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하이브리드 대신 '가솔린 깡통' 쏘렌토가 뜬다
고금리와 고물가 시대, 5천만 원을 넘는 신차 가격에 부담을 느끼던 아빠들이 3,580만 원대 기아 쏘렌토 2.5 가솔린 터보 모델에 주목했다. 하이브리드 대비 저렴한 가격과 핵심 편의사양이 기본 탑재되어 '가성비 괴물'로 떠올랐다. 준중형 SUV 가격으로 중형 SUV의 품격을 누릴 수 있어 실속파 가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자동차 커뮤니티와 '아빠'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가 술렁이고 있다. 치솟는 금리와 5천만 원을 훌쩍 넘기는 신차 가격에 지친 가장들이 '3,58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표를 단 중형 SUV에 주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기아(Kia)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2026년형 쏘렌토(Sorento)' 2.5 가솔린 터보 모델이다. "요즘 경차도 2천만 원이 넘는데, 이 크기에 3천만 원대 중반이 말이 되느냐"는 반응이 쏟아지며, '현실적인 드림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거품 걷어내니 보이는 '진짜 가성비'
현재 국내 SUV 시장은 하이브리드가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시작 가격이 약 3,900만 원(세제 혜택 후)에 육박하며, 인기 옵션을 몇 개만 넣어도 4,500만 원을 가볍게 넘긴다. 출고 대기 기간 또한 길어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반면, 2026년형 쏘렌토 2.5 가솔린 터보 모델의 기본 트림인 '프레스티지'는 3,580만 원부터 시작한다. 하이브리드 모델 대비 초기 구매 비용이 약 300~400만 원이나 저렴하다.
전문가들은 "연간 주행거리가 1만 5천km 미만인 일반적인 가정이라면, 하이브리드로 절약하는 기름값보다 초기 차량 가격 차이를 상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분석한다. 즉, 주행거리가 짧은 '아빠'들에게는 굳이 비싼 하이브리드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깡통'이라 무시 마라… 알짜배기 옵션 다 있다
통상적으로 가장 저렴한 기본 트림, 일명 '깡통' 모델은 편의사양이 부족해 실제 구매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2026년형 쏘렌토 프레스티지 트림은 이 공식을 깼다.
3,580만 원짜리 기본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핵심 옵션들이 대거 기본 탑재됐다.
- 1열 통풍 및 열선 시트
- 운전석 전동 시트
- LED 헤드램프 및 LED 실내등
- 12.3인치 내비게이션 (일부 연식/사양에 따라 스마트 디스플레이 적용)
-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특히 2026년형으로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상위 트림에만 있던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인 '차로 유지 보조 2'와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기능이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됐다. "이름만 깡통이지 실속은 풀옵션급"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준중형 SUV 가격으로 누리는 '중형의 품격'
이 가격 정책이 무서운 점은 하위 체급인 스포티지나 투싼의 상위 트림 수요층까지 흡수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포티지 1.6 터보 하이브리드나 투싼의 상위 트림 가격은 3,500만 원3,800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같은 예산으로 한 체급 위인 쏘렌토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34인 가족을 둔 가장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스포티지 대비 압도적으로 넓은 실내 공간과 트렁크 적재량은 캠핑이나 차박을 즐기는 가족 단위 소비자들에게 결정적인 구매 포인트로 작용한다.
출력 281마력, 힘 부족할 일 없는 '패밀리카'
주행 성능 또한 부족함이 없다. 2.5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281마력, 최대 토크 43.0kgf·m를 발휘해 덩치 큰 차체를 이끄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답답한 가속감이 싫거나, 고속 주행 비중이 높은 운전자에게는 오히려 가솔린 터보 모델이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물론 리터당 10km 내외의 연비는 감수해야 할 부분이나, 앞서 언급한 400만 원 가량의 차값을 아낀다는 점에서 충분히 합리화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무조건 하이브리드'를 외치던 시장 분위기가 '실속형 가솔린'으로 일부 이동하고 있다"며 "3,580만 원이라는 상징적인 가격 방어선이 쏘렌토의 독주 체제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