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부활·테슬라 약진, 한국차 주춤’… 美 컨슈머리포트 車 브랜드 순위가 던지는 경고장

컨슈머리포트의 최신 자동차 브랜드 평가에서 스바루, 혼다 등 일본 브랜드와 테슬라가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한국 브랜드는 정체하거나 하락했다. 하이브리드차가 신뢰성에서 우위를 보였다.

‘일본차 부활·테슬라 약진, 한국차 주춤’… 美 컨슈머리포트 車 브랜드 순위가 던지는 경고장
‘일본차 부활·테슬라 약진, 한국차 주춤’… 美 컨슈머리포트 車 브랜드 순위가 던지는 경고장

일본차·테슬라 약진, 한국차 주춤…무슨 일이 벌어졌나

미국 유력 소비자 전문 매체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가 공개한 최신 자동차 브랜드 평가에서 일본 브랜드와 테슬라가 두각을 나타낸 반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한국 브랜드는 정체 또는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평가는 컨슈머리포트가 매년 내놓는 ‘자동차 브랜드 리포트 카드’의 일환으로, 200여 개 신차의 도로 주행 테스트 결과와 회원 설문을 기반으로 한 신뢰성, 소유자 만족도, 안전성 등을 종합해 브랜드별 점수를 매긴 것이다. 2026년 연간 오토 리포트 카드의 경우 약 38만대(2000~2025년식, 일부 2026년식 포함)의 실제 차량 데이터를 토대로 브랜드 순위가 산출됐다.

이번 평가에서 스바루는 종합 점수 82점으로 BMW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포르셰(79점), 혼다(76점), 도요타(75점), 렉서스(75점)가 그 뒤를 이었다. 테슬라는 72점을 기록하며 10위까지 올라섰고, 한국 브랜드인 현대차(74점)는 8위로 제자리, 기아(72점)는 12위로 5계단 하락, 제네시스(69점)는 15위로 2계단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브랜드 성적 한눈에 보기

브랜드점수(종합)순위전년 대비 변화(계단)
스바루82점1위- (기사 미언급)
BMW-2위- (기사 미언급)
포르셰79점3위- (기사 미언급)
혼다76점4위▲1
도요타75점5위▲4
렉서스75점6위▼3
현대차74점8위변동 없음
테슬라72점10위▲8
기아72점12위▼5
제네시스69점15위▼2

일본 브랜드, ‘검증된 설계+하이브리드’로 상위권 재장악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브랜드 평가에서 스바루, 혼다, 도요타, 렉서스 등 일본 브랜드들이 다시 상위권을 장악했다. 컨슈머리포트 자동차 테스트 수석 디렉터 제이크 피셔는 스바루에 대해 “우수한 성능과 편안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시승 때 바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는 영역에서도 탁월하다”며, 부품 공유 전략을 통해 ‘일관되게 뛰어난 신뢰성’을 확보한 점을 최고 브랜드 선정 이유로 꼽았다.

일본 브랜드 강세의 배경에는 두 가지 축이 뚜렷하다.

보수적 설계 변화와 검증된 부품 사용 일본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파워트레인·섀시 등 핵심 구조를 자주 바꾸기보다, 이미 검증된 플랫폼과 부품을 수년 간 다듬는 ‘점진적 개선’ 전략을 택해 왔다.

컨슈머리포트의 신뢰성 분석에서는 대규모 풀체인지나 신규 파워트레인 도입 시 초기 결함이 늘고, 동일 설계를 유지할수록 문제 발생률이 줄어드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하이브리드 강세 컨슈머리포트의 최신 신뢰성 조사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여전히 가솔린 전용 모델보다도 평균적인 문제 발생 건수가 적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워트레인’으로 평가됐다.

토요타·혼다·렉서스 등 일본 브랜드는 이미 수십 년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축적·개선해 왔으며, 이 기술적 저력이 브랜드 전체 신뢰도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전략 덕분에 혼다와 도요타는 각각 1계단, 4계단씩 순위를 끌어올렸고, 렉서스는 3계단 내려갔음에도 여전히 상위권에 안착하는 저력을 보였다.

