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코나 페이스리프트 버리고 ‘SX3 풀체인지’로 판을 갈아엎다
현대차는 통상적인 상품성 개선 수준의 페이스리프트를 건너뛰고, 차세대 코나 프로젝트명 ‘SX3’ 풀체인지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2세대 코나(SX2)가 2023년 완전변경으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결정은 소형 SUV급에서 디자인과 패키지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졌다는 반증이다. 제조사가 ‘부분 변경’ 대신 ‘세대 교체’를 선택했다는 건, 현행 플랫폼과 디자인으로는 향후 전동화·소프트웨어 경쟁에서 충분한 설 자리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의미에 가깝다.
코나 SX2 페이스리프트 전격 취소, SX3 풀체인지로 직행
기존 코나는 국내에서 판매 톱티어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현대차는 생명 연장용 페이스리프트로 버티기보다 세대교체 카드로 시장의 판도를 먼저 흔드는 쪽에 베팅했다.
소형 SUV는 가격 민감도가 높은 세그먼트지만, 최근 소비자들은 ‘차 크기·성능 대비 디자인 만족도’를 더 중시하는 흐름이라, 이 타이밍의 과감한 세대교체는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 충분히 계산된 승부수로 보인다.
SX3 코드가 의미하는 것과 출시 타이밍 전망
도로 테스트 차량에서 포착된 ‘SX3’ 코드는 이 차가 단순 부분 변경이 아닌 3세대 코나임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해외 매체들은 위장막 테스트 시점과 개발 사이클을 감안할 때, 신형 코나 SX3가 이르면 2027~2028년형으로 글로벌 데뷔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전동화 비중이 높은 B-SUV 시장 특성상,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를 모두 아우르는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이 그대로 유지될지, 혹은 전동화 중심 라인업으로 재편될지는 아직 관측이 엇갈린다.
한국 시장 출시 시점은 글로벌 공개 이후 1년 내·외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국내는 코나가 소형 SUV 시장의 핵심 축인 만큼, 생산 거점과 물량 조절만 뒷받침된다면 1차 출시 국가 그룹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고, 전기차·하이브리드 비중이 지금보다 확연히 높은 구성이 될 가능성이 크다.
‘크레타 콘셉트’ 계승, 더 각지고 러기드해진 차체
차세대 코나 SX3는 2025년 LA 모터쇼에서 공개된 현대 ‘크레타(또는 크레이터) 콘셉트’의 디자인 언어를 강하게 계승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위장막 속 실차는 기존 SX2의 유선형 실루엣을 벗고, 더 각지고 각이 선 차체, 부풀린 휀더, 오프로더를 연상시키는 머드가드 라인을 통해 소형 SUV이면서도 한 체급 위의 존재감을 노린다.
지금 코나도 이미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와 픽셀 그래픽으로 개성을 뚜렷이 한 모델이지만, SX3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크레타 콘셉트에서 보였던 강한 캐릭터 라인과 수직에 가까운 차체 비례를 양산차 수준으로 다듬어 입힐 가능성이 크다.
결국 현대차가 SX3에서 그리고 있는 그림은, 도심형 크로스오버를 넘어 ‘준오프로드 감성’을 입은 소형 SUV로, 실제 악조건 주행보다는 시각적·정서적 만족감을 극대화한 라이프스타일 SUV에 가깝다고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EV-우선 패키징, 실내 공간과 인포테인먼트 진화
현 세대 코나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EV 우선 설계를 반영해 차체를 키우고, 실내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기어 셀렉터를 스티어링 칼럼으로 올리고, 플로팅 센터페시아와 오픈 콘솔 구조를 적용하면서, 소형 SUV임에도 수납·거주성이 동급 이상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SX3 역시 이 기조를 한층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스파이샷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를 아우르는 대형 와이드 스크린, 최신 소프트웨어 플랫폼, 향상된 ADAS 패키지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함께 갈아엎는 ‘풀 디지털 전환’에 가깝다.
현대차가 공식적으로 “물리 버튼을 일정 수준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SX3에서도 공조·주요 주행 기능은 여전히 버튼/다이얼 형태로 남고, 그 주변을 소프트키와 대형 디스플레이가 감싸는 구성일 가능성이 높다.
왜 굳이 ‘페이스리프트 스킵’까지 감수했나
코나 SX2는 이미 디자인·공간·전동화 구성에서 세대교체급 변화를 이뤘고, 상품 사이클 상으론 2026년 전후 부분 변경으로도 충분히 경쟁 수명을 늘릴 수 있었다.
그럼에도 현대차가 SX3 풀체인지로 방향을 튼 배경에는, 두 가지 압박 요인이 있다.
첫째, 동급 경쟁차들의 디자인 변화 속도가 생각 이상으로 빠르다는 점이다.
소형 SUV 시장은 명확한 ‘첫차 수요’와 높은 디자인 민감도를 가진 20·30대가 메인 타깃인데, 이 고객층은 3~4년 전 출시된 차를 이미 ‘구형’으로 인식한다.
부분 변경으로는 이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 차라리 콘셉트카 수준의 과감한 디자인을 양산형에 빠르게 이식하는 쪽이 브랜드 임팩트 측면에서 훨씬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둘째, 전동화·소프트웨어 경쟁 구도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OTA(무선 업데이트),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 더 고도화된 주행 보조 등은 단순히 모듈 추가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플랫폼 자체를 전제부터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차체에 부분 변경을 얹는 것은 “새 병에 헌 술”에 가까운 타협이다.
현대차가 SX3 개발을 서두르는 건, 이 시장에서 한발 앞서 ‘소프트웨어 네이티브’에 가까운 B-SUV를 먼저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선택으로 읽힌다.
한국 시장 출시 가능성과 변수
코나는 국내 소형 SUV 시장의 볼륨 모델이자, 현대차 전체 라인업에서 젊은 고객 유입을 책임지는 전략 차종이다.
따라서 차세대 SX3 역시 한국 출시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에 속하며, 전동화 라인업 강화를 위해 EV·HEV 비중을 크게 끌어올린 구성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변수는 가격이다.
차체가 커지고, 디지털 사양과 안전·편의 장비가 한 단계 올라가면, 기본 모델 가격 역시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
소형 SUV를 찾는 국내 소비자들은 여전히 가격에 민감하지만, 이미 코나·셀토스·트랙스 등 동급 주요 모델이 사실상 ‘예전 준중형급’ 가격대로 올라온 상태라, SX3 역시 일정 부분 가격 인상은 용인될 여지가 있다.
결국 현대차가 SX3에서 풀체인지 직행 카드를 꺼낸 만큼, 디자인과 상품성에서 체급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가 한국 시장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