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추락, 테슬라 '국민차' 등극"…자동차 시장 대지진, 11월 판매 순위가 보여준 충격적 반전

2024년 11월 국내 자동차 시장은 현대·기아의 판매 감소와 중견 3사의 위기 속에서 테슬라 모델Y가 국산 주요 차종을 앞지르는 충격적인 반전이 있었다. 경기 침체와 전기차 보조금 소진이 판매 급감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기아 추락, 테슬라 '국민차' 등극"…자동차 시장 대지진, 11월 판매 순위가 보여준 충격적 반전
현대·기아 추락, 테슬라 '국민차' 등극"…자동차 시장 대지진, 11월 판매 순위가 보여준 충격적 반전

11월 내수 시장, 6% 급감하며 경기 침체 경고등

2024년 11월 국내 자동차 내수 판매는 약 11만5933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 이는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완성차 5개사의 11월 글로벌 판매량도 66만899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86% 감소하며 2개월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법인 및 자영업자의 차량 구매 감소가 두드러지면서 자동차 시장 전반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고금리 부담과 경기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를 미루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현대·기아 내수 부진 속 제네시스만 홀로 선전

현대차는 11월 국내에서 6만1008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3.4% 감소했고, 기아 역시 4만7256대 판매로 1.6%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의 양강 체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제네시스만이 예외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제네시스는 11월 1만1465대를 판매하며 전월 대비 27%나 증가했고, 전년 대비로도 유일하게 판매량이 늘어난 국산 브랜드가 됐다. 이는 'GV80 8040 프로모션'과 같은 공격적인 금융 할부 프로그램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제네시스는 모빌리티 차량 반납 유예 할부를 통해 원금 유예율을 기존 60%에서 68%로 상향 조정하며 GV80 2.5 터보 모델을 월 40만원대 납입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쏘렌토 독주, 월 1만대 돌파로 '국민 SUV' 등극

차종별로는 기아 쏘렌토가 11월 1만47대를 판매하며 국산차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단일 모델이 한 달에 1만대를 넘기는 것은 매우 드문 기록으로, 쏘렌토는 내연기관·하이브리드 통합 기준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냈다. 이는 전월 대비 2472대(31%)나 증가한 수치다.

쏘렌토의 성공 비결은 구형 플랫폼임에도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 신뢰성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 중형 SUV 등급의 현대 싼타페가 11월 7576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쏘렌토의 우위는 더욱 명확해진다.

기아의 다른 주력 모델로는 카니발 7516대, 셀토스 4887대, 레이 4417대가 뒤를 이었다. 현대차는 싼타페에 이어 쏘나타 6658대, 투싼 5583대, 아반떼 5283대, 그랜저 5047대 순으로 판매됐다.

한국GM·르노코리아 위기 심화, 중견 3사 '보리고개'

한국GM은 11월 내수에서 973대만 판매하며 전년 대비 46.6% 급감했다. 월 1000대도 채우지 못하는 수준으로, 한국GM의 존속 자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내수 판매의 대부분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819대가 차지했다.

르노코리아도 11월 총 4649대(내수 3575대, 수출 1074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69.4% 급감했다. 그랑 콜레오스 2403대가 내수 판매를 견인했지만, 보조금 소진과 신차 지연으로 실적이 반 토막 났다. KGM 역시 액티언 693대, 토레스 644대, 렉스턴 스포츠 616대 등 총 3309대를 판매하며 26.5% 감소했다.

중견 3사의 내수 부진은 신차 부재와 하이브리드·전기차 전환 지연이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차와 기아가 매년 신차와 전동화 모델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동안, 중견 3사는 경쟁력을 잃어갔다.

전기차 보조금 소진 후폭풍, 국산 전기차 판매 '바닥'

올해 전기차 보조금은 예년보다 빨리 소진되며 8월 말 기준 전국 20여개 지자체에서 조기 마감됐다. 환경부가 공고 시점을 3월에서 1월로 앞당기면서 4월에는 이미 20개 이상 지자체에서 보조금이 동났다.

