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안전벨트가 풀린다" 미국서 리콜만 100만대 망신

현대·기아가 미국에서 100만 대 규모 대형 리콜 사태에 직면했다. 팰리세이드 안전벨트 결함 56만 8,580대, 산타페 화재 위험 13만 5,386대, 아이오닉6 충전 포트 결함 3만 1,042대. 브랜드 신뢰도 회복 가능할까?

"현대차, 안전벨트가 풀린다" 미국서 리콜만 100만대 망신
현대차 안전벨트가 풀린다…미국서 리콜만 100만대 망신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전례없는 규모의 리콜 위기에 직면했다. 팰리세이드, 산타페, 아이오닉6 등 주력 모델들의 연이은 리콜로 대상 차량이 100만 대를 넘어서면서, 단순한 품질 문제를 넘어 북미 시장에서의 브랜드 신뢰도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규모 리콜 사태는 현대차그룹이 지난 수년간 미국 시장에서 구축해온 '품질과 신뢰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안전벨트, 시동 모터, 충전 포트 등 핵심 안전장치에서 발견된 결함들이 운전자와 탑승자의 생명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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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 56만대, 안전벨트 결함으로 긴급 리콜

이번 리콜 사태의 진원지는 현대차의 플래그십 SUV인 팰리세이드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 9월 2020~2025년형 팰리세이드 SUV 56만 8,580대가 안전벨트 버클 잠금 불량 문제로 리콜 대상이라고 발표했다.

문제의 핵심은 협력업체로부터 제공받은 "규격 미달 부품"이다. 특히 추운 환경에서 안전벨트가 제대로 잠기지 않을 수 있는 치명적인 결함으로, 충돌 사고 시 탑승자가 차량 밖으로 튕겨나갈 수 있는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운전자들은 평소보다 더 가볍고 부자연스러운 "딸깍" 소리를 느낄 수 있으며, 버클 하우징의 버튼이 움푹 들어간 상태가 되는 증상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과 현대차는 차량 소유자들에게 "벨트를 빠르고 정확하게 착용하고, 반드시 당겨서 제대로 고정되었는지 확인하라"는 긴급 안내문을 발송했다.

현재까지 546건 이상의 고객 불만이 접수됐지만 다행히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는 해당 차량의 안전벨트 버클 조립체를 무상으로 점검 및 교체할 예정이며, 리콜 안내 우편은 11월 10일 이후 발송될 계획이다. 리콜 신청 번호는 28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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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페 화재 위험, 시동 모터 결함이 원인

산타페의 리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24년형과 2025년형 산타페 일부 모델에서 시동 모터 덮개가 부적절하게 설치되어 충돌 시 냉각 팬 어셈블리와 접촉하면서 전기 단락이 발생할 수 있는 결함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시동 모터의 B+ 단자가 냉각 팬과 접촉하게 되면 전기 단락이 일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23년 12월 28일부터 2025년 7월 7일 사이에 생산된 2.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 탑재 모델 13만 5,386대가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현대차는 최근 충돌시험 중 이러한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으나, 실제 도로 주행 중 사고로 인한 화재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화재라는 극단적인 위험성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차 아이오닉6도 충전 포트 결함

전기차 아이오닉6도 심각한 결함으로 리콜 대상에 올랐다. 3만 1,042대가 충전 포트 도어 패널이 주행 중 이탈할 수 있다는 결함으로 리콜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외관상 문제가 아니다. 도로에 떨어진 패널이 후속 차량의 사고를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도로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무상으로 접착제 보강 수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연간 판매량의 59% 수준 리콜, 품질관리 시스템 의구심

현대·기아 그룹의 미국 내 리콜 규모가 100만 대에 가까워지면서, 이는 해당 기업이 2024년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170만 대의 약 59%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현대차는 91만 1,805대, 기아는 79만 6,488대를 판매했으며, 제네시스 브랜드가 7만 5,003대를 더했다.

이 정도 규모의 리콜은 자동차 제조사의 품질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팰리세이드 단일 모델만 해도 56만 8,580대가 리콜되는 상황은 생산 과정에서의 체계적인 결함을 시사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이번 리콜들이 모두 안전과 직결된 핵심 부품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안전벨트, 시동 모터, 충전 포트 등은 모두 차량의 기본적인 안전성과 직결되는 부분들로, 이런 부품에서의 연이은 결함은 현대차그룹의 품질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브랜드 신뢰도 회복, 험난한 과제

문제는 리콜 규모만이 아니다. 안전벨트라는 기본적인 안전장치에서의 결함, 시동 모터 설치 불량으로 인한 화재 위험, 전기차 충전 포트의 이탈 가능성 등은 모두 "운전자와 탑승자의 생명을 직접 위협하는 사항"이라는 점에서 소비자 신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구축해온 '신뢰할 수 있는 자동차'라는 이미지는 이번 사태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팰리세이드는 '안전한 가족용 SUV'로 마케팅되어온 모델이기 때문에, 안전벨트 결함으로 인한 이미지 손상은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산타페의 화재 위험도 마찬가지로 "가장 안전해야 할 기능이 오히려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크게 훼손시키고 있다. 자동차는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되어야 하는 제품인데, 그 안전을 담보하는 핵심 부품들에서 연이은 문제가 발생한 것은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신속한 대응과 투명한 소통이 관건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기아가 리콜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소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통해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리콜 자체보다는 사후 대응이 브랜드 이미지 회복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100만 대에 가까운 규모의 리콜을 완료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단기간 내 브랜드 이미지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미국 시장은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매우 엄격한 만큼, 이번 사태가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전략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향후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품질관리 시스템의 개선과 함께 소비자와의 신뢰 관계 복원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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