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0만원 날린" 테슬라 차주들의 속타는 사연
테슬라가 2025년 12월 31일 국내 판매 가격을 최대 940만원 인하하며 한국 전기차 시장 장악을 위한 공격적 행보에 나섰다. 이번 가격 인하는 수입차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한 전략으로, 신차 구매자는 물론 중고차 시장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모델별 가격 인하 폭과 새로운 가격대
테슬라코리아는 모델3 퍼포먼스 AWD를 6939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940만원 인하했으며, 이는 단일 모델 기준 가장 큰 폭의 할인이다. 모델Y 프리미엄 롱레인지 AWD는 6314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315만원, 모델Y 프리미엄 RWD는 5299만원에서 4999만원으로 300만원 각각 낮췄다. 이로써 모델Y는 5000만원 이하 가격대에 진입하며 국산 전기차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테슬라의 시장 지배력 강화 전략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5년 1~11월 누적 판매량 5만5594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2만8498대)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11월에는 7632대를 판매해 BMW(6526대), 메르세데스-벤츠(6139대)를 제치고 월간 수입차 판매 1위를 탈환했다. 시장 점유율도 19.94%로 전년 같은 시점(11.89%) 대비 8%포인트 확대되며 BMW, 벤츠와 함께 '3강 체제'를 형성했다.
보조금 정책 변화와 가격 전략의 연관성
이번 가격 인하는 2026년 전기차 보조금 정책 개편과 맞물린 전략적 결정으로 분석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6년부터 내연기관차를 폐차하거나 판매 후 전기차를 구매하면 최대 100만원의 '전환지원금'을 추가 지급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보조금 100% 지급 상한선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자, 테슬라는 주력 모델의 가격을 조정해 보조금 혜택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고차 시장 출렁임과 업계 손실
신차 가격 인하의 여파는 중고차 시장에 즉각 반영됐다. 국내 직영 중고차 업체 케이카에 따르면 테슬라의 가격 인하 이후 테슬라 중고 매물 가격은 약 7~9% 하락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 가격이 내려가면 신차급 중고차 중 일부는 신차 대비 가격이 역전되기도 해서 중고차 가격을 안 내릴 수 없다"며 "그만큼 중고차 업체도 손해 보는 구조"라고 밝혔다.
소비자 혼란과 과거 가격 정책 논란
테슬라의 갑작스러운 가격 정책은 최근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2월에 모델Y RWD를 5299만원에 구매한 소비자는 불과 며칠 만에 같은 모델이 4999만원으로 인하되면서 약 300만원의 손해를 본 셈이 됐다. 2023년에는 모델Y RWD 판매가격을 700만원 내렸다가 30분 만에 원상 복구하는 일도 있었으며, 당시 테슬라코리아는 단순 시스템 오류라고 해명했지만 오락가락하는 가격 정책 탓에 소비자 혼란이 가중됐다. 2025년 4월에도 모델Y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기존 모델 대비 700만원가량 가격을 낮춘 바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 경쟁 구도 변화
테슬라의 공격적 가격 전략은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E-GMP 플랫폼 기반으로 국내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왔지만, 테슬라의 가격 경쟁력 강화로 시장 점유율 방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BYD도 가성비를 앞세워 2025년 11월 국내 판매 5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2026년 국내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 현대·기아, BYD 간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2026년 판매 전망과 추가 전략
테슬라는 2026년 초 모델3 롱레인지 RWD를 출시하고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조항 개정으로 미국 안전기준을 충족하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국내 안전기준 인증 면제 연간 5만대 상한 제한이 폐지됨에 따라, 감독형 FSD가 탑재된 미국산 차량을 직접 수입할 가능성도 커졌다. 업계는 테슬라가 2026년 연간 판매 6만대 이상을 기록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