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차세대 베이온, 스웨덴 북극권에서 포착…2027년 진화된 모습으로 돌아온다
현대자동차가 스웨덴 북부 북극권 일대에서 차세대 베이온(BAYON)의 겨울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그 실체가 드러났다. 이번에 포착된 프로토타입은 기존의 두꺼운 캔버스 위장막 대신 비닐 랩 필름으로 차체를 감싸 디자인의 세밀한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스웨덴 겨울 테스트로 드러난 차세대 베이온의 실체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스칸디나비아 지역을 겨울철 내구성 및 주행 테스트의 최적지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신형 베이온의 경우 폐쇄된 테스트 구역 입구 인근에서조차 복수의 프로토타입이 노출될 만큼 테스트 물량이 늘어났고, 이는 개발이 본격 궤도에 올랐음을 시사한다.
필자가 보기에 현대차의 이런 공격적인 일정은 유럽 소형 SUV 시장의 경쟁 격화와 무관하지 않다. 토요타 야리스 크로스, 혼다 HR-V 등 일본 브랜드는 물론이고 르노, 푸조, 폭스바겐까지 B-세그먼트 크로스오버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현대차가 2027년 중반 출시를 목표로 잡은 것은 시장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실제로 2026년 상반기에는 아이오닉 3, 하반기에는 신형 투싼 출시가 예정되어 있어 베이온은 자연스럽게 2027년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플랫폼 확대와 디자인 진화
BC4라는 내부 코드명으로 불리는 차세대 베이온은 단순한 페이스리프트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세대로 거듭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차체 크기 증가다. 휠베이스, 전장, 트랙 폭 모두 늘어나면서 실내 공간과 적재 능력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시장에 출시된 2세대 베뉴(Venue)의 경우 전폭 30mm, 전고 48mm, 휠베이스 20mm가 확대된 사례를 참고하면 베이온 역시 유사한 성장 폭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가족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세련미를 더했다. 전면부의 얇은 DRL(주간주행등) 바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좌우로 뻗어나가는 형태가 부드러워지고 중앙부는 광택 블랙 패널로 처리돼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메인 헤드램프는 여전히 하단에 배치되지만 형상이 새롭게 디자인됐으며, 라디에이터 그릴 패턴도 변경된다. 측면에서는 A필러 각도는 비슷하게 유지되지만 루프라인이 뒤쪽으로 갈수록 더 가파르게 떨어지며 플로팅 루프 효과를 극대화했다. 17인치 휠이 장착된 모습은 스포티한 인상을 배가시키며, 벨트라인이 높아지고 C필러의 작은 삼각창이 사라진 점도 확인된다.
후면부 디자인은 가장 큰 변화를 겪었다. 기존 모델의 수직형 리어램프는 테일게이트로 이동하며 복잡한 입체 구성을 갖췄다. 일부 요소는 플러시 타입으로 처리되고 일부는 수직으로 길게 늘어나며, 하단에는 수평 섹션이 추가되어 시각적 넓이감을 준다. 루프 스포일러 위의 제3 제동등은 N 라인을 연상시킬 정도로 공격적인 디자인을 채용했다는 점에서 고성능 트림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한다. 다만 후방 카메라 위치가 다소 애매한 곳에 배치된 모습이 포착됐는데, 이는 프로토타입 단계의 임시 조치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N 라인 트림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확대
이번 스파이샷에서 특히 흥미로운 점은 N 라인 트림의 존재가 명확히 확인됐다는 것이다. 스포티한 전후방 범퍼와 전용 디자인 요소를 갖춘 N 라인 베이온은 소형 SUV 시장에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견해로는 이 전략이 상당히 영리하다. 유럽 소비자들은 실용성과 함께 주행 감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데, N 라인은 가격 부담 없이 스포티함을 경험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N 브랜드를 확장하면서 i30 N, 코나 N 등으로 성공을 거둔 점을 고려하면 베이온 N 라인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다.
