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마다 ‘5분 예열’ 하는 운전자들, 엔진 수명 깎고 있었다
겨울철 시동 직후 5분 공회전이 오히려 엔진을 망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제조사 매뉴얼이 제시한 올바른 예열 시간은 30초에서 3분 내외. 잘못된 습관은 엔진 수명 단축으로 이어진다.
겨울철 자동차 시동 직후 바로 출발하면 정말 엔진에 안 좋을까?
이 질문에 자동차 정비 전문가들과 제조사들은 입을 모아 "예"라고 답한다. 다만 그 이유와 올바른 대처법은 많은 운전자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태다. 흔히 알려진 "5분을 공회전하며 예열해야 한다"는 상식은 이미 과거의 유산이 되었고, 오히려 잘못된 습관이 엔진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다.
겨울 시동, 엔진을 파괴하는 콜드 스타트의 위협
영하의 날씨에서 시동을 거는 순간, 엔진 내부에서는 치명적인 상황이 펼쳐진다. 저온에서 굳어진 엔진오일이 엔진 각 부위로 퍼지는 데 최소 5~7초가 필요한데, 이 짧은 시간 동안 엔진은 이미 회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콜드 스타트(Cold Start)라 부르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품 간의 마찰이 겨울철 엔진 마모의 주범이 된다.
겨울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엔진오일의 점도가 급격히 높아진다. 마치 꿀처럼 걸쭉해진 오일이 실린더 벽, 피스톤, 크랭크축 등 주요 부품까지 도달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윤활막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로 엔진이 가동되면, 금속 부품들이 직접 부딪히며 심각한 마모가 발생한다.
문제는 더 있다. 시동 직후 바로 히터를 최대로 틀고 출발하는 운전자들이 많은데, 이는 엔진에 이중 부하를 안긴다. 엔진 냉각수의 열을 이용하는 히터 시스템은 시동 직후 냉각수 온도가 충분히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작동하면, 냉각 시스템에 불필요한 부하가 가해진다. 장기적으로는 냉각 시스템에 슬러지가 쌓여 엔진 과열이나 부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회전 예열이 오히려 엔진을 망친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장시간의 공회전 예열이 엔진을 더 빠르게 망가뜨린다는 것이다. 많은 운전자들이 "엔진 온도가 올라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출발해야 한다"고 배웠지만,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BMW, 토요타 등 거의 모든 자동차 제조사의 매뉴얼은 과도한 공회전 예열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공회전 상태에서는 엔진 온도가 매우 천천히 올라간다. 냉각수와 엔진오일의 온도 상승이 더디기 때문에, 오히려 부품들이 장시간 저온에서 마찰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또한 공회전 중에는 배기장치의 정화 효율이 떨어져 과도한 배기가스가 발생하고, 연료도 낭비되며, 배터리까지 소진된다.
반면 부드럽게 서행하며 주행하면 엔진이 움직이면서 냉각수와 오일이 훨씬 빠르게 워밍업된다. 실험 데이터에 따르면 시동 후 30초 만에 서행 주행 시 냉각수 온도가 공회전의 5배 이상 상승한다. 차체 전체가 움직이면서 각 부품이 가동되므로 자연스럽게 엔진 전체가 따뜻해지는 원리다.

겨울철 시동 후 엔진 온도 상승 비교: 공회전 vs 서행 주행
디젤차와 터보차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디젤 차량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디젤 엔진은 연료 특성상 저온에서 시동과 초기 운행이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공식 매뉴얼에 따르면 터보차저 장착 디젤차의 경우 "운행 전 1~3분 정도 공회전을 시켜서 오일을 충분히 순환"시켜주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는 일반 휘발유 차량과 다른 조치로, 디젤 엔진의 고유한 특성 때문이다.
터보차저 장착 차량도 주의가 필요하다. 터보차저는 분당 5만~20만 회 이상으로 회전하는 고속 부품으로, 최악의 경우 터빈휠이 분당 20만 회 이상 회전한다. 냉간 상태에서 급가속하면 터빈 베어링이 제대로 윤활되지 못해 손상될 수 있다. 터보 오일 관리가 특히 중요한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올바른 겨울철 운전 방법은?
자동차 제조사들의 권장사항은 명확하다. 현대자동차 매뉴얼에는 "엔진 온도를 높이기 위해 시동 후 회전하지 마시고 적당한 속도로 서행 주행하십시오"라고 명시되어 있고, 기아자동차 매뉴얼은 "시동 후 30초에서 1분 내 출발 가능하며 급 출발을 피하십시오"라고 기록하고 있다.
현대·대우·기아 3사 연구소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승용차의 공회전은 겨울철이라 해도 1분30초에서 2분이 적당"하며, "일반적인 예열 시간은 30초에서 1분 정도면 충분하고, 추운 겨울이라면 3분 내외"가 적당하다고 나타났다.
올바른 겨울철 운전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시동을 건 직후 냉각수 온도가 충분히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히터를 최대로 켜는 것은 피해야 한다. 둘째, 시동 후 처음 35분 동안은 RPM을 2,000 이하로 유지하며 급가속을 피해야 한다. 셋째, 특히 디젤차나 터보차는 13분 정도의 적절한 공회전 후 부드럽게 출발해야 한다.
냉각수와 엔진오일 점검도 필수다. 겨울철 기온 저하로 냉각수가 얼 수 있으므로, 부동액 농도를 확인하고 부족한 경우 보충해야 한다. 냉각수 부족이나 부동액 농도가 낮으면 엔진 블록이나 라디에이터가 동파되는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 엔진 건강의 핵심 원칙
실제로 많은 운전자들이 겨울철 시동 직후 과도하게 공회전한 후 출발했을 때 변속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변속 시 충격이 느껴지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이는 변속기까지 냉간 상태에 있다는 신호며, 결과적으로 과도한 공회전 예열이 엔진과 변속기 모두에 부담을 안긴다는 의미다.
겨울철에 자동차 엔진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낡은 상식을 버려야 한다. 일반 차량은 시동 직후 바로 출발하되, 처음 몇 분간은 부드럽고 낮은 RPM으로 서행하면 된다. 디젤차나 터보차는 1~3분 정도의 적절한 공회전 후 신중하게 출발하면 된다. 이것이 바로 현대 자동차 제조사들이 공식 매뉴얼에 기록한 엔진 보호의 정답이다. 단 30초에서 3분 내외의 적절한 예열과 그 이후의 신중한 서행 운전으로, 당신의 자동차 엔진은 겨울을 무사히 견디고 더욱 오래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