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만 엔 인상에 신색상 하나? 혼다 오디세이 마이너 체인지, 소비자 기만 논란

혼다가 2025년 11월 일본 시장에서 단행한 오디세이 마이너 체인지 가격 인상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280,000엔(약 280만 원)이라는 결코 작지 않은 금액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데, 그 대가로 소비자가 받는 것은 신규 컬러 옵션 하나와 2열 선셰이드 기본 탑재가 전부다. 플래그십 미니밴이라는 지위를 고려하더라도, 이번 가격 인상은 개선 폭 대비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만 엔 인상에 신색상 하나? 혼다 오디세이 마이너 체인지, 소비자 기만 논란
28만 엔 인상에 신색상 하나? 혼다 오디세이 마이너 체인지, 소비자 기만 논란

28만 엔에 추가된 것은 고작 이것뿐

2026년형(일본 기준) 오디세이 e:HEV의 가격은 508만 6,400엔부터 545만 500엔으로 책정됐다. 전년 대비 28만 6,000엔의 일괄 인상이다. 혼다 측은 이번 변경의 핵심으로 최상위 트림인 'e:HEV ABSOLUTE・EX BLACK EDITION'에 적용된 신색상 '다이아몬드 더스트 펄'(유료 옵션 6만 6,000엔)과 2열 대형 롤 선셰이드의 전 등급 기본 탑재를 꼽았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드러난다. 2열 롤 선셰이드는 이미 딜러 옵션으로 2만 7,500엔에 공임비를 더해 장착할 수 있던 사양이었다. 즉, 3만 엔 안팎의 비용으로 해결 가능했던 장비를 기본 탑재했다는 명목으로 28만 엔을 인상한 셈이다. 신색상 추가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의미는 있지만, 이 역시 유료 옵션이기 때문에 기본 가격 인상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이는 혼다가 최근 북미 시장에서 보여준 행보와도 일맥상통한다. 2025년형 미국 사양 오디세이는 엔트리 트림인 EX를 폐지하고 EX-L을 기본 모델로 설정하면서 3,680달러(약 510만 원)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저가 트림을 없애고 상위 트림을 엔트리로 격상시키는 전략으로 실질적인 가격 인상 효과를 거둔 것이다. 일본 시장 오디세이 역시 트림 구성 변경 없이 가격만 올렸다는 점에서 더욱 노골적인 인상으로 비춰진다.​

알파드와 대등해진 가격, 하지만 장비는 앞선다

가격 인상 후 오디세이 엔트리 등급 'e:HEV ABSOLUTE'의 가격은 508만 6,400엔으로, 도요타 알파드 엔트리 등급 'HYBRID X'(510만 엔)와 거의 동등한 수준이 됐다.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의 강자인 알파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단순 가격 비교만으로는 오디세이의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 알파드 X 등급은 2열에 벤치시트를 제공하는 반면, 오디세이는 대형 암레스트와 오토만을 갖춘 독립형 파워시트를 기본 탑재한다. 여기에 1열과 동일한 시트 히터까지 적용되어 2열 승객의 편의성에서는 오디세이가 우위에 있다. 알파드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브랜드 파워를 고려하더라도, 실질적인 장비 수준에서는 오디세이가 가격 대비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물론 오디세이는 순정 디스플레이 오디오나 내비게이션이 기본 제공되지 않는다는 약점이 있다. 알파드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 JB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 인포테인먼트 측면에서 월등한 사양을 갖췄다. 하지만 패밀리 미니밴으로서의 실용성과 거주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오디세이의 2열 시트 구성과 로우 플로어 설계에서 오는 승하차 편의성은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10년 넘은 플랫폼, e:HEV로 버티기

현재 일본 시장 오디세이는 2013년 출시된 5세대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이미 12년이 넘은 플랫폼이지만, 혼다는 2023년 12월 e:HEV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추가하며 모델 수명을 연장하는 전략을 택했다. e:HEV ABSOLUTE 기준 19.9km/L의 카탈로그 연비를 실현하며, 대형 미니밴으로서는 준수한 효율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근본적인 모델 쇄신 없이 가격만 올린다는 비판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도요타 알파드는 2023년 풀체인지를 통해 TNGA 플랫폼 기반의 최신 설계를 적용했고, 2025년에는 2.5리터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PHEV까지 라인업을 확대했다. 알파드 하이브리드는 복합 연비 13~14km/L로 오디세이보다 낮지만, 302마력의 시스템 출력과 PHEV 기준 73km의 전기 주행 거리를 제공하며 전동화 미니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오디세이의 e:HEV 시스템은 분명 효율적이지만, 플랫폼 자체가 구세대라는 한계는 명확하다. 안전 사양, 인포테인먼트, NVH(소음·진동·거칠기) 측면에서 최신 경쟁 모델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를 소폭의 개선과 하이브리드 시스템 추가만으로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다. 일본 딜러들도 오디세이의 수요 저조를 우려하며, 전면 세대 교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북미 시장은 여전히 가솔린, 한국은 2025년 출시

흥미롭게도 북미 시장 오디세이는 여전히 3.5리터 V6 가솔린 엔진(280마력)과 10단 자동변속기 조합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 사양과 달리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으며, 복합 연비는 19mpg(약 8.1km/L) 수준에 불과하다. 북미 소비자들은 여전히 강력한 엔진과 넉넉한 토크를 선호하기 때문에, 혼다는 지역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 시장에는 2025년 2월 미국 사양 기반의 2025년형 뉴 오딧세이가 출시됐다. 가격은 6,290만 원으로,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적용한 금액이다. 3.5리터 V6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며, 블랙·화이트·메탈 3가지 컬러로 판매된다. 미국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선정 '2025 최고의 고객가치상' 미니밴 부문에서 5년 연속 수상하며, 패밀리 미니밴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가격 부담이 크다. 기아 카니발의 가격이 3,551만~4,839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오딧세이는 약 50% 비싼 가격에 책정되어 있다. 브랜드 인지도와 A/S 네트워크에서 현대·기아에 밀리는 혼다코리아가 프리미엄 가격 전략으로 승부를 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알파드 역시 병행 수입으로 7,000만~9,000만 원대에 거래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공식 수입과 유지관리 네트워크 부족이라는 약점이 있다.

가격 인상의 명분 부족, 전략적 실기

혼다 오디세이의 28만 엔 가격 인상은 개선 내용 대비 과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열 선셰이드 기본 탑재와 신색상 추가만으로는 소비자를 설득하기 어렵다. 알파드와 대등한 가격대를 형성하면서도 장비 수준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은 있지만, 10년 이상 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모델이 신차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은 전략적 실수로 보인다.

일본 미니밴 시장은 알파드·벨파이어를 필두로 한 도요타의 독주 체제가 고착화되고 있으며, 닛산 엘그랜드·세레나 등 경쟁 모델들도 프리미엄 사양을 강화하며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혼다가 소폭 개선만으로 가격을 대폭 올린 것은 소비자 이탈을 자초하는 선택이다. 전면 세대 교체 없이 e:HEV 추가만으로 버티려는 혼다의 전략이 과연 통할지,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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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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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