파워트레인 구성 역시 주목할 만한 변화다. 차세대 베이온은 순수 내연기관 외에도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모두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유럽에서 판매 중인 베이온이 1.0리터 터보 GDi 엔진에 48V MHEV를 결합해 100PS와 120PS 두 가지 출력을 제공하는 것과 비교하면 큰 진전이다. 48V 시스템은 0.44kWh 리튬이온 배터리와 마일드 하이브리드 스타터 제너레이터(MHSG)로 구성되며, 최대 12kW의 회생제동 에너지와 55Nm의 토크를 MHSG 샤프트에서 발생시킨다. 이는 연비 개선과 함께 저속 가속 시 전기 모터의 보조 역할을 통해 운전 질감을 높인다.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추가는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유럽 시장 대응 차원에서 필수적이다. 일부 매체는 차세대 베이온이 순수 내연기관 옵션 없이 모든 라인업을 하이브리드화할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이는 현대차가 전동화 전략을 소형 SUV 세그먼트까지 적극 확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필자는 이 방향이 올바르다고 본다. 유럽연합의 2035년 내연기관 판매 금지 방침과 각국의 배출가스 규제를 고려하면 지금부터 하이브리드 기술을 표준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실내 기술 진화와 디지털 중심 구성
비록 실내 이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대차의 최근 행보를 보면 예측은 어렵지 않다. 신형 베이온에는 풀 디지털 계기판과 대형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될 것이 확실하다. 특히 현대차의 차세대 커넥티비티 플랫폼인 ccNC와 PLEOS(Hyundai Connect) 시스템이 적용되어 AI 음성인식, 클라우드 기반 앱, OTA(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인도형 2세대 베뉴가 12.3인치 듀얼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와 NVIDIA 기반 인포테인먼트, 보스 8스피커 오디오를 제공하는 것을 보면 베이온 역시 유사하거나 그 이상의 사양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안전 및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기존 베이온이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ISLA) 등을 제공했다면, 차세대 모델은 레벨2 수준의 ADAS를 기본으로 탑재하고 스탑앤고 기능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유지 보조, 전·후방 충돌방지 보조 등을 제공할 것이다. 서라운드 뷰 모니터와 주차 보조 시스템도 상위 트림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필자의 시각에서 현대차가 베이온에 이 정도 기술을 투입하는 것은 프리미엄 지향 전략의 일환이다. 과거 소형 SUV는 가격 경쟁력만 강조했지만, 이제는 첨단 기술과 편의사양이 구매 결정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현대차는 이를 정확히 읽고 베이온을 '작지만 고급스러운' 모델로 포지셔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시장 출시 가능성과 전망
베이온은 유럽 전용 모델로 기획됐지만, 최근 한국 시장 도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현대차가 2026년 1월 20일 특허청에 '베이온' 상표를 출원한 뒤 1월 28일 우선심사를 신청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상표권 출원은 시장 진입을 위한 선행 절차이며, 특히 우선심사 신청은 빠른 시일 내 사업화 의지를 나타낸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생산보다는 수입 모델 형태의 도입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문학훈 오산대 교수는 "이 차급을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인건비와 공정 구조상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며 "베이온이 실제 검토된다면 국내 생산보다는 수입 또는 별도 생산 방식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 베이온은 터키 현지 합작법인에서 유럽 시장을 겨냥해 생산되고 있으며, 국내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생산되는 캐스퍼와는 생산 구조가 다르다.
필자는 한국 시장 도입이 이뤄진다면 베이온이 현대차 국내 라인업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본다. 현재 국내에는 캐스퍼(경차), 베뉴(소형 SUV), 코나(준중형 SUV)가 있는데, 베이온은 베뉴와 코나 사이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 특히 유럽 감성의 디자인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친환경 차량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요소다. 다만 가격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수입 모델로 들어올 경우 관세와 물류비용이 더해져 베뉴나 코나 대비 가격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 교수가 언급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같은 생산 자동화 기술의 도입은 장기적으로 소형 차량의 국내 생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현대차가 베이온 상표권 확보를 통해 생산 효율화 전략의 전환점을 마련하려는 의도라면, 이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구조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차세대 베이온은 2027년 중반 유럽 시장에서 먼저 선보일 것이며, 한국 시장 도입은 그 이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상표권 확보에 나선 만큼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실제 출시 여부는 유럽 시장 반응과 국내 생산 전략의 구체화 여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