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주행 중 추진력 상실 위험…토요타 5.5만 대 'e-CVT 인버터' 대규모 리콜

토요타가 미국에서 5.5만 대 규모의 하이브리드 인버터 결함으로 리콜을 실시했다. 볼트 체결 불량으로 고속 주행 중 추진력 상실 및 화재 위험이 있었고, 이는 하이브리드 시대의 품질 관리 중요성을 부각했다.

고속 주행 중 추진력 상실 위험…토요타 5.5만 대 'e-CVT 인버터' 대규모 리콜
고속 주행 중 추진력 상실 위험…토요타 5.5만 대 'e-CVT 인버터' 대규모 리콜

토요타가 미국 시장에서 대규모 리콜의 악재를 맞았다. 인버터 내부의 단자 연결 불량이 고속 주행 중 차량 마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취한 조치다. 하이브리드 전성 시대에 전력 전자 시스템의 기본 품질 관리 부재가 초래한 결과로 평가된다.

5만 5,405대 캠리·코롤라 크로스 하이브리드 대상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12월 23일 토요타가 2025~2026년식 일부 캠리 하이브리드와 2026년식 코롤라 크로스 하이브리드 5만 5,405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고 공표했다. 결함 원인은 하이브리드 동력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인버터(전력 변환 장치) 내부의 볼트 체결 불량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인버터는 고전압 배터리의 직류(DC) 전기를 교류(AC)로 변환해 모터에 공급하는 장치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중추 역할을 한다. 이 부품의 단자 연결 불량은 단순한 결함을 넘어 차량의 주행 안정성 자체를 위협한다.

제조 결함으로 추진력 상실 가능

문제의 심각성은 구체적이다. 인버터 내부의 볼트가 규정된 토크(회전력) 수준보다 덜 조여질 경우 접촉 저항이 증가한다. 고전압 전력 전자 장치의 특성상 이는 즉시 시스템 불안정으로 이어진다. 토요타와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접촉 불량이 심화되면 고속 주행 중 차량이 갑자기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고속도로 100km/h 이상의 속도에서 동력 상실은 치명적이다. 운전자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으며, 후속 차량과의 추돌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NHTSA와 토요타가 이 사안을 긴급 리콜 대상으로 분류한 배경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화재 위험이다. 인버터 단자의 접촉 불량이 심화되면 국부적 과열이 발생할 수 있다. 고전압 시스템에서 불완전한 전력 전달은 저항 발열을 야기하며, 이것이 축적되면 전자 부품 손상과 화재로까지 진행될 수 있다. 아직까지 공식 화재 사고 보고는 없지만, 예방적 조치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하이브리드 시장 급성장 속 신뢰도 위기

이번 리콜이 갖는 산업적 의미는 크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가 급증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행 캐미 라인업 자체가 사실상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인버터 결함은 소비자 신뢰를 직격한다.

토요타가 전 세계에서 하이브리드 기술의 선두주자로 자처한 가운데 벌어진 사건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하이브리드는 토요타의 차별화 전략의 핵심이었다. 기계적 기본기가 부실했다는 평가는 브랜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최종 수리 방안 아직 준비 중

NHTSA는 현재까지 최종적인 수리 방안이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초기 단계 리콜에서 흔한 절차다. 먼저 위험을 특정하고 대상 차량 목록을 확정한 뒤, 제조사가 공식 대책을 승인하고 딜러망을 통해 정비 절차를 시행하는 단계를 밟는다.

토요타는 2026년 2월 중순까지 소유주들에게 우편으로 리콜을 통지할 예정이다. 최종 수리 절차가 마련되는 시점에 맞춰 무상 정비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이 결함으로 인한 사고, 부상, 화재 사건은 보고되지 않았다.

정밀 품질 관리의 중요성 드러내

이번 사건은 전기차·하이브리드 시대의 역설을 여실히 보여준다. 복잡한 전자 제어 시스템이 집적된 신형 차량이 등장하는 반면, 기계적 기본—예컨대 볼트 체결 같은 원초적 공정—에 대한 품질 관리는 여전히 절대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하이브리드 인버터는 1,000V 이상의 고전압에서 작동하는 정밀 부품이다. 내부의 IGBT(절연 게이트 바이폴라 트랜지스터) 같은 반도체 소자가 정상 작동하려면 안정적인 전기 접촉이 필수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바로 정확한 볼트 토크 조임이다.

소비자 자체 점검 필요

차량 소유자라면 조기 점검을 적극 권장한다. 공식 리콜 통지 전에 토요타 딜러를 방문해 인버터 단자 상태를 비공식적으로라도 점검하는 것이 현명하다. 만약 고속 주행 중 동력 상실이나 비정상적 소음·진동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안전한 장소에 정차하고 전문가 진단을 받아야 한다.

또한 운전자들은 리콜 대상 모델(2025~2026년식 캠리 하이브리드, 2026년식 코롤라 크로스 하이브리드)에 자신의 차량이 포함되는지 NHTSA 공식 웹사이트(safercar.gov)에서 VIN(차대번호)을 이용해 확인할 수 있다.

산업 전체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

더 큰 우려는 이 문제가 토요타에만 국한된 것인지 여부다. 다른 하이브리드 제조사들도 유사한 인버터 부품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 혼다, 렉서스 등 경쟁 업체들도 선제적으로 자신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올해 수십만 대에 달하는 대규모 리콜 사건들을 겪었다. 계기판 먹통 현상부터 안전벨트 결함까지, 범위도 다양하다. 이는 전 업계가 전기화 전환 과정에서 품질 관리 체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토요타의 신뢰 회복 과제

토요타는 이번 리콜을 통해 신뢰성의 전설을 일부라도 회복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 신뢰할 수 있는 수리 절차, 그 이후의 사후 관리 체계 구축이 모두 필요하다.

하이브리드 기술이 미래 자동차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아가는 가운데 인버터 결함은 소비자들에게 '기술이 있어도 기초가 없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남긴다. 토요타의 다음 움직임에 자동차 시장 전체의 안전 문화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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