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이 바퀴를 안 돌린다"…닛산이 북미에 처음 꺼낸 하이브리드의 충격
닛산이 미국·캐나다 시장에서는 브랜드 최초로 독자 하이브리드 기술 'e-파워(e-POWER)'를 탑재한 2027년형 로그(Rogue)를 올 연말 출시한다. 플러그인 충전 없이 순수 전기모터로 바퀴를 구동하는 직렬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한 이 모델은, 닛산이 그동안 하이브리드 공백기를 겪었던 북미 시장에서 강력한 반격의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선 이미 검증된 기술, 북미 데뷔는 이번이 처음
e-파워 기술은 북미에서는 생소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10년의 역사를 가진 검증된 기술이다. 일본·유럽·동남아 등에서는 키즈, 세레나, X-트레일 등 다수의 모델에 이미 탑재돼 판매돼 왔으며, 전 세계적으로 약 150만 대 이상이 판매됐다. 현재 3세대 기술까지 진화한 상태로, 미국·캐나다를 제외한 해외 시장에서는 동일 차종이 'X-트레일(X-Trail) e-파워'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닛산은 방콕 국제 모터쇼에서 e-파워 풀 라인업을 전시하며 X-트레일을 포함한 e-파워 기술을 대거 소개했다.
'엔진은 발전기, 바퀴는 전기모터'…독특한 직렬 하이브리드 구조
2027 로그의 핵심은 전통적인 하이브리드와 근본적으로 다른 파워트레인 구조다. 가솔린 엔진은 바퀴를 직접 구동하지 않고 오직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 역할만 담당하며, 실제 구동은 100% 전기모터가 맡는다. 탑재 엔진은 닛산의 STARC(Strong Tumble & Appropriately stretched Robust ignition Channel) 연소 기술이 적용된 1.5L 터보 직렬 3기통으로, 열효율 42%를 달성한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외부 충전 없이도 전기차에 가까운 선형적이고 즉각적인 가속감을 경험할 수 있다.
3세대 e-파워의 핵심, '5-in-1 모듈' 구조
2027 로그에는 3세대 e-파워 시스템이 적용된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5-in-1' 모듈 구조로, 전기모터·감속기·인버터·증압기·발전기 5개 주요 부품을 하나의 유닛으로 통합했다. 이 설계를 통해 시스템 전체 중량이 이전 세대 대비 28kg 줄어들었고, 실내 소음도 최대 5.6dB 낮아졌다. 또한 평탄 권선(flat wire coil) 코일 방식을 채택해 소형 설계에서도 대전류 구동이 가능해졌으며, 인버터에는 양면 냉각 구조의 파워 모듈이 적용돼 고속 영역에서의 효율도 크게 개선됐다. 배터리 용량은 2.1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유지하면서 최고 출력은 151kW(약 202마력)까지 끌어올렸다.
FWD 201마력, AWD e-4ORCE는 전·후방 이중 모터 구성
파워트레인 구성은 전륜구동(FWD)과 전자식 사륜구동 'e-4ORCE(e-포스)' AWD 두 가지로 제공된다. FWD 모델은 전방 단일 전기모터로 최고 201마력을 발휘하며, e-4ORCE AWD는 전·후방에 각각 전기모터를 장착해 시스템 전체 출력을 높인 구성이다. e-4ORCE 시스템은 전·후방 토크 배분을 100:0에서 0:100까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기존 사륜구동 시스템의 일반적 한계인 50:50을 넘어서는 섬세한 구동력 분배가 가능하다. e-4ORCE AWD는 고급 트림을 중심으로 제공될 예정이며, 정확한 AWD 시스템 최고 출력 수치는 정식 출시 시점에 공개될 전망이다.
완전 정차까지 지원하는 신형 e-페달 탑재 예정
운전 편의 기능도 진화했다. 2027 로그에는 완전 정차(full stop)까지 지원하는 신형 e-페달(e-Pedal) 기능이 상위 트림을 중심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이는 가속 페달 하나로 가속과 제동을 모두 제어할 수 있는 원-페달 드라이빙 기능으로, 기존 e-파워 모델에서도 운전자들의 높은 호응을 받아온 기능이다. 특히 신형 e-페달은 이전 세대와 달리 별도 브레이크 조작 없이 완전 정지까지 가능해 도심 정체 구간 주행 피로를 크게 줄여준다.
판매가 약 4만 달러(약 5,800만 원) 예상…경쟁 치열한 콤팩트 SUV 시장 정조준
예상 시작가는 약 4만 달러(한화 약 5,800만 원) 수준으로, 일부 전문 매체는 베이스 트림 기준 3만 5,000달러(약 5,100만 원)대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닛산은 아직 정확한 공식 출고가를 발표하지 않은 상태로, 세부 가격은 정식 출시 시점에 확정될 예정이다. 로그는 닛산의 미국 최다 판매 모델로 지난해 21만 7,896대가 판매됐으며, 이 모델의 하이브리드화는 도요타 RAV4 하이브리드, 혼다 CR-V 하이브리드 등과의 경쟁에서 닛산의 입지를 크게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시장 출시 여부 및 전망
2027 로그 e-파워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 시장을 우선 타깃으로 개발된 모델로, 한국 시장 출시 계획은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 없다. 닛산코리아는 최근 수년간 국내 라인업을 대폭 축소 운영 중이며, 로그 모델은 현재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고 있다. 동일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X-트레일 e-파워가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지만, 현재로서는 닛산코리아의 전동화 전략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아 국내 도입 가능성을 단언하기는 어렵다. 다만 닛산이 향후 한국 시장 재진입을 모색할 경우, 독자 e-파워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차세대 로그 또는 X-트레일이 핵심 후보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