한국차, 점수는 준수하지만 ‘성장 피로’…정체·하락의 이면

한국 브랜드는 점수 자체만 놓고 보면 여전히 상위권에 속한다. 현대차는 74점으로 8위, 기아는 72점으로 12위, 제네시스는 69점으로 15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작년과 비교하면 현대차는 제자리, 기아와 제네시스는 각각 5계단, 2계단 하락하며 ‘성장 피로’가 드러난 모습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짧은 상품주기와 잦은 부분변경 현대차·기아는 디자인과 인포테인먼트, 편의장비 경쟁력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키워 왔지만, 그만큼 모델 변경·부분변경 주기도 짧다.

컨슈머리포트 데이터에서, 설계 변경이 잦은 모델은 초기 2~3년간 크고 작은 결함 신고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러한 패턴이 브랜드 전체 신뢰성 점수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전동화 전환기 ‘학습 비용’ 글로벌 조사에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통적인 가솔린·하이브리드 차량보다 평균적으로 더 많은 문제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E-GMP 등)을 앞세운 한국 브랜드는 빠른 전동화 확산의 성과를 내는 동시에, 초기 품질 안정화 과정에서 ‘학습 비용’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브랜드 이미지와 실제 품질의 시차 컨슈머리포트는 브랜드 평가에 실제 고장·결함뿐 아니라, 소유자 만족도와 향후 재구매 의향 등 ‘인지적·정서적’ 요인도 반영한다.

한국차는 동급 대비 옵션·디자인 경쟁력이 높음에도, 미국 시장에서의 장기 내구성과 중고차 가치 이미지가 일본차만큼 공고하지 않은 점이 완전한 상위권 진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즉, 한국차는 ‘가성비 좋고 잘 나가는 차’에서 ‘오래 타도 안 망가지는 차’로 인식 전환을 이뤄내야 컨슈머리포트 상위권 진입이 가능하다는 신호를 받은 셈이다.

테슬라, “크게 바꾸지 않은 용기”가 신뢰도 끌어올렸다

이번 평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72점을 얻어 10위에 오르며 무려 8계단을 뛰어올랐다.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컨슈머리포트의 최신 신뢰성 평가에서 처음으로 상위 10위권에 진입하며 ‘문제 많은 전기차’라는 기존 이미지를 상당 부분 털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컨슈머리포트 제이크 피셔는 CNBC 및 해외 매체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개선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테슬라는 과거 조립 품질과 전자장비 결함 등으로 낮은 신뢰성 평가를 받아 왔지만,

최근에는 모델 3·모델 Y 등 주력 모델을 동일 공장에서 유사한 설계로 장기간 생산하면서, 품질 문제를 하나씩 개선해 나가는 방식으로 신뢰도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그는 “테슬라는 기존 제조사와 달리 여러 모델에 대대적인 설계 변경을 자주 하지 않기로 한 선택이 신뢰도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는 전언이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동일한 모델을 계속 다듬는 방식으로 개선해 왔지만, 5~10년 된 구형 테슬라 모델들의 신뢰성을 보면 여전히 모든 브랜드 중 최하위 수준”이라며, 과거의 약점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즉, 최근 몇 년 사이 출시·개선된 테슬라 차량의 품질은 눈에 띄게 나아졌지만, 중고차 시장에 깔려 있는 구형 테슬라의 낮은 내구성 평가는 여전히 브랜드 장기 신뢰성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컨슈머리포트 평가지표가 말해주는 ‘진짜 경쟁력’

컨슈머리포트의 자동차 브랜드 리포트 카드는 단순한 설문 조사나 시승단 평가에 그치지 않는다. 이번 2026년 리포트 카드 기준을 보면,

도로 주행 테스트(Road Test): 가속·제동·조향·승차감·소음·연비 등 정량·정성 평가

신뢰성(Reliability): 최근 3개년 모델을 중심으로, 실제 차주들이 신고한 고장·결함 데이터를 집계

소유자 만족도(Owner Satisfaction): 재구매 의향, 추천 의향, 전반적 만족도 조사

안전성(Safety): 충돌 테스트 결과, 능동 안전장비(충돌 방지, 차선 유지 보조 등) 탑재 여부·성능

유지·수리 비용(Maintenance & Repair Costs): 보증기간 이후 수리 비용과 빈도 등(최근 리포트부터 반영)

이 모든 요소를 통합해 브랜드별 점수를 산출하기 때문에, “잘 달리는 차”가 아니라 “오래·안전하게·만족스럽게 탈 수 있는 차”를 가려내는 지표에 가깝다.

