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율주행 인재 영입으로 판 바꾸는 현대차, AVP 공백 한 달 만에 '엔비디아 핵심 인력' 전격 영입
현대자동차그룹이 테슬라와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을 다진 박민우 박사를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42dot) 대표로 영입했다. 지난해 12월 초 송창현 전임 본부장이 전격 사임한 이후 약 한 달간 공석이던 현대차그룹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략의 컨트롤타워에 세계 최정상급 기술 전문가를 수혈하며 자율주행 경쟁에서 판을 뒤집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부터 엔비디아 AI까지 섭렵한 '기술 통'
박민우 신임 본부장은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에서 전기공학 석사와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의 최전선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그는 테슬라 오토파일럿 개발 초기 멤버로 활동하며 카메라 기반으로 차선, 차량, 보행자, 거리, 속도를 인식하는 '테슬라 비전(Tesla Vision)' 파이프라인 구축에 참여했으며, 라이다를 배제하고 비전 중심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이후 2017년부터 약 9년간 엔비디아에서 근무하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양산 및 상용화를 주도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자율주행 인지·융합 조직의 시니어 디렉터로, 2023년부터는 인지·융합·머신러닝 파운데이션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조직의 초창기부터 개발 체계 전반을 구축했다. 특히 그는 컴퓨터 비전, 인지(Perception), 센서 융합(Sensor Fusion), 머신러닝, 파운데이션 모델 등 자율주행 핵심 기술 전반을 아우르며, 카메라와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이를 주행 판단과 제어로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핵심 영역을 두루 경험했다.
SDV 전환 가속화와 조직 안정화 동시 추진
현대차그룹은 이번 영입을 통해 SDV와 자율주행 전 영역에서 차량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가속화하고, 자율주행 및 모빌리티 기술 통합, SDV 전략 실행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박민우 본부장은 "현대차그룹은 SDV와 자율주행을 넘어 로보틱스를 아우르는 피지컬 AI 경쟁력을 빠르게 현실화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기업"이라며 "현대차그룹이 기술과 사람이 함께 다음 세대의 지능형 모빌리티를 이끌어 가고, 세계 혁신의 기준이 되는 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포티투닷의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 17일 삼성전자 출신 기술통인 최진희 부대표가 선임됐다.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플랫폼 운영체제(OS), 컴퓨터 네트워크, 로봇 자율주행, 클라우드 로보틱스 플랫폼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풀스택 엔지니어인 최 대표는 2021년 포티투닷에 합류한 이후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기술 개발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박민우 본부장은 AVP 본부와 포티투닷을 총괄하는 전략적 역할을, 최진희 대표는 포티투닷의 실질적 기술 개발을 책임지는 투트랙 리더십 체계가 완성됐다.
플레오스와 모셔널 연계로 자율주행 생태계 완성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을 위해 2030년까지 총 18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포티투닷이 개발한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 '플레오스(Pleos)'를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플레오스는 차량이 지속적으로 연결되고 업데이트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통합 차량 운영체제 'Pleos Vehicle OS'와 AI 기반 맞춤형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Pleos Connect'로 구성된다. 특히 초거대 언어 모델 기반의 AI인 '글레오 AI(Gleo AI)'를 중심으로 복잡한 음성 명령까지 정교하게 분석하며, 기존 차량 대비 제어기를 66% 줄여 시스템 복잡성을 낮추고 경량화를 가능케 한다.
동시에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모셔널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올해 말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며, 방대한 주행 데이터 세트와 학습 기술을 활용해 거대주행모델(LDM)로 전환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축적한 레벨 4 자율주행 운영 노하우와 안전 검증 체계를 포티투닷의 SDV 고도화 로드맵과 결합하고, AVP본부-포티투닷-모셔널 간 기술 협업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 자율주행 주도권 확보 총력전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R&D본부장에 독일 출신 만프레드 하러 사장을 영입한 데 이어, AVP본부 및 포티투닷을 총괄하는 자리에 박민우 사장을 영입함으로써 미래 모빌리티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리더십 체계를 완성했다. 하러 부사장은 약 25년간 아우디, BMW, 포르쉐 등에서 샤시 기술 개발부터 전장 시스템·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총괄까지 경험한 차량 전문가로, 박민우 본부장과 함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개발 역량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송창현 전임 본부장의 사임 이후 약 한 달간의 공백기를 거쳐 이뤄진 이번 영입은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테슬라와 엔비디아에서 검증받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리더를 영입함으로써 SDV 전환과 자율주행 상용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