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5 긴급제동 테스트 결과 "섬뜩했다"... ABS 작동시 드러난 약점
기아 EV5 시승 평가 완전 분석. 216마력 전기 파워트레인의 매끈한 가속감과 탁월한 롤링 억제력이 돋보였으나, 긴급제동 시 한계와 가격 경쟁력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기아의 전기차 라인업 중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표방하는 EV5에 대한 시승 평가가 공개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반적으로 향상된 주행 성능을 선보인 EV5이지만, 일부 개선이 필요한 지점도 포착됐다.
EV5, 정차 시 묵직한 핸들링... 주행 중엔 '만족' 평가
EV5의 핸들링 특성 중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정차 상태에서의 묵직한 핸들감이다. 최초 시승 시 상당한 무게감에 놀라움을 표했지만, 일단 출발하여 속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이 같은 묵직함이 부드럽게 완화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일반적인 속도 구간에서는 핸들링이 충분히 개선됐다는 평가를 얻었으며, 핸들의 두께감 역시 만족스러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 주행 시 미세한 보타(조향 보정)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쏘렌토와 유사한 특성을 보였으나, EV5가 쏘렌토보다 다소 우수한 직진성을 제공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요철 구간 통과 후 차체가 빠르게 수평을 유지하는 능력은 탁월하다는 평이다. 불안정한 흔들림을 신속히 제어하고 원위치로 복귀하는 속도가 EV5는 확실히 빠르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특유의 매끄러운 가속력... 내연기관과 '격차' 입증
추월 가속 시 EV5는 매우 매끄러운 출력 발휘를 자랑한다. 액셀 페달에 힘을 가하는 순간 충분한 출력이 부드럽게 분출돼 동승자에게도 불안감을 주지 않는다. 이는 내연기관차의 에코 모드와는 확연히 다른 특성으로 분석된다.
내연기관차의 에코 모드가 연비 효율을 위해 4기통 엔진의 반응을 의도적으로 둔화시켰던 것과 달리, 전기차의 에코 모드는 즉각적인 반응성을 약간 지연시켜 보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EV5의 가속은 단순한 급가속을 넘어선다. 마치 3000cc급 6기통 차량의 묵직한 토크로 가속하는 듯한 느낌을 주며, 매끄럽고 부드럽게 속도를 높인다. 최고속 구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구간에서 이 같은 매끄러운 주행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일반 내연기관차의 200마력과 비교해, EV5의 216마력은 실질적인 휠마력에서 큰 차이를 보이며 훨씬 더 강력하게 체감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EV3 대비 우수한 롤링 억제력과 안정감 '주목'
시승 결과, EV5는 기아차 중 롤링 억제력이 가장 단정한 차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순간적인 휘청거림은 일부 감지됐으나, EV3보다 차체 제어 능력이 우수하다는 분석이다.
EV3가 작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후방에서 다소 불안정한 느낌을 주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EV5는 오히려 체급에 적합한 세팅을 선보였다. 특히 후방 안정감 측면에서는 EV3 대비 우수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기아차가 차량 세팅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방증이며, 후방 보강 작업이 더해진 결과로 추정된다.
제동 시스템, 일상 주행 '무난' 평가... 긴급 제동 시 '한계' 지적
패밀리카로서 중요한 제동력 부문에서 EV5는 일반적인 제동 성능이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기차의 제동 시스템은 회생 제동과 유압 브레이크가 결합돼 작동하므로, 제동력 부족을 느끼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내연기관차가 물리적인 브레이크에 의해서만 제동이 이루어졌던 것과 달리, 전기차는 회생 제동이 더해진 이중화된 시스템을 갖춰 일반적인 상황에서 브레이크 시스템의 부족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회생 제동이 해제되고 유압 브레이크만 작동하는 상황, 즉 ABS(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가 개입하는 긴급 제동 상황에서는 다소 불안정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긴급 상황 발생 시 ABS가 작동하며 회생 제동이 해제되고, 유압 브레이크만으로 배터리가 탑재된 무거운 차량을 제어해야 할 경우 물리적인 한계가 드러날 수 있다.
EV3·EV4와 비교... '가격 차이' 고려한 선택 필요
기아의 전기차 시리즈가 완성 단계에 접어든 시점에서 EV3와 EV5 사이의 선택 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됐다. 두 차량의 가격 차이는 약 900만 원에서 1,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2열 공간 활용도가 중요하거나 더 큰 차량에 대한 투자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소비자들에게는 EV5가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도심 위주 주행이 잦고, 작고 아담한 SUV를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EV3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EV4와 EV5 간의 가격 차이도 상당한 수준이지만, 이 차이가 쏘나타와 그랜저 수준의 차급 격차에서 오는 감성적인 부분까지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EV3나 EV4를 기준으로 볼 때 EV5는 분명히 차별화된 느낌을 제공하지만, 쏘나타와 그랜저처럼 완전히 다른 차급의 감성을 선사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다.
EV5, 저속 주행 승차감 '탁월'... 고속에선 '아쉬움' 보여
EV5는 저속 구간에서의 승차감이 매우 탁월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특히 요철 구간에서 시속 30km를 넘어서면 뛰어난 주행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저속 구간에서는 매우 편안하고 안정적인 주행감을 제공한다.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편안하게 주행해도 차체가 빠르게 수평을 유지하는 능력을 체감할 수 있으며, 사선으로 요철을 통과하더라도 수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모습은 중저속 주행에 최적화된 세팅을 방증한다.
다만 후방 댐핑은 다소 크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는 내부적으로 뒤쪽 스테빌라이저가 더욱 두껍게 적용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꿀렁거림 없이 약간 하드한 느낌은 넥쏘 차량 시승 시와 유사했다는 후문이다.
내연기관차에 가까운 '친숙함'... 운전자 적응 용이
EV5는 내연기관차에 가까운 친숙한 주행감을 제공해 운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운전자들도 거부감 없이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한 느낌을 준다는 분석이다. 마치 엔진만 교체된 듯한 인상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특히 도심 주행에서 이 같은 다루기 쉬움은 큰 만족감을 선사한다. 이처럼 매끄러운 주행감은 과거 6기통 엔진에 아이신(Aisin)이나 ZF 변속기가 결합된 고급 차량에서나 경험할 수 있었던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전기차를 경험한 운전자들이 내연기관차를 운전할 때, 전기차의 즉각적인 반응성에 익숙해져 답답함을 느끼는 경우가 빈번하다. EV5는 이러한 전기차만의 매력을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
시작 가격 '아쉬움'... 4,300만 원대였다면 '폭발적 관심' 예상
솔직한 평가로는 EV5의 시작 가격이 4,300만 원대였다면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4,300만 원대라면 씨라이언7(SealLion 7)이 4,400만 원에 출시돼 주목받았던 것과 비교할 때, EV5는 훨씬 더 큰 파급력을 가졌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작 가격은 소비자의 관심도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만큼,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지적됐다.
전반적으로 EV5는 긍정적인 요소와 함께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평가다. 준중형급임에도 중형 SUV를 표방하는 차량인 만큼, 승차감 등에서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제공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제기된다.
대다수 일반 운전자들은 EV5의 승차감에 충분히 만족할 것으로 예상되며, 시속 30km 정도의 속도로 요철을 통과할 경우 EV5만큼의 매력을 지닌 차량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V5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반드시 직접 시승해 볼 것을 권장하며, 특히 EV3, EV4와 비교 시승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안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