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판매량 20위 마즈다, 왜 한국 시장을 노릴까?
마즈다가 독점 딜러 방식으로 한국 시장 재도전 한다. 오픈카 MX-5와 라인업, 과거 실패 사례 등 국내 성공 가능성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마즈다가 한국 시장 진출을 향해 조심스럽지만 꾸준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독점 딜러를 통한 간접 진출 방식을 검토 중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 도전이 성공으로 이어질지 냈을 때 조심스러운 시각을 보이고 있다. 특히 MX-5 로드스터는 국내 팬층의 강력한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나머지 라인업은 현대·기아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복된 도전, 그리고 또 다른 시작
마즈다의 한국 진출은 신선한 시도가 아니다. 과거 SK네트웍스와의 협상이 무산되었고, 2016년에는 CX-5 등 SUV 모델을 국내 시험 운행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출시 가격을 놓고 수입사들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결국 보류 상태가 되었다. 환율 문제와 국내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이 벽이 되어왔던 것이다.
이번에 마즈다가 추진 중인 독점 딜러 방식의 진출은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은 전략으로 보인다. 공식 법인 설립보다는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투자 부담을 줄이되, 공식 판매망 확보를 통해 서비스 네트워크 공백을 해소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MX-5, 현대·기아도 없는 독특한 매력
마즈다의 진출 전략에서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모델은 MX-5 로드스터다. 이 소형 오픈카는 1990년대부터 이어온 전설적인 스포츠카로, 지난 2016년 미국에서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와 '월드 카 디자인 오브 더 이어'를 동시에 수상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병행 수입으로 꾸준한 수요가 있었으며, 현대·기아 라인업에는 진정한 오픈 스포츠카가 전무한 만큼 충분한 시장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도 "마즈다가 정식 진출하면 환영할 것"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감성과 주행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에게 MX-5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세단·SUV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
반면 CX-5, CX-60 같은 SUV와 세단 라인업은 상황이 다르다. 마즈다 CX-5와 CX-60은 분명 고급스러운 내장재와 정교한 주행감각으로 호평받는 모델들이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조차 현대 아반떼가 마즈다 3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한국 진출의 현실을 암시한다.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기술에 있어서도 마즈다의 취약점이 드러난다. CX-50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토요타 기술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기차 개발도 외부 기술 협력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한편 현대·기아는 독자적인 전동화 기술을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어, 향후 시장에서 경쟁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마즈다가 기아에 기술을 제공하던 시절
흥미롭게도 두 회사는 과거 긴밀한 기술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1980~1990년대 기아자동차는 마즈다의 기술로 대다수의 트럭과 승용차를 생산했다. 당시 기아 포텐샤는 마즈다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마즈다가 엔진과 기술 지원을 제공했다. 하지만 기아자동차가 자체 개발 역량을 강화하면서 기술 제휴는 자연스럽게 끝났다.
이제 상황은 완전히 역전되었다. 2024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에서 현대그룹은 약 723만대를 판매해 세계 3위를 차지한 반면, 마즈다는 약 127만대로 20위에 그쳤다. 국내 시장은 더욱 극명한데, 현대·기아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이 91.77%에 달하고 있다.

한국 진출, 도전과 과제
마즈다의 한국 진출이 성공하려면 MX-5 같은 차별화된 모델에 집중해야 한다는 업계의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반 세단·SUV 시장에서는 현대·기아의 압도적인 점유율과 브랜드 인지도를 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서비스 네트워크와 애프터서비스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과거 마즈다의 진출이 좌절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국내 수입사들의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우려였기 때문이다. 독점 딜러 방식의 진출이라면 더욱 이 부분이 중요하다.
마즈다가 한국 시장에서 찾고 있는 것은 거대한 판매 수량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을 공유하는 '매니아' 소비자층이 될 수 있다. 감성과 기술로 무장한 작은 공략점이 과거의 시행착오를 넘을 수 있을지, 내년 상반기의 추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