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모셔널', 올해 말 라스베이거스 무인 로보택시 출격…테슬라·웨이모와 자율주행 3파전 점화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올해 말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6년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4 수준의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테크니컬 센터 첫 공개, 상용화 청사진 제시
모셔널은 지난 1월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테크니컬 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자율주행 기술 개발 현황과 중장기 로드맵을 전격 공개했다. 약 1,125평(3,400평) 부지에 조성된 이 시설은 로보택시 운행과 정비를 총괄하는 기술 허브로, 그동안 외부 공개를 최소화했던 모셔널이 기술 개발 및 사업 현황을 자발적으로 평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초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시범 운영을 진행하며, 초기에는 운전석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모니터링하는 안전 운영자가 탑승할 계획이다.
AI 머신러닝 기반 E2E 기술로 자율주행 고도화
모셔널의 가장 큰 기술적 변화는 머신러닝 기반의 엔드투엔드(E2E) 아키텍처로의 전환이다. E2E는 인지, 판단, 제어 기능을 여러 모듈로 분리해 연결하는 기존 자율주행 방식에서 나아가, AI 머신러닝을 활용해 주행에 필요한 의사결정 과정을 통합적으로 학습하고 실행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다만 모셔널은 테슬라식 '완전 E2E'와는 다른 접근을 취하고 있다. 안전 가드레일 역할을 하는 최소한의 규칙 기반 구조를 유지한 채, 개별 모델을 하나의 거대 주행 모델로 통합하는 하이브리드형 자율주행 스택을 개발 중이다.
이러한 기술적 도약은 복잡한 도로 상황에서 인간의 직관에 가까운 유연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며,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활용해 예측 불가능한 변수에도 대응할 수 있는 거대 주행 모델(Large Driving Models)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라 메이저 모셔널 사장은 "E2E 기반 개발이 진전될수록 주행 검증과 안전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에, 모델 성능을 평가하는 내부 기준과 테스트 시나리오를 더 촘촘하게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아이오닉 5 로보택시, 29개 센서로 360도 전방위 감지
모셔널의 로보택시는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차량에는 루프 상단의 360도 카메라를 포함해 카메라 13대, 레이더 11개, 단거리 라이다 4개, 장거리 라이다 1개 등 총 약 29~30개의 센서가 장착돼 있다. 이 센서들은 차량의 360도 전방위 상황 및 장애물을 인식하고, 최대 300m 초장거리에 위치한 도로 상황까지 감지할 수 있다.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E-GMP 기반의 차체로 넓은 실내 공간을 구현했으며, 유니버셜 아일랜드 및 동승석 글로브박스 하부에 앰비언트 무드조명을 적용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또한 도로 위 돌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원격 차량지원(RVA) 기술을 탑재했다. 실제 시승 경험에서는 차선 변경이 자연스럽고 보행자가 갑자기 튀어나와도 침착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우버와 10년 파트너십, 글로벌 시장 확대 기반 마련
모셔널은 2022년 10월 우버 테크놀로지스와 10년간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며 상용화 기반을 구축했다. 이 협약에 따라 양사는 2022년 말부터 미국 전역 도시에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를 대량 공급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기회를 발굴하기로 했다. 칼 이아그넴마 모셔널 CEO는 "이 파트너십은 로보택시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10년간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로드맵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모셔널은 라스베이거스와 피츠버그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싱가포르 등에서도 테스트 주행을 거쳐 데이터를 축적해 기술 고도화에 활용하고 있다. 다만 2024년 5월 라스베이거스와 산타모니카 지역에서 진행했던 로보택시 시범운행 사업을 일시 중단한 바 있어, 올해 말 서비스 재론칭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3각 연대 체제 구축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 가속화를 위해 국내 첨단차플랫폼(AVP)본부와 자율주행 자회사 포티투닷, 모셔널 사이의 기술 협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E2E 기술 개발에서는 데이터와 검증 인프라 등 개발 체계를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연계하고, 동시에 안전 검증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협업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모셔널이 자율주행 상용화 현장에서 확보 검증한 운영 경험을 SDV 개발 체계에 적용하고, 대규모 모델 및 데이터 인프라 중심의 기술 고도화와 결합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모셔널은 현대자동차그룹과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 앱티브(Aptiv)가 2020년 8월 공동 출자해 설립한 40억 달러(약 5조 7,000억 원) 규모의 합작법인이다. 당초 2022년 로보택시 기업 및 플릿 운영사에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을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기술 개발과 검증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정했다.
테슬라·웨이모와의 경쟁 구도
현재 자율주행 로보택시 시장에서는 테슬라와 웨이모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테슬라는 2025년 11월 국내에 도입한 '감독형 완전 자율주행(FSD)' 기술을 통해 일반 소비자 차량으로 데이터 수집을 늘려가고 있으며, 연말까지 오스틴에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다만 투자자 로스 거버는 "FSD v14.2가 이전보다 훨씬 나은 주행 성능을 보이지만 아직 무인 주행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레벨 2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웨이모는 이미 무인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 고속도로 운행도 시작했다. 거버는 "웨이모는 레벨 4 자율주행으로 감독 없이 운행되며, 로보택시 사업에서 한참 앞서 있고 매주 더 앞서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경쟁 구도 속에서 모셔널은 운전자의 개입이 전혀 없는 레벨 4 무인 주행을 전제로 한 비용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차별화된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 시장 전망
현재 모셔널의 로보택시 서비스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국내 첨단차플랫폼(AVP)본부 및 포티투닷과의 기술 협업을 강화하고 있어, 향후 국내 자율주행 기술 발전과 관련 규제 정비가 이뤄질 경우 한국 시장 진출 가능성도 열려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한 로보택시인 만큼, 국내에서도 친숙한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 도입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