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0만원 vs 420만원, 그래도 격차 150만원뿐"… 보조금 불리해진 테슬라, 현대차와 격차 급감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테슬라 간 보조금 격차가 2026년 들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3일 확정 발표한 '2026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에 따르면, 현대차 중형 전기승용차 아이오닉6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국비 보조금은 570만원(인센티브와 전환지원금 제외), 테슬라 모델3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는 420만원으로 책정됐다.
2025년 현대차 아이오닉5가 최대 613만원,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가 202만원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양사 간 격차가 411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대폭 감소한 셈이다.
전환지원금 신설로 최대 680만원까지 확대
2026년 전기차 보조금 제도의 가장 큰 변화는 '전환지원금' 신설이다. 3년 이상 보유한 내연기관 차량을 폐차하거나 판매한 후 전기차를 구매하면 최대 100만원의 추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신차 구매보조금이 500만원을 넘을 때만 전환지원금 100만원을 만액으로 받을 수 있으며, 구매보조금이 250만원이면 전환지원금은 50만원만 지급되는 비례 지급 방식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 아이오닉6와 기아 EV6는 구매보조금과 전환지원금을 합쳐 최대 670만원의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NCM 배터리 우대, LFP 배터리 불리
정부가 배터리 에너지 밀도 기준을 강화하면서 현대차그룹과 수입 전기차 간 보조금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NCM(니켈-코발트-망간) 고밀도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와 기아는 보조금 전액 수혜가 가능해진 반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비중이 높은 테슬라와 BYD 등 수입 전기차는 불리해졌다. NCM 배터리는 리터당 에너지 밀도가 500Wh를 넘어 정부의 배터리 효율 계수 기준을 충족하지만, LFP 배터리는 대부분 400Wh 이하로 낮은 차등 계수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모델3 상위 트림에 LG에너지솔루션의 NCM 배터리를 사용하고, 후륜구동 트림에는 중국 CATL의 LFP 배터리를 써왔다.
보조금 예산 30% 증액, 가격 기준은 강화
정부는 2026년 전기차 승용 보조금 예산 총액을 2025년 7,150억원에서 9,360억원으로 약 30% 이상 증액했다. 이는 1조 5,953억원 규모의 전기차 보급사업 예산 중 일부로, 더 많은 구매자가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전액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차량 기본 가격 기준은 5,300만원 미만으로 유지되며, 2027년부터는 5,000만원으로 더 낮아질 예정이다. 5,300만원 이상 8,500만원 미만 차량은 50%만 지원되고, 8,500만원 이상 고가 차량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수입차 vs 국산차 보조금 격차 심화
2026년 차종별 국비 보조금을 살펴보면 국산 전기차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6는 모델에 따라 580만~670만원, 기아 더 뉴 EV6는 601만~67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국산 경형 전기차인 캐스퍼 일렉트릭도 최대 584만~588만원, 레이 EV는 548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반면 수입 전기차 중에서는 폭스바겐 ID.4 프로가 518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테슬라 모델3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가 504만원(전환지원금 포함 시 최대 520만원)이었다. BYD 돌핀은 131만원에 그쳐 국산 전기차와 최대 5배 이상 차이가 났다.
성능 중심 평가로 전기차 기술 경쟁 촉진
환경부는 이번 보조금 개편을 통해 단순한 전기차 보급을 넘어 고성능·고효율 전기차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배터리 에너지 밀도 기준 외에도 2027년부터는 충전속도 기준을 30kW씩 높이고, 주행거리와 배터리 효율 등 핵심 성능을 더욱 엄격하게 평가할 방침이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총 등록대수가 약 2,630만대 수준에서 고정된 상황에서, 내연기관차를 빠르게 전기차로 대체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조금 개편이 NCM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현대차그룹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향후 전기차 시장 경쟁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