보조금 소진 후 현대·기아의 전기차 판매는 급감했다. 현대 아이오닉5는 11월 690대로 전년 대비 37.8% 감소했고, 아이오닉6는 244대로 33.5% 줄었다. 기아 EV6도 국내에서는 부진한 판매를 보였지만, 미국에서는 11월 1887대를 팔며 월간 판매 신기록을 세우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업계는 보조금 없이는 국산 전기차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다고 지적한다. 미국에서는 9월 말 세액공제(대당 7500달러)가 종료되면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61.6% 감소하기도 했다.

테슬라 모델Y, '실질적 4위 차종' 등극의 충격

11월 수입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7632대를 판매하며 브랜드 1위를 차지했고, 특히 모델Y는 6180대가 팔리며 수입차 단일 차종 1위에 올랐다. 이는 국산차와 비교해도 아반떼(5283대), 투싼(5583대), 쏘나타(6658대)를 모두 앞서는 수치다.

테슬라 모델Y가 한 달에 6000대 이상 팔린 것은 전기차 보조금 소진 상황에서 더욱 놀라운 결과다. 업계는 모델Y의 합리적인 가격과 상품성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국산 중형 SUV 풀옵션 모델과 가격이 겹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테슬라를 선택했다.

수입차 브랜드 순위로는 테슬라(7632대)에 이어 BMW(6526대), 메르세데스-벤츠(6139대), 볼보(1459대)가 뒤를 이었다. 차종별로는 테슬라 모델Y(6180대), 벤츠 E클래스(2790대), BMW 5시리즈(1853대), 테슬라 모델3(1412대) 순이었다.

BYD·폴스타, 자체 보조금으로 '역주행'

보조금 소진 이후 국산 전기차가 부진한 가운데, 자체 보조금을 지원하는 수입 전기차 브랜드들은 오히려 선방했다. 중국 브랜드 BYD는 11월 1164대를 판매하며 전월 대비 41.3% 증가했고, 브랜드별 순위 5위에 올라 한국GM 쉐보레(973대)를 앞질렀다.

BYD는 올해 1~11월 누적 4955대를 판매하며 전체 26개 수입차 브랜드 중 10위에 올랐다. 배터리·모터·전력제어 시스템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생산해 원가를 절감한 것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폴스타, 폭스바겐, 스텔란티스(지프·푸조) 등도 정부 보조금 대신 자체 보조금을 지급하며 고객을 유치했다. 폭스바겐은 ID.5 구매 고객에게 자체 보조금을 지급했고, 스텔란티스는 지프 어벤저와 푸조 e-2008에 국고 보조금 추정치를 선지급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업계는 이러한 자체 보조금 지원이 가격 접근성을 확보해 소비자 이탈을 막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한다.

미국 시장도 '인센티브 전쟁', 현대차 할인 확대

미국 시장에서도 경기 둔화로 인센티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아이오닉5·6 구매 시 최대 7500달러(약 104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버티고 있다. 당초 6월까지 진행하던 SUV 및 전기차 할인 기간을 9월까지 연장하며 프로모션을 지속했다.

현대차는 11월 미국에서 8만2306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 감소했지만, 기아는 7만2002대를 판매하며 역대 11월 기준 최고 판매 기록을 세우고 2.7% 증가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는 역대 최대인 3만6172대를 기록하며 48.9% 급증했다.

한국 자동차 시장의 미래는?

11월 판매 실적은 한국 자동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현대·기아의 내수 부진, 중견 3사의 몰락, 제네시스의 예외적 성장, 그리고 테슬라와 BYD 등 외국 브랜드의 약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의 전체 판매량 감소는 신차 부재에 더해 중국 완성차와의 글로벌 경쟁 확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신차가 없이는 전월 대비로도 판매량이 조금씩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테슬라 모델Y가 아반떼·투싼·쏘나타보다 많이 팔린 것은 한국 전기차 산업에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보조금 없이도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 수입 전기차에 맞서, 국산 전기차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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