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미국 소비자의 '조건부 중국차 수용' 시대 열렸다

미국 소비자의 전기차(EV) 구매 의향이 가격 문제로 감소했다. 반면 중국산 EV에 대한 인식은 개선되어, 저렴하다면 구매를 고려한다는 의견이 늘었다. 이제 EV 시장은 기술보다 가격과 소비자 신뢰가 중요해졌다.

가격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미국 소비자의 '조건부 중국차 수용' 시대 열렸다
가격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미국 소비자의 '조건부 중국차 수용' 시대 열렸다

미국 소비자들의 전기차(EV)에 대한 인식이 급격한 전환기를 맞이했다. 관심은 있지만 구매 의향은 뒷받침하지 않는 '이중성'이 드러나면서,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기준이 기술에서 가격으로 완전히 전환됐다.

시카고대학 전국여론연구센터(NORC)가 2025년 9월 2~18일 미국 성인 31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EV 구매 의향을 명확히 드러낸 응답자의 비율은 2023년 19%에서 2024년 21%로 증가했다가 올해는 17% 수준으로 역행했다. 고속충전망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매 의향이 감소하고 있는 현상은 더 이상 인프라 부족이 문제가 아님을 의미한다.

압도적 가성비 격차, 가격 이슈의 심각성

응답자들이 EV를 구매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하면서도 절실했다.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10명 중 8명이 "전기차는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다. 2025년 8월 기준 미국 내 전기차의 평균 거래 가격은 57,000달러로, 전체 자동차 평균보다 약 16% 높은 수준이다. 세제 혜택이 있는 GM의 Equinox EV도 27,495달러부터 시작하고 있지만, 이러한 가격대는 여전히 많은 소비자에게 심리적 진입장벽으로 작용 중이다.

이 가격 격차는 미국 시장에서 드러나는 전기차 보급의 역설을 설명한다. 미국의 전기차 보급 비율은 지난 5년 사이 1.9%에서 8%까지 올랐으나, 향후 성장 속도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정체는 더 이상 기술 미성숙의 문제가 아니라, 순수하게 소비자의 구매력과 신뢰 부재의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조건부 수용'으로 전환 중인 중국산 EV 인식

더욱 주목할 변화는 중국산 EV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태도 전환이다. 자동차 리서치기관 오토퍼시픽(AutoPacific)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브랜드를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2024년 52%에서 올해 65%로 13포인트 급등했다. 구매 고려 의향도 41%에서 52%까지 상승했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연령대별 격차다. 40세 미만의 미국인 중 76%가 중국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60대 이상은 26% 수준에 그쳤다. 젊은 세대일수록 가격 민감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중국산 EV의 시장 영향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NORC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중국차에 대해 '완전 거부'를 주장해온 미국 소비자들이 이제 '조건부 수용' 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이념이나 지정학적 우려도 가격 앞에서는 무력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현실로 다가온 전략적 위기

현재 미국 내 중국산 EV는 100% 이상의 관세와 보안 규제로 인해 사실상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들의 머릿속 지도에서 중국 브랜드의 존재감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미국 경영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소비자 중 58%가 니오, 샤오펑, BYD 같은 중국 전기차 브랜드를 잘 알고 있으며, 다음 차종으로 중국 브랜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전기차를 사기 싫다는 응답자 중에서도 16%가 "미국 내 생산 중국 전기차라면 구매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40세 미만 소비자로 범위를 좁히면 이 비율은 39%까지 높아진다. 이는 규제만으로는 소비자 선택을 완전히 억제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기술에서 신뢰와 가격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전기차 시장의 대전환은 결국 시장을 주도하는 동력의 변화를 의미한다. 초기에는 정부 정책과 환경 기술이 EV 시장을 견인했다면, 이제는 소비자의 실질적 신뢰와 가격 경쟁력이 핵심 요소가 됐다. 충전 인프라가 확충되고 기술이 완성되는 단계에 접어들면서, 소비자의 의사결정은 점점 더 경제적 합리성에 기반하게 된 것이다.

미국이 중국산 EV 진출을 막는 것과 동시에 국내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높이지 못한다면, 규제의 벽도 장기적으로는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타임 매거진은 경고했다. "여전히 다수의 미국 소비자는 미국 EV를 선호하지만, 가격 격차가 커질수록 중국산 EV 쪽으로 기울어지는 비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산 EV의 부상을 '당장 미국 시장에 안 들어온다'는 이유로 가볍게 여기는 것은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다."

미국의 EV 시장은 더 이상 '미래 기술의 승부'가 아니다. 이제는 '대중의 선택을 사로잡는 가격과 신뢰의 게임'으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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