또한 컨슈머리포트는 광고를 받지 않고, 테스트 차량도 직접 구매하는 비영리 기관이라는 점에서 상업적 이해관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평가로 인식돼 왔다.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고차·신차 구매 의사 결정 시 컨슈머리포트 순위를 적극 참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가솔린차 제치고 ‘실속파’로 부상

이번 브랜드 평가와 함께 공개된 최신 신뢰성 조사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은 다시 한 번 ‘가장 적은 문제를 일으키는 파워트레인’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컨슈머리포트는 약 38만대의 차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전용 차량보다도 결함 신고가 적고,

순수 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여전히 하이브리드·가솔린차 대비 더 많은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배터리·구동 모터·충전 시스템 등 복잡한 전동화 부품이 추가되면서, 전기차·PHEV 초기 모델들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쪽에서 크고 작은 문제를 겪는 비중이 높았다. 다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년 대비 결함 격차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순수 전기차도 전년보다 문제 발생 건수가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전동화 차량의 신뢰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동시에 확인됐다.

이러한 흐름은 “지금 당장 안정적으로 탈 차를 원한다면 하이브리드, 다만 장기적으로는 EV 신뢰성도 개선될 것”이라는, 소비자 입장에서 현실적인 선택 기준을 제시한다.

한국 완성차 업계에 던지는 세 가지 시그널

이번 컨슈머리포트 브랜드 평가에서 드러난 일본차·테슬라 강세와 한국차 정체는 단순 순위 경쟁을 넘어, 한국 완성차 업계에 세 가지 메시지를 던진다.

“빠른 변화”에 “신뢰의 축적”을 더할 때 한국차는 디자인·편의장비·전동화 속도에서 이미 글로벌 최상위권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일본차·테슬라처럼, 한 플랫폼·파워트레인을 장기간 다듬어 나가며 ‘10년 타도 안 불안한 차’라는 실사용 신뢰를 축적하는 단계다.

전동화 전략의 속도·범위를 조정할 필요 세계적으로 EV 신뢰성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하이브리드·가솔린차보다 문제 비율이 높다.

토요타·혼다처럼 하이브리드 비중을 높여 ‘수익과 신뢰’를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과, 테슬라처럼 제한된 라인업을 집중 개선하는 전략 사이에서, 한국차 역시 차급·시장별 최적 조합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 스토리의 재구성 미국 소비자의 머릿속에서 “끝까지 고장 안 나는 차”는 여전히 도요타·혼다·렉서스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현대·기아·제네시스는 이미 품질 지표가 크게 개선됐음에도, 이러한 인식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면 컨슈머리포트 상위권 진입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장기 보증, 중고차 가치 보장 프로그램, 실사용 내구 데이터 공개 등으로 브랜드 스토리를 “가성비”에서 “신뢰”로 확장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소비자에게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컨슈머리포트의 이번 평가와 신뢰성 조사는 향후 몇 년간 차량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에게도 분명한 시사점을 던진다.

안전·신뢰성 우선이라면: 스바루, 혼다, 도요타, 렉서스 등 상위 일본 브랜드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우선 검토할 만하다.

전기차를 고려한다면: 테슬라처럼 설계 변경이 잦지 않고, 몇 년간 생산되며 품질이 다듬어진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국차 구매를 염두에 둔 소비자라면: 단기적인 옵션·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컨슈머리포트가 제공하는 차종별 신뢰성·소유자 만족도 데이터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컨슈머리포트의 순위는 어디까지나 하나의 참고 지표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일본차의 재부상, 테슬라의 약진, 한국차의 정체라는 이번 결과는, 세계 자동차 시장이 이제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신뢰성과 전동화 전략, 그리고 브랜드 스토리까지 총체적인 경쟁 단계로 넘어섰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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