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0 살 돈으로 넘어왔다" 승차감·가성비 압승에도 발목 잡는 '기아 엠블럼'

국내 대형 세단 시장에서 기아 K9은 묘한 위치에 서 있는 모델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화려한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실소유주들 사이에서는 '타본 사람만 아는 명차'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수집된 오너들의 평가를 분석해보면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수많은 경쟁 차종 속에서도 K9을 선택한 이들은 입을 모아 이 차량이 가진 독보적인 가치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G80 살 돈으로 넘어왔다" 승차감·가성비 압승에도 발목 잡는 '기아 엠블럼'
"G80 살 돈으로 넘어왔다" 승차감·가성비 압승에도 발목 잡는 '기아 엠블럼'

▶ 대형 세단 시장의 '언더독', K9을 향한 뜨거운 찬사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오랜 기간 다양한 차량을 경험해 온 베테랑 운전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무려 35년 동안 수많은 차량을 기변해왔다는 한 오너는 K9을 두고 "최고의 만족을 준 차"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느껴지는 K9 특유의 '보들보들한' 주행 질감이 주는 매력을 강조하며, 3.3 터보 엔진의 넉넉한 성능과 잔병치레 없는 내구성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이러한 평가는 K9이 추구하는 지향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화려한 겉모습보다는 운전자가 몸으로 느끼는 실질적인 주행 감각과 편안함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다른 오너들 역시 "일단 타보시면 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다"는 반응을 보이며,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K9만의 진가를 강조하고 있다.

▶ "G80보다 낫다?" 계급장을 떼고 본 가성비와 거주성

K9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비교 대상은 단연 제네시스 G80이다. 브랜드 인지도나 하차감 측면에서는 제네시스가 우위일지 모르나, 실질적인 차량의 가치와 거주성을 따져보면 K9의 손을 들어주는 오너들이 상당수다. 한 평가자는 "남들의 이목이나 중고차 감가를 생각한다면 G80을 선택하겠지만, 순수하게 좋은 차를 타고 싶다면 K9이 정답"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차량의 등급을 매길 때 "G80보다는 K9이 확실히 우위에 있으며, G90보다는 아래에 위치하는 것이 맞다"며 명확한 서열 정리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는 K9이 제공하는 실내 공간의 넉넉함과 승차감이 G80을 넘어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가족들을 위한 승용차 중 최고의 실내 공간"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거주성은 K9의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에 대한 만족도 역시 압도적이다. 편의 장비와 주행 보조 시스템, 그리고 부드러운 승차감까지 모두 갖췄음에도 합리적인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은 오너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가격 대비 럭셔리 가성비 갑", "이 가격에 이런 성능을 낼 수 있는 차는 없다"는 찬사가 줄을 잇는 이유다. 브랜드라는 계급장을 떼고 '상품성' 그 자체로만 승부했을 때 K9은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임이 틀림없다.

▶ 아날로그 감성의 부활, 마지막 로망을 자극하다

최근 자동차 시장이 디스플레이 중심의 터치 인터페이스로 급변하는 가운데, K9이 고수하고 있는 아날로그적 감성은 오히려 차별화된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 오너는 "이 시대에 6기통 고배기량 자연흡기 엔진과 후륜 구동, 토크 컨버터 조합의 파워 유닛을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라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물리 공조기 버튼과 기어봉, 그리고 독립형 계기판으로 구성된 실내 디자인에 대해 "말 그대로 감동"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모든 것이 터치스크린 속으로 사라져 가는 디지털 만능주의 시대에, 직관적이고 손맛이 살아있는 물리 버튼의 가치를 재발견한 것이다. 이는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감성을 자극하는 기계장치로 여기는 마니아층의 니즈를 정확히 간파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중후하고 클래식한 실내 디자인 또한 호평의 대상이다. 고급스러운 마감 소재와 심플한 디자인은 운전자에게 시각적, 촉각적 만족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디자인이 멋지고 실내가 고급스러워서 구입했다"는 의견부터 "승차감과 거주성, 실내 인테리어까지 모두 만족스럽다"는 평가까지, K9의 실내 공간은 안락한 휴식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 옥에 티? 호불호 갈리는 후면 디자인과 '기아'라는 이름

그러나 모든 면에서 완벽한 찬사만 쏟아지는 것은 아니다. K9의 디자인, 특히 후면부의 리어 램프 디자인에 대해서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앞서 아날로그 감성에 감동했다는 오너조차 "이 모든 장점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후면 리어 램프 디자인은 정말 슬프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테일램프의 형상이 차량의 전체적인 중후함을 해친다는 지적은 뼈아픈 대목이다.

물론 디자인은 주관적인 영역이기에 반론도 존재한다. "디자인이 별로라는 얘기가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한다"며, 중후하고 클래식한 감성이 살아있다고 옹호하는 오너들도 있다. 하지만 다수의 평가에서 디자인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되거나 "디자인은 아쉽다"는 멘트가 반복되는 것을 보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요소임은 분명해 보인다.

