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신형 텔루라이드, 위장막 벗긴 사진 공개 '예상 이상의 반응' 폭발
기아 신형 텔루라이드가 독특한 오렌지·보라색 마스킹 필름으로 차세대 3열 SUV의 디자인을 공개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껏 높이고 있다. 성능·공간 모두 대폭 향상됐다.
신형 기아 텔루라이드가 차세대 디자인을 처음 공개한 지 일주일만에 자동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또 다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1월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오토쇼에서의 정식 공개를 앞두고, 기아 미국법인이 공개한 위장막 프로토타입이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보이는 듯 숨기는' 혁신적 위장 마스킹 필름 전략
새롭게 공개된 사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차체 전체를 덮은 독특한 위장막의 패턴이다. 일반적인 검은색 격자무늬 위장과 달리, 기아는 정반대의 접근법을 선택했다. 오렌지색에서 시작해 보라색으로 이어지는 웜-투-쿨 그라데이션 컬러로 구성된 이 마스킹 필름은 신형 텔루라이드의 스케치 실루엣을 형상화하고 있다.
기아 미국 디자인센터의 톰 컨즈 수석 디자이너는 "개발 단계 차량의 실루엣을 위장하기 위해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다양한 패턴을 검토한 끝에, 정반대의 접근법을 선택했다"며 "완전히 가리지 않으면서도 보는 사람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른바 '보이는 듯 숨기는' 방식으로 새로운 텔루라이드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위장 랩의 색상 선택도 의도적이었다. 전면의 오렌지색은 신형 텔루라이드의 주간주행등에 적용된 호박색 LED와 조화를 이루고, 후면으로 갈수록 이어지는 보라색은 후방 LED와의 강렬한 대비를 만들어낸다. 기아가 수백 개의 스케치를 바탕으로 완성한 이 위장막은 키스 해링과 미스터 두들 같은 현대 미술 아티스트들로부터 영감을 받았으며, 교차하는 윤곡선을 통해 실루엣과 곡선, 각도를 효과적으로 감추는 효과를 냈다.

더 커지고, 더 강해지는 신형 텔루라이드
기아가 이 위장막 프로토타입을 활용해 선보인 영상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사막 지역의 험난한 오프로드를 누비는 신형 텔루라이드의 모습이 담겼다. 가파른 경사와 모래 지형, 암반 지대를 연속적으로 돌파하는 모습은 SUV로서의 강력한 주행 성능을 입증했다.
공개된 공식 티저 이미지에 따르면, 신형 텔루라이드는 1세대 모델 대비 전장이 65mm, 휠베이스가 70mm 더 늘어났다. 이는 3열 시트 공간을 대폭 확대해 실용성을 한층 강화했음을 의미한다.

파워트레인 역시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됐다. 기존 3.8L 자연흡기 V6 엔진(295마력, 35.5kg·m)은 물러나고, 3.5L V6 가솔린 엔진(291마력, 35.2kg·m)이 주력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여기에 현대 팰리세이드와 동일한 2.5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새로 추가되며, 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329마력의 출력과 45.9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복합 연비는 북미 기준 고속도로 약 12.7km/L 이상으로 예상되며, 이는 기존 모델보다 약 20% 이상 향상된 수치다.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 전면 배치
신형 텔루라이드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를 최대한 반영했다. 이는 자연과 인간, 강인함과 세련미가 공존하는 형태를 추구하는 설계 개념이다.
전면부는 직각형 숄더라인과 대형 보닛이 조화를 이루며, 수직형 LED 라이트 시그니처가 새롭게 적용되었다. 측면부는 미국 콜로라도 텔루라이드 마을과 로키산맥의 거친 실루엣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으며, 삼각형 펜더 라인이 다이아몬드의 단면을 연상시킨다. 상승하는 벨트라인과 전방으로 기울어진 D필러는 정지 상태에서도 역동적인 주행 감각을 전달한다.
D필러에는 검은색 인서트(insert)가 적용돼 루프가 공중에 떠있는 듯한 '플로팅 루프(floating roof)' 효과를 연출했다. 후면부 역시 수직형 LED 리어램프가 적용되었으며, 보닛과 펜더에는 로키산맥에서 영감을 받은 삼각형 캐릭터 라인이 새롭게 추가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예상을 뛰어넘는 호평'
신형 텔루라이드의 위장막이 공개되자 자동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해외 자동차 포럼에서는 "이대로 나오면 바로 계약한다", "팰리세이드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식의 강력한 지지 의견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특히 마스킹 필름 패턴이 공개되고 나서는 기아의 창의적인 마케팅 전략 자체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기존의 진부한 위장 방식을 벗어나 예술적 표현과 결합한 이번 시도가 차세대 텔루라이드에 대한 기대감을 대폭 높였다는 평가다.
북미 시장 평정한 효자 모델의 새로운 도약
현재 텔루라이드는 2019년 첫 출시 이후 북미 대형 SUV 시장에서 베스트셀러로 군림하고 있다. 2025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누적 판매량이 9만 2,000대 이상에 달하며, 형제 모델인 현대 팰리세이드보다도 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아의 북미 시장 성과도 눈에 띈다. 지난 9개월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 양사는 합산 판매량 약 459,000대를 기록하며 제너럴모터스, 토요타 북미 법인, 포드에 이어 4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국내 시장 출시, '여전히 미제 과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신형 텔루라이드에 대한 수요가 높지만, 기아는 국내 출시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모하비 단종 이후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의 공백이 존재하는 가운데에도, 기아는 텔루라이드를 북미 중심 전략에만 집중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텔루라이드는 미국 조지아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국내 출시될 경우 역수입 형태로 유통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른 관세와 물류 비용이 추가되면 현대 팰리세이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오프로더 감성을 담은 XRT 트림 공개
신형 텔루라이드에는 험로 주행에 특화된 오프로더 트림이 새로 추가될 예정이다. 스파이샷을 통해 확인된 이 모델은 붉은색 토잉 훅(견인고리)이 장착된 전용 범퍼, 리프트업 서스펜션, 두꺼운 오프로드 타이어가 적용돼, 마치 팰리세이드 XRT 프로를 연상시키는 외관을 보여준다. 기존 텔루라이드가 '도심형 럭셔리 SUV'로 인식되던 이미지를 넘어, 험로와 캠핑, 오버랜딩 수요층까지 포용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분석된다.
마스킹 필름 뒤의 비전
기아가 이번에 선보인 마스킹 필름은 단순한 위장을 넘어 브랜드의 혁신적인 디자인 철학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예술 작품이라는 평가다. 톰 컨즈 수석 디자이너가 "이 위장 랩은 디자인 과정의 시작과 끝을 하나로 묶어주며, 이는 '오퍼짓 유나이티드' 그 자체를 상징한다"고 강조한 것처럼, 기아는 신형 텔루라이드를 통해 SUV 디자인·기술·성능의 경계를 재정의하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11월 20일 로스앤젤레스 오토쇼에서 위장막을 벗고 나타날 신형 텔루라이드의 완전한 모습은, 북미 대형 SUV 시장의 판도를 얼마나 크게 바꿀지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