580만 원(중대형)으로 축소되고, 보조금 전액 지급 기준 가격도 5,300만 원으로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중저가 전기차에 정책 지원이 집중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차량 가격이 4,500만 원 미만인 소형차는 6개월 동안 할인액 추가 보조금까지 받을 수 있지만, 고가 차량으로 갈수록 지원이 급격히 줄어든다. 전형적인 '형평성 논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대목이다.

특히 테슬라 같은 수입 전기차는 NCM 배터리 구성비 등 안전 계수 신설로 인해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결국 현대·기아 등 국산 중저가 전기차를 선택하는 소비자에게는 경제성이 더욱 극대화되는 현상이 생긴다.

결국 누가 지금 전기차를 사야 하나?

데이터는 명확하다. 연간 2만km 이상 주행하는 운전자라면 전기차는 합리적 선택이다. 초기 투자가 크지만 3~5년 내에 총비용에서 우위를 점한다. 특히 직업상 주행거리가 많은 택시·배달 운전자 같은 집단이라면 2년 내외의 손익분기점은 매력적이다.

반면 연간 1만5,000km 이하의 저주행 운전자라면 신중해야 한다. 초기 구매가 부담을 연료비 절감으로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배터리 열화, 무상 보증 기간 만료 후 교체 비용 등 미래의 불확실성도 고려해야 한다.

충전 인프라 여건도 중요하다. 집에 완속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야간 저가 충전의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반대로 공동주택 거주자라면 급속 충전소 의존도가 높아져 경제성이 떨어진다.

정부 보조금도 변수다. 2025년의 축소 추세가 계속되면 초기 가격 프리미엄이 더 증가하고, 손익분기점은 뒤로 밀릴 것이다. 올해 또는 내년 초 구매를 고려한다면, 현재의 보조금 수준을 활용할 수 있는 '황금시기'라는 평가도 일리가 있다.

Veloz 연구가 제시한 2년의 손익분기점이 한국 현실에서는 개인의 주행 패턴, 충전 환경, 보조금 시점에 따라 1년에서 4년까지 유동적으로 변한다. 그렇기에 '구매 결정'보다는 '나의 운전 방식에 맞는 선택'이 우선되어야 한다. 아이오닉5가 좋은 차라고 해서, 남도 사는 차라고 해서 같은 경제성을 누린다는 보장은 없다. 자신의 주행거리 패턴과 충전 환경을 솔직하게 점검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자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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