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싼타페, 이번엔 시장이 원하는 모습으로 돌아온다" 2027년형 전면 개편 스파이샷 포착
현대자동차가 2027년형 싼타페를 통해 자존심을 버리고 시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로 결정했다. 2023년 출시된 5세대 싼타페(MX5)는 랜드로버를 연상시키는 각진 디자인과 H자형 램프로 큰 화제를 모았지만, 실제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특히 후면 디자인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 투박한 오프로더 이미지가 도시형 SUV를 원하는 고객들을 기아 쏘렌토나 토요타 하이랜더 같은 경쟁 차종으로 내몰았다. 이에 현대차는 출시 불과 3년 만에 사실상 풀체인지급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파격 디자인의 실패를 인정하다
최근 포착된 스파이샷은 이번 변화가 단순한 마이너 체인지가 아님을 명확히 보여준다. 전면과 후면은 물론 측면까지 두꺼운 위장막으로 가려져 있어, 현대차가 얼마나 급진적인 디자인 수정을 계획하고 있는지 짐작케 한다. 통상적인 페이스리프트라면 이 정도의 위장막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개편은 현행 모델의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Art of Steel' 디자인 언어로 세련미 더하다
2027년형 싼타페는 현대차의 신규 디자인 철학인 'Art of Steel'을 적용한다. 이 디자인 언어는 2024년 10월 이니셔엄(Initium) 컨셉트카를 통해 처음 공개됐으며, 구조적 강인함과 우아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철학을 담고 있다. 날카로운 윤곽선과 부드러운 곡선의 조화, 공기역학적 효율성 강조가 핵심 특징이다. 2025년 4월 공개된 신형 넥쏘(NEXO)가 이 디자인 언어를 처음 양산 모델에 적용했으며, 현대차 디자인 총괄 톰 로스비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Art of Steel의 더 많은 사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면부는 헤드램프를 더욱 얇게 만들고 주간주행등 위치를 변경하며, 기존의 H자형 디자인을 과감히 버린다. 스파이샷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헤드램프가 범퍼 하단으로 내려가고, 주간주행등이 측면으로 배치되면서 보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인상을 준다. 또한 형상이 정제된 4바 그릴과 일체형 워셔를 도입해 투박함을 덜어낸다. 이는 랜드로버풍의 거친 이미지에서 벗어나 투싼이나 팰리세이드와 같은 현대차 패밀리 SUV의 정체성에 가까워지는 변화다.
가장 큰 변화는 후면, 수직 램프로 고급스러움 확보
현행 5세대 싼타페에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던 부분이 바로 후면 디자인이다. 범퍼 하단에 낮게 배치된 테일램프는 균형감이 부족해 보였고, 특히 야간에는 인식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2027년형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한다. 스파이샷을 통해 확인된 새로운 후면은 수직형 테일램프를 채택하고, 차량 폭 전체를 가로지르는 라이트 바를 적용한다. 번호판 위치도 기존 범퍼에서 테일게이트로 이동하며, 전체적으로 더욱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준다.
측면 역시 수평 몰딩 등을 활용해 단정하고 정제된 라인을 강조한다. 현행 모델의 각진 펜더 플레어와 거친 캐릭터 라인을 다듬어, 보다 도시적이고 우아한 실루엣으로 변경된다. 공기역학 성능도 개선되는데, 현행 모델이 각진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0.29의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한 것처럼, 새 모델 역시 능동형 에어 셔터와 수직 에어 커튼 등을 통해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 많던 DCT 드디어 퇴출, 토크컨버터 변속기로 교체
디자인 못지않게 중요한 변화는 파워트레인이다. 2.5리터 터보 모델에 적용됐던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가 완전히 퇴출되고, 전통적인 토크컨버터 방식의 8단 자동변속기로 교체된다. 이 DCT는 출시 초기부터 저속 울컥거림, 거친 변속감, 잦은 고장으로 악명이 높았다. 미국에서는 변속기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리콜이 발생했으며, 호주에서도 2023년 1월 4,469대에 대한 리콜이 실시됐다.
카앤드라이버(Car and Driver)의 장기 테스트 차량이었던 2022년형 기아 쏘렌토에서도 동일한 DCT 문제가 발생해 8,000마일 내에 두 차례 변속기 오일을 교체했고, 결국 재생 변속기로 완전 교체해야 했다. 현대차는 2026년형부터 미국 생산 싼타페에 토크컨버터 변속기를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2027년형에서는 전 지역으로 확대 적용한다. 같은 DCT를 사용하던 싼타크루즈 역시 2026년형부터 동일한 변속기 업데이트를 받았다.
흥미로운 점은 기아 쏘렌토는 동일한 DCT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변속기 교체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기아 대변인은 카앤드라이버에 "2026년형 쏘렌토에 변속기 변경 계획이 없다"고 확인했다. 이는 현대차가 소비자 불만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편 1.6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기존의 6단 자동변속기를 유지하며, 이 조합은 출시부터 부드러운 주행감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쏘렌토·하이랜더에 빼앗긴 고객 되찾기 작전
이번 전면 개편의 배경에는 경쟁 차종에 밀린 시장 점유율 회복이라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한국 시장에서 싼타페는 출시 후 기아 쏘렌토, 기아 카니발, 심지어 같은 현대차의 팰리세이드에도 판매량에서 밀리는 굴욕을 겪었다. 투박한 SUV 이미지를 싫어하는 도시형 가족 고객들이 보다 우아한 디자인의 쏘렌토나 하이랜더로 이탈한 것이다.
실제로 에드먼즈(Edmunds)의 하이브리드 3열 SUV 비교 테스트에서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시작 가격은 40,105달러(약 5,380만 원)로, 48,315달러(약 6,480만 원)인 하이랜더보다 8,000달러(약 1,070만 원) 저렴하다. 여기에 쏘렌토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성능에서도 우위를 보이며 가격 대비 가치에서 압도적인 평가를 받았다. 평균 판매 가격 기준으로도 쏘렌토는 33,100달러(약 4,440만 원), 하이랜더는 45,298달러(약 6,080만 원)로 격차가 크다.
현대차는 이번 싼타페 재설계를 통해 "스타일과 실용성을 모두 중시하는 도시형 가족 수요"를 정조준한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각진 디자인이 개성은 있었지만 대중성이 부족했다는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받아들이고, 투싼과 팰리세이드 사이에서 조화로운 패밀리 SUV로 재탄생시키겠다는 의지다.
한국 시장 출시 전망 및 향후 계획
2027년형 싼타페 페이스리프트는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 초 사이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국은 싼타페의 핵심 시장 중 하나로, 글로벌 공개와 동시에 또는 곧바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한국 내에서 테스트 뮬이 포착된 것은 국내 출시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현대차는 싼타페에 EREV(레인지 익스텐더) 파워트레인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는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전략으로, 전기차의 정숙함과 가속력을 제공하면서도 가솔린 충전을 통해 9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한다. EREV 싼타페는 2026년 말 또는 2027년 초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며, 제네시스 EREV 모델 출시에 이은 후속 모델로 계획돼 있다.
결국 2027년형 싼타페는 현대차가 시장 실패를 솔직히 인정하고,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선회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개성보다 대중성을, 실험보다 안정성을 택한 이번 변화가 싼타페의 명성을 되찾아줄 수 있을지, 시장의 반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