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컨트롤, 정말 연비를 잡아줄까? 과학적 증거로 확인해본다
평탄한 도로에선 연비 최대 14% 개선, 오르막에선 악화! 크루즈 컨트롤의 실제 효과와 제대로 쓰는 법을 연구 자료로 분석했다.
크루즈 컨트롤(cruise control)이 운전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편의성뿐 아니라 연비 개선 효과까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퍼지고 있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궁금증이 크다. 최근 연구 자료와 실제 운전 데이터를 바탕으로, 크루즈 컨트롤의 진정한 영향력을 분석했다.
평탄한 도로에서는 7~14% 연비 개선 가능
크루즈 컨트롤의 연비 개선 효과는 주행 환경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캐나다 Natural Resources Canada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시속 50km 부근의 평탄한 도로에서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하면 평균 7~14%의 연비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운전자가 수동으로 액셀을 조절할 때보다 크루즈 컨트롤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 불필요한 연료 낭비가 줄어든다고 설명한다.
운전자가 직접 액셀을 밟았다가 떼는 동작을 반복할 경우, 시속 47~53km 사이에서 매 18초마다 속도가 변동하면 연료 소비가 20%가량 증가한다고 한다. 이는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크루즈 컨트롤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사례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복잡한 효과
최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은 앞차와의 거리를 예측하고 부드러운 가감속을 수행하는 기능을 갖췄다. 하지만 실제 효과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다. 2024년 Nature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다양한 차량을 분석한 결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용 시 전체 차량 평균 연비가 0.26L/100km 증가하며 이는 약 2%의 연비 악화로 나타났다. 평균 연비가 14.7L/100km인 차량 기준으로, 오히려 연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상황별로는 개선 효과도 확인된다. 밀집된 교통 상황에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연비를 0.3L/100km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속도 50km/h 이하의 저속 주행 구간이나 정체된 도로에서 크루즈 컨트롤의 진가가 드러난 셈이다.
주행 조건별 연비 개선 효과

차트에서도 보이듯, 크루즈 컨트롤의 연비 효과는 주행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평탄한 도로에서는 최대 14% 개선될 수 있지만, 고속도로 정상 속도에서는 10% 정도의 개선만 기대할 수 있다. 반면 경사로에서는 연비가 오히려 나빠질 수 있다.
경사로에서는 반드시 해제해야
크루즈 컨트롤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다. 특히 오르막길에서는 설정된 속도를 무리하게 유지하다 보니 엔진에 과부하가 걸려 연료 소비가 오히려 증가한다. 내리막길에서도 크루즈 컨트롤을 끄고 관성을 활용해 내려가는 것이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된다.
GM 연구에 따르면, 속도 변동 범위를 제한한 수정형 크루즈 컨트롤은 기존 시스템 대비 가솔린 차량 3.5%, 디젤 차량 3.9%, 전기차 3.8%의 추가 연비 개선을 보였다고 한다.
현명한 크루즈 컨트롤 활용법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크루즈 컨트롤 사용을 권장한다.
효과적인 구간으로는 경사가 적은 평탄한 도로, 교통이 원활한 고속도로, 교통량이 적은 일반도로가 꼽힌다.
반면 피해야 할 구간에는 경사가 급한 오르막·내리막길, 정체된 도로, 급한 커브길, 비·눈·얼음 등으로 미끄러운 도로, 시야가 좋지 않은 악천후 등이 해당된다.
크루즈 컨트롤의 효과는 평균치가 아니라 주행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올바른 상황에서만 사용해야 평탄한 구간에서 7~14%의 연비 개선을 얻을 수 있으며, 잘못 사용할 경우 오히려 연료를 낭비할 수 있다. 장거리 운전에서 피로도와 연비를 동시에 잡기 위해서는 도로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크루즈 컨트롤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