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낭만"이 자동차를 습격한다…낙엽으로 인한 차량 고장 현황과 대응책
가을 낙엽이 라디에이터를 막아 엔진을 과열시키고, 차량 하부의 뜨거운 부품이 낙엽에 불을 붙일 수 있다. 타닌 성분은 도장면을 부식시키며, 젖은 낙엽은 미끄러움과 제동거리 증가를 유발한다.
가을철 도로는 형형색색의 낙엽으로 수놓이지만, 이 낙엽들이 운전자들에게는 예상치 못한 '시한폭탄'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단순히 미관을 해치는 것을 넘어 차량의 핵심 부품 손상과 화재까지 유발하는 주범으로 지목되는 실정이다. 해외 자동차 분석 업체들의 자료에 따르면, 가을철 낙엽 및 그로 인해 악화된 도로 환경(포트홀 등)이 야기하는 차량 피해 규모는 운전자들의 인식을 넘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 숨 쉴 구멍을 틀어막다: 공조 장치와 라디에이터의 수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피해는 차량 내부 공기 유입구 막힘 현상으로 보고됐다. 보닛과 앞유리 사이의 공기 흡입구(카울 탑)에 낙엽이 쌓이면 공조 시스템으로의 공기 유입이 차단된다. 이로 인해 에어컨이나 히터 작동 시 불쾌한 냄새가 발생하며, 심할 경우 습기를 머금은 낙엽이 부패하여 곰팡이의 온상이 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으로 유입된 낙엽이다. 엔진의 열을 식히는 역할을 하는 라디에이터 전면에 낙엽이 달라붙을 경우 냉각 효율이 급격히 저하되어 엔진 과열(Overheat)을 유발할 수 있다.
>> 화재의 진짜 뇌관: 배기구가 아닌 '뜨거운 하부'
일반적으로 낙엽이 배기구(머플러)를 막아 화재가 발생한다고 오해하기 쉬우나, 실제 화재 위험은 차량 하부에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행 직후 수백 도까지 고온으로 달궈진 촉매 변환기(Catalytic Converter)와 배기 파이프가 마른 낙엽 더미 위에 주차될 경우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배기 시스템의 고열이 바싹 마른 낙엽에 옮겨붙어 차량 전체를 전소시키는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 방치된 타닌의 습격: 도장면 화학적 손상
낙엽이 차체에 닿는다고 해서 즉각적인 부식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낙엽의 '방치'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낙엽이 부패하며 배출하는 타닌(Tannin) 성분과 산성 수액이 비나 밤이슬과 섞일 경우 강력한 오염원으로 변모한다. 이를 장시간 제거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차량 도장면의 투명 보호층(클리어 코트)을 침투하여 변색을 유발하거나 미세한 부식을 일으킬 수 있다. 한번 스며든 얼룩은 일반적인 세차만으로는 제거가 어려워 전문적인 광택 작업(폴리싱)이 요구될 수 있다.
>> 빙판길만큼 위험한 '젖은 낙엽'과 배수구 침수
도로 위에 깔린 젖은 낙엽은 '가을의 블랙아이스'라 불리며 운전 안전을 위협한다. 낙엽 층은 타이어와 노면 사이의 마찰력을 현저히 감소시켜 제동 거리를 증가시키고, 코너링 시 차량이 미끄러지는 슬립 현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선루프나 도어 틈새의 배수 구멍(드레인 홀)이 낙엽 부스러기로 막힐 경우, 가을비가 내릴 때 배수 불량으로 인해 실내로 빗물이 유입되거나 전자 장비 침수 고장을 초래할 수 있다.
>> 안전한 가을 주행을 위한 관리법
자동차 전문가들은 "낙엽이 많은 지역에는 주차를 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부득이하게 주차해야 할 경우에는 차량 커버를 사용하거나, 주행 전 보닛과 앞유리 사이, 라디에이터 그릴 주변의 낙엽을 직접 제거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주행 후에는 차량 하부에 낙엽이 끼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젖은 낙엽이 깔린 도로에서는 평소보다 20~50% 감속하여 운전하는 것이 차량 보호와 안전 운전의 핵심으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