더욱 근본적인 아쉬움은 '기아(KIA)'라는 브랜드 자체에서 기인한다. 차량의 성능은 이미 플래그십 수준에 도달했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아 마크만 빼면 최고"라는 평가는 K9이 가진 태생적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심지어 한 오너는 "모하비나 스팅어처럼 독자 엠블럼을 사용하거나, 차라리 '오피러스'나 '엔터프라이즈' 같은 과거의 프리미엄 이름을 계승했어야 했다"며 K시리즈의 작명법에 대해 강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 "차가 똑바로 안 가요" 충격적인 품질 결함과 서비스 불만

대다수의 오너가 품질에 만족감을 표시하는 와중에, 일부 차량에서 심각한 결함이 보고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한 오너는 "새 차를 사고 2,000km를 주행했는데 도무지 정이 안 간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가 겪은 증상은 실로 심각했다. 고속도로 주행 중 차가 좌측이나 우측으로 갑자기 흐르는 현상이 발생해 운전이 매우 피곤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연간과 냉간을 가리지 않고 정차 시에 차가 부조하듯이 떠는 진동 문제, 시동을 켤 때마다 주유 후 연비 계산이 리셋되는 전자 장비 오류 등 총체적인 난국을 겪고 있었다. 게다가 시트가 체형에 맞지 않아 허리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는 "잔고장이 없고 품질이 완벽하다"고 칭송하던 다른 오너들의 평가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사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서비스 대응이다. 정비를 받기 위해 예약을 하려 해도 3~4주를 기다려야 한다는 현실은 프리미엄 세단 오너로서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 소위 '뽑기 운'에 따라 차량의 품질이 극과 극으로 갈린다는 것은 제조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품질 관리(QC)의 허점을 드러낸다. "제 차만 그런 거겠죠?"라는 해당 오너의 자조 섞인 물음은 브랜드 신뢰도에 큰 생채기를 남긴다.

▶ "노동운동 할 시간에 단차나 맞춰라" 조립 품질에 대한 원색적 비난

품질에 대한 불만은 비단 기계적인 결함에만 그치지 않았다. 차체 패널 간의 간격, 즉 '단차' 문제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인 오너도 있었다. 그는 주행 성능이나 가격에는 만족했지만, 품질 점수에는 1점이라는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그 이유는 바로 눈에 띄게 벌어진 단차 때문이었다.

이 오너는 "ADAS나 편의 장비는 수입 부품을 가져다 쓰는 것이니 논외로 치더라도, 가장 기본인 단차조차 맞추지 못한다"며 제조사의 조립 품질을 강하게 성토했다. 그의 비판은 단순히 차량 자체를 넘어 생산 현장의 노동자들을 향해서도 이어졌다. "중국차보다 단차도 못 맞추면서 무슨 차를 만든다고 하느냐"며, "권리를 주장하기 전에 의무를 다하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는 국내 자동차 노조의 행태에 대한 반감과 결부되어, 소비자가 느끼는 품질 불만이 사회적 이슈로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기름 먹는 하마'여도 괜찮아? 연비에 대한 이중적 시선

고배기량 가솔린 세단인 만큼 연비 효율에 대한 기대치는 낮을 수밖에 없다. 실제 평가에서도 연비 항목은 대부분 4점에서 7점 사이의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연비는 차 크기를 고려하면 당연하지만 아쉽긴 하다", "처음에는 연비가 걱정스러웠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특히 "연비만 빼면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는 평가는 K9이 가진 유일한 약점이 연료 효율성임을 방증한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오너들이 이를 '감수할 만한 비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오너는 "플래그십 가솔린 대형 세단을 운행하면서 연비로 별점을 깎는 것은 맞지 않다"며 "감안하고 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오너 역시 장거리 주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고 밝혔다.

배기량과 덩치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는 옹호론도 존재한다. 이는 K9이 제공하는 주행의 안락함과 정숙성이 유류비 부담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만족감을 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비 및 차량 매매 시 감가를 제외하면 가성비와 품질에서 상당히 만족한다"는 의견은 이러한 소비자 심리를 정확히 대변한다.

▶ 단종이 아쉬운, 그러나 여전히 빛나는 미완의 대기

종합해보면 K9은 오너들에게 '가성비 최고의 자동차', '숨겨진 보석'으로 통한다. 제네시스 G80보다 넓고 편안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갖췄고, 6기통 자연흡기 엔진과 후륜 구동 기반의 탄탄한 주행 성능은 운전의 즐거움과 안락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비록 브랜드 파워의 열세와 호불호 갈리는 후면 디자인, 그리고 간헐적으로 제기되는 품질 이슈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상품성 그 자체만 놓고 보면 오너들의 만족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 오너는 "이런 차를 단종시킨다는 점이 아쉽다"며 대표적인 육각형 올라운더 플레이어인 K9의 퇴장을 안타까워했다. 단순히 좋은 차를 넘어, 가족을 위한 공간이자 운전자 자신의 로망을 실현해 주는 차로서 K9은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비록 시장의 주류는 아니었을지라도, 오너들의 마음속에서 K9은 이미 그 어떤 명차보다 빛나는 존재로 각인되어 있다. 앞으로 남은 판매 기간, 그리고 중고차 시장에서까지 K9의 가치가 